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광장] 이번 총선도 역시'君舟民水(군주민수)'

박명규 기자 2024. 4.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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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만개했던 3월과 4월을 뜨겁게 달구웠던 제22대 총선 열기도 이젠 과거의 사건으로 기록됐다.

총선 결과에 대한 정치권의 후유증과 평가는 이긴 쪽도, 패배한 쪽도 비슷하다.

총선패배 12일만에 윤석열 대통령은 비서실장에 5선 국회의장 출신의 정진석 의원을, 정무수석에 기업가인 재선의원 홍철호 전 의원을 각각 임명하고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대통령실과 여당이 민심을 제대로 읽어, 민심에 부응하는 정치를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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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영수회담 '양보와 타협' 성과
대통령실·여당, 민심 제대로 읽어
성난 민심에 부응하는 정치하기를
박명규 서울취재본부장

벚꽃이 만개했던 3월과 4월을 뜨겁게 달구웠던 제22대 총선 열기도 이젠 과거의 사건으로 기록됐다.

총선 결과에 대한 정치권의 후유증과 평가는 이긴 쪽도, 패배한 쪽도 비슷하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국민의힘은 '이조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국민들의 심판을 기다렸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조심판론' 보다 '정권심판론'의 손을 들어줘, 야당이 역대 선거에서 가장 큰 의석수로 압승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위정자들은 중국의 전국시대 철학자 순자의 '君舟民水(군주민수)'라는 고사성어를 가슴 깊이 새기야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해줬다.

'임금은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물은 배를 뒤집기도 한다'는 뜻이다.

백성, 즉 민심을 제대로 보살피지 않으면 성난 민심이 군주를 심판하는 결과를 만든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심 '바로미터'가 됐던 지난해 10월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에게 큰 표 차이로 패배했다.

서울 민심이 윤석열 정권에 힘을 실어주기 보다는 정권심판 쪽으로 기울어져가고 있는 반증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친윤, 친한 논쟁만 벌이는 등 내부 권력다툼만 하는 것처럼 보였다.

선거패배 후 첫 당직개편에서 4·10 총선 공천과 선거를 책임지는 사무총장에 영남 출신인 이만희 의원을 임명하면서 당 대표부터 원내대표, 사무총장까지 모두 영남 출신 일색이었다.

선거가 끝나고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김기현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상견례 겸 오찬을 하면서 "국민은 늘 무조건 옳고, 어떤 비판도 변명해선 안된다. 민생 현장으로 더 들어가고 챙겨야 한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를 계기로 정부의 국정 운영방식이 바뀔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 뿐이었다. 곧이어 들어선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김기현 대표와 사사건건 충돌하면서 '빈손' 혁신위로 마감했다.

김기현 대표마저 지난해 12월13일 갑작스럽게 대표직을 사퇴하고, 29일 한동훈 비대위원회가 출범했다.

한동훈 비대위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과 김경률 비대위원 사천 논란으로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고, 총선이 끝난 현재까지 '윤·한 갈등'의 여진이 계속됐다.

여당과 대통령실의 갈등에는 대통령의 불통·수직적, 일방적 리더십이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은 끝임 없이 제기돼 왔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총체적 난국은 이번 총선에서 300석 가운데 108석을 얻는데 그치는 비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여당의 참패는 지난해부터 예고됐지만, 여당과 대통령실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고, 읽고 싶은 대로 읽고 해석했는지 모르겠다.

성난 민심의 큰 파고가 물속 깊은 곳에서 거대한 소용돌이로 변해가고 있는데도, 그런 조짐을 '설마'로 일축해 버린 것이다.

총선패배 12일만에 윤석열 대통령은 비서실장에 5선 국회의장 출신의 정진석 의원을, 정무수석에 기업가인 재선의원 홍철호 전 의원을 각각 임명하고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대통령실이 불통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담을 제안했고,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안건을 조율중이다.

대통령실이 총선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을 하고 있는 것 만큼은 국민들도 일정부분 공감하고 있다.

성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대통령실과 여당이 이재명 대표와의 회담에서, 양보와 타협을 통해 어떤 성과물을 만들어내는지를 보면 대통령실과 여당의 진정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대통령실과 여당이 민심을 제대로 읽어, 민심에 부응하는 정치를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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