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실화냐, 어떻게 인도네시아에" 철학도, 계획도 없는 '즉흥 축구'의 말로…올림픽 40년, 현실이 된 재앙

김성원 2024. 4. 2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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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한국 축구가 40년 만에 올림픽과 함께 하지 못한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축구를 못 본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무대에 오르지 못한 것은 1984년 LA 대회 이후 4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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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현실이 된 재앙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이다.

한국 축구가 40년 만에 올림픽과 함께 하지 못한다. 2024년 4월 26일(한국시각)은 흑역사로 한국 축구에 남게 됐다.

한국 축구의 첫 올림픽 진출은 1948년 런던 대회였다. 1952년 헬싱키 대회는 재정문제로 불참했다. 지역예선이 처음으로 도입된 1956년 멜버른 대회와 1960년 로마 대회는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탈락했다.

또 다시 본선 진출의 기회가 찾아온 것은 1964년 도쿄 대회였다. 그리고 긴 어둠이었다. 한국은 1968년 멕시코 대회부터 1984년 LA 대회까지 5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부진의 터널에서 가까스로 헤어나온 것은 1988년 서울 대회부터다. 2020년 도쿄 대회까지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세계 기록' 보유국의 지위를 유지했다. 가장 찬란했던 대회는 2012년 런던올림픽이다.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며 포효했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축구를 못 본다.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도전에서 불이 꺼졌다. 그것도 동남아의 인도네시아 벽에 막힌 '도하 참사'였다.

황선홍 감독(56)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은 이날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에 무너졌다.

황선홍호는 이영준(김천)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도 120분 연장 혈투 끝에 2대2로 마쳤지만 승부차기에서 10-11로 무릎을 꿇었다. 아시아에 배정된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은 3.5장이다. 4강에 올라야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축구의 여정은 8강에서 멈췄다. 인도네시아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34위, 한국은 23위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무대에 오르지 못한 것은 1984년 LA 대회 이후 40년 만이다.

첫 출발부터 꼬였다. 논란의 카타르아시안컵 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A대표팀에서 경질됐다. 대한축구협회는 3월 태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2연전에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긴급 투입했다.

올림픽대표팀은 이 기간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에 초청팀으로 참가했다. 황 감독 대신 명재용 수석코치가 팀을 이끌었다. 패착이었다.

황 감독은 A대표팀에선 '탁구게이트'로 촉발된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생제르캥)의 갈등 국면을 깔끔하게 봉합했다. 하지만 올림픽대표팀은 다른 이야기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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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아시안컵은 FIFA의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니다. 황 감독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등을 돌며 각 구단에 차출을 요청한 이유다.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해도 황 감독이 직접 제2, 3의 변수, 즉 플랜B와 C를 준비했어야 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양현준(셀틱)과 김지수(브렌트포드)에 이어 배준호(스토크시티)의 차출이 무산됐다. 위기 대응 능력은 떨어졌다. 수비 자원이 부족했다. 중국과의 2차전에선 서명관(부천)이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요행은 없었다. 인도네시아전에서 수비 불안으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스스로 자초한 참사였다. 대한축구협회 철학의 빈곤도 꼬집을 수밖에 없다. '즉흥 행정'이 끝내 비수로 돌아와 꽂혔다.

황 감독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선물했다. 하지만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는 큰 오점으로 남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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