소멸 앞둔 지역 영화제…예산 대폭 삭감 ‘절규하는 영화계’ [SS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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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영화제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정부가 지역영화문화활성화 예산을 전액 삭감한데 이어 영화제 지원 예산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지역영화문화활성화 지원사업도 올해부터 전면 폐지됐고, 이번 예산 삭감으로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해온 주요 영화제들도 존폐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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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지역 영화제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사실상 소멸이라며 자괴감에 빠진 분위기다. 정부가 지역영화문화활성화 예산을 전액 삭감한데 이어 영화제 지원 예산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국비 지원 대상 영화제 10곳을 확정했다. 영진위가 발표한 지원 대상에는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등이 포함됐다. 영진위는 선정된 영화제에 총 24억 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지난해 40여 개 규모였던 지원 대상 영화제는 올해 10개로 대폭 축소됐다. 52억 원 수준이던 영화제 지원 예산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국내영화제 육성 지원 사업과 국제 영화제 육성 지원 사업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생긴 결과다. 사실상 규모가 큰 영화제만 지원받게 됐다. 지역 영화제의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영화제는 광주독립영화제가 유일하다.
이와 관련해 부산독립영화협회는 별도의 성명을 내고 “지난해부터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이 됐다. 지역 영화를 위한 그간의 노력은 그것을 일궈낸 시간과 비교할 수 없는 찰나의 순간, 소수의 결정을 통해 소멸 직전에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들이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터전인 지역영화제들은 존립의 문제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영화 창작은 서울의 전유물이었다. 지방에서 영화를 창작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2018년부터 지역 영화인의 활동을 돕는다는 취지로 ‘지역영화문화활성화 지원사업’이 시행되면서 지역 기반의 창작자와 작품이 늘어났다.
이제 막 성과가 나오는 시점에서 철퇴를 맞은 것이다. 지역영화문화활성화 지원사업도 올해부터 전면 폐지됐고, 이번 예산 삭감으로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해온 주요 영화제들도 존폐 위기에 놓였다.
한 독립영화 관계자는 “영화제는 지속성이 중요하다. 매년 같은 자리에서 정기적인 행사가 열리는 게 홍보이고 문화가 된다. 사실상 영진위 지원만으로 운영되는 영화제가 적지 않았다”며 “이번 결정으로 20년 가까이 된 영화제 대다수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만 해도 지역에서는 배우는커녕 스태프도 구하지 못했다. 지역에서 영화를 창작하려면 서울에서 사람을 공수해 와야 했다. 최근에 와서야 영화인들끼리 교류하면서 영화 학교를 만드는 등 다양한 성과가 나오고 있었다. 영상 관련 협회도 다수 생겼다. 그 성과가 한 번에 너무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역 영화계는 영진위의 이번 심사 결정에 대해 지역 영화문화를 없애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영화를 하려면 서울 아니면 부산으로 가라”는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원주옥상영화제 이효정 프로그래머는 “영진위는 중앙 정부와 직결되는 기구라는 측면에서 비상업영화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이 반영된 결과”라며 “영화제는 영화 상영 뿐 아니라 포스터나 트레일러 등 다양한 문화 교류가 있다. 기회를 상실하면 지역의 젊은 인력이 이탈한다. 비수도권 지역에선 영화는 못 한다는 말이 사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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