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황선홍 두 집살림’ 자책골 책임져야”···축구팬, 협회 정조준 비판

양승남 기자 2024. 4. 2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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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인도네시아에 패한 선수들이 낙담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가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황선홍 감독의 지도자 인생에도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그러나 이번 실패는 대한축구협회가 자초한 자책골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림픽 아시아 예선 준비에 바쁜 황선홍 감독을 지난달 A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선발하면서 23세 팀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크게 일고 있다.

황 감독이 이끈 23세 이하(U-23) 남자축구 대표팀은 26일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와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2-2 무승부에 그치고 승부차기에서 10-11로 졌다. 이로써 한국의 파리올림픽 진출은 좌절됐다.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인도네시아에 패한 선수들이 낙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3년부터 코치 생활을 한 황 감독은 프로팀 사령탑을 거쳐 2021년 9월 연령별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은 물론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어 다시 한번 올림픽 메달을 따겠다는 장밋빛 꿈을 꿨다.

그러나 한국 축구에 발생한 예상치 못한 변수가 결국 황 감독과 U-23 대표팀에겐 악재가 되고 말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직후 성적부진, 전술 능력 부족, 대표팀 관리 부실 등의 이유로 경질되면서 황 감독은 위기에 빠진 A대표팀의 ‘소방수’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황 감독은 국가대표를 이끌고 지난달 태국과 두 차례 A매치에서 1승 1무를 거뒀다. 아시안컵 기간 다툰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의 갈등도 공식적으로 봉합됐다.

황 감독은 위기의 대표팀을 안정시켰다는 평가 속에 향후 A대표팀 사령탑 후보로도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U-23 대표팀 준비는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황 감독은 이번 대회 전초전 성격으로 열린 친선 대회인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을 지휘하지 못했다. 대표팀은 우승을 차지했지만 황 감독은 대회 직전 치른 중요한 실전을 직접 지휘하지 못했다. 가뜩이나 배준호(스토크시티), 김지수(브렌트퍼드), 양현준(셀틱) 등 해외파 선수들이 빠진 공백 속에 대표팀을 다시 점검하고 새로운 플랜을 짜놓아야 할 중요한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조별예선을 잘 넘겼으나 중요한 토너먼트 무대에서 대표팀 민낯이 나왔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와 치른 황선홍호의 이번 대회 ‘최종전’은 그야말로 졸전이었다.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한 수 아래 상대로 평가된 인도네시아에 전반에만 2골을 내줬다. 연장전까지 인도네시아에 허용한 슈팅 수만 21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월 1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사안 관련 KFA 임원회의 결과 발표를 마친 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이날 대한축구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경질 통보를 했다. 조태형 기자



이번 올림픽 예선은 일찌감치 죽음의 조라고 평가받았다.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황 감독에게 A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맡긴 ‘두집 살림’은 결과적으로는 큰 패착이 됐다. 이런 임시 방편 카드를 설계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을 비롯한 대한축구협회 임원 및 지도부가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과 해임 과정부터 이어진 축구협회의 판단 미스는 올림픽팀에도 이어졌다. 한국 축구팬은 축구협회의 자책골을 어디까지 지켜봐야할까.

새벽잠을 설친 축구팬들은 경기 후 각종 게시판과 커뮤니티를 통해 대표팀보다 협회를 성토하고 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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