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도 많이 흘렸죠"…'실패'와 '좌절' 속에서 교훈을 얻은 '1R' 루키가 6경기 만에 감격의 첫 승을 따냈다 [MD수원]

수원=김건호 기자 2024. 4. 2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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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5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KT의 경기. KT 선발 원상현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수원=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수원 김건호 기자] "정말 뜻깊은 것 같습니다."

원상현(KT 위즈)은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실점 없이 3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시즌 첫 승(1패)을 따냈다.

원상현은 1회초 선두타자 최인호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경기를 시작했지만, 요나단 페라자를 삼진으로 잡았다. 이어 노시환에게 유격수 땅볼 타구를 유도했는데, 최인호가 런다운에 걸리며 아웃됐다. 이후 채은성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1회를 막았다.

2회에도 선두타자 안치홍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황영묵을 더블플레이로 돌려세웠고 임종찬을 삼진으로 잡았다. 3회에는 이재원을 잡은 뒤 정은원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최인호에게 2루수 땅볼 타구를 유도해 선행 주자를 잡았다. 이어 페라자를 상대로 삼진을 솎아냇다.

4회초 원상현에게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노시환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채은성의 타석 때 폭투가 나와 무사 2루가 됐다. 하지만 채은성을 3루수 땅볼, 안치홍을 3루수 뜬공, 황영묵을 투수 땅볼로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5회초에는 세 타자를 모두 땅볼로 잡아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이후 6회초에도 폭투로 2사 2루 위기에 몰렸지만, 채은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타선도 9점을 뽑으며 원상현의 첫 승리를 지원했다. KT의 9-0 완승이었다.

2024년 4월 25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KT의 경기. KT 선발 원상현이 선발승을 거둔 뒤 동료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수원=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KT에 입단한 원상현은 데뷔전이었던 3월 28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3이닝 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31일 대전 한화전에 구원 등판해 2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다시 선발 투수로 돌아온 원상현은 지난 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4이닝 4실점(3자책)을 기록했고 이어 13일 SSG 랜더스전에서 2이닝 9피안타 7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지난 19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5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지만, 불펜진이 그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그리고 6경기 만에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원상현은 "승리 투수가 된 것은 정말 뜻깊은 것 같다. 그전 경기들이 너무 힘들었다. 부산에서도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지만, 만족 못 하는 투구를 했다. 오늘은 괜찮은 느낌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선 5경기에서 실패와 좌절을 겪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자신이 발전해야 할 부분을 찾아 나섰다. 원상현은 "제가 조금 더 신경 쓰고 강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인 것 같다.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감정 소비도 심하게 했고 눈물도 많이 흘렸다"면서도 "하지만 전 아직 신인이고 야구를 할 날이 앞으로 더 남았는데, 지금 기회를 줄 때 잡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안 되는 부분을 계속 봤고 감독님, 코치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체인지업 연습을 엄청 많이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SSG전은 그에게 큰 교훈이 됐다. 이후 체인지업을 좀 더 연구하기 시작했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에게 직접 물어보기까지 하며 조언을 구했다.

2024년 4월 25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KT의 경기. KT 선발 원상현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수원=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SSG전을 회상한 원상현은 "그때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때 '내 한계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포심패스트볼과 커브만 가지고는 프로 무대에서 절대 못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제춘모 코치님께 체인지업을 배웠다. 고등학교 때 체인지업이 좋지 않아 스플리터를 연습했는데, 스플리터도 시즌 중에 바꾸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던지고 있던 체인지업을 계속 던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인 선배도 한 번 봬서 체인지업에 대해 물어봤다. 다이렉트 메시지(DM)로도 물어봤다. 일단 선발로 계속 나서야 하는 상황이어서 체인지업 잘 던지는 선배님들께 연락하고 조언을 듣고 배웠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상현과 함께 올 시즌 KT 유니폼을 입은 육청명은 원태인에게 좋은 자극제였다. 육청명은 3경기에 등판해 11이닝 6사사구 5탈삼진 4실점(3자책)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이다.

원상현은 "자극을 많이 받았다. 확실히 좋은 시너지가 됐다. 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육)청명이가 좋은 결과가 있다 보니 청명이를 통해 뭔가 배우게 되고 좀 부럽기도 했다"며 "그래도 청명이가 잘 던져주고 하니 저도 더 집중하고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발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원상현의 목표는 어느 위치에서든 팀에 도움 되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는 "프로에 처음 왔을 때 목표는 1군에서 오래 살아남기였다. 중간쯤에는 신인왕이었는데, 신인왕은 포기하도록 하겠다. 신인왕을 노리는 것은 큰 욕심인 것 같다"며 "선발로 나가든 구원투수로 나가든 그냥 오늘처럼 팀에 도움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아무리 자신감 있고 용기가 있더라도 제 수준에 맞게 목표를 잡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다 보면 (신인왕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소)형준이 형도 그렇게 말해주셨다. 그냥 지금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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