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으론 해석 불가능한 중국… 공산당과 인민은 어떻게 움직이는가[북리뷰]

박동미 기자 2024. 4. 2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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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중국 정치 체제를 통해 앞으로 중국은 어떻게 될지 예측하고, 우리가 어떻게 중국을 이해할 수 있을지 방법을 모색한 책이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의 결론부터 말하면, 서구의 관찰자들이 수십 년째 기다리는 그것, 즉 공산당의 몰락과 중국의 민주화는 당분간, 그리고 어쩌면 아주 오래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우선 영미권의 정치인과 연구자들이 '서구식 자유주의 근대화' 이론을 중국에 적용하는 것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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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과 인민
브루스 J. 딕슨 지음│박우 옮김│사계절

21세기 중국 정치 체제를 통해 앞으로 중국은 어떻게 될지 예측하고, 우리가 어떻게 중국을 이해할 수 있을지 방법을 모색한 책이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의 결론부터 말하면, 서구의 관찰자들이 수십 년째 기다리는 그것, 즉 공산당의 몰락과 중국의 민주화는 당분간, 그리고 어쩌면 아주 오래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중국에 왜 민주화를 기대할 수 없는지, 공산당은 어떻게 권력을 유지하는지 질문하고 답하며 그 근거를 제시한다. 이는 대체로 중국의 미래에 대한 통설에 도전하는데, 이 지점에 책의 미덕과 다른 연구서들과의 차별점이 있다.

저자는 우선 영미권의 정치인과 연구자들이 ‘서구식 자유주의 근대화’ 이론을 중국에 적용하는 것에 반대한다. 이는 경제성장이 일어나면 정치적 가치관을 바꾸는 사회적 변화가 촉발된다는 것으로, 사회과학에서 가장 잘 정립된 이론 중 하나다. 그러나 빈곤율이 0.5%까지 떨어지고, 인민들의 소득이 혁신적으로 높아졌음에도, 중국은 75년째 공산당 일당 체제를 유지한다. 이는 소련 볼셰비키의 74년을 넘겨 최장수 공산주의 체제 기록이며, 또 경신할 것이다. 통계적으로 ‘권위주의 정권’은 평균 10년을, 그 중 일당 독재는 보통 20년을 지속했다. 이에 비춰봐도 중국공산당의 장기 집권은 놀랍다.

예측 불가능하고, 이론으로 해석할 수 없는 현대 중국을 제대로 보기 위해 저자는 당과 인민의 관계에 주목한다. 당과 인민이 정치, 경제, 사회에서 상호작용하며 나름대로 ‘진화’해 왔다는 것. 그것은 매우 역설적이기도 하다. 당은 인민에 호응하며 억압하고, 갈등하며 협력한다. 또, 권위주의적이면서도 친밀하다. 예컨대, 초고속 경제 성장으로 물질적 풍요를 안기고, 제도와 환경을 개선하는 등 인민의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홍콩이나 위구르, 티베트처럼 중앙 정부에 도전하는 경우엔 무자비한 탄압으로 서로의 ‘위치’를 확인시켰다. 이는 가장 ‘효율적인 권력 유지 장치’가 된다. 여기에는 일인 독재가 아니라 일당 독재이기에 가능했던 ‘정기적 지도자의 교체’도 일조한다. 마오쩌둥부터 시진핑에 이르기까지, 중국공산당은 큰 혼란 없이 정권을 이양해 왔고, 정책에 변화를 주며 적응하고, 체제 탄력성을 키웠다. 이 부분을 관찰자들이 간과한다고 책은 지적한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친화성에 익숙한 국가들은 여전히 중국의 변화를 기대하거나 전망한다. 그러나 역설과 모순이 가득한 당과 인민의 관계에서, 결론적으로 일치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민주’의 개념이다. 당과 인민에게 그것은 선거나 법치, 제도적인 것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의 이익을 위해 통치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그렇다면 당은 이미 경제적 성과의 과실을 제공하고 있으니, 이들에게 중국은 이미 ‘민주국가’인 셈이다. 또, 중국에선 정치적 민주주의가 사회혼란을 부르고, 경제발전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강하다. 따라서, 책은 시진핑 체제의 감시국가 모델이 세계의 비판을 받고 있지만, 경제 위기나 시위 등을 적절히 해결하면, 오히려 더 큰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비교적 중립적인 틀에서 중국을 바라보는 저자의 책은 중국공산당이 어떻게 가장 오랜 공산주의 집권 정당으로 살아남았는지 분석하면서, 동시에 외부 관찰자들의 지금까지의 주장이 얼마나 실제와 다른지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무엇보다, 대륙의 변화에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될 우리를 차분히 들여다보게 하는데,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이것. 중국의 민주주의 가능성을 점칠 시간에, 중국 내부의 작동 원리를 더 깊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 중국’에 대한 최선의 대응은 거기서 시작된다. 448쪽, 2만6000원.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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