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해진 세상, 1분이 10분 같더라"… 안내견 보행체험 해보니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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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보행하는 시간이 길고 걷는 속도도 빠르게 느껴질 수 있어요. 무서울 수도 있는데 안내견을 믿고 따라오시면 돼요."
25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 공원에서 열린 안내견 보행 체험 행사.
보행 체험에 앞서서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지도사인 유석종씨와 윤서향씨(중계중 영어교사), 이송현양(중계중 2학년)이 안내견 양성과정과 시각장애 교사로서의 활동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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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활동 중인 삼성화재 안내견은 79마리
"생각보다 보행하는 시간이 길고 걷는 속도도 빠르게 느껴질 수 있어요. 무서울 수도 있는데 안내견을 믿고 따라오시면 돼요."
25일 서울 종로구 경희궁 공원에서 열린 안내견 보행 체험 행사. 신규돌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안내견 지도사는 보행 체험 전 기자를 안심시켰다. 기자는 사실 이전에 한국과 일본에서 안내견 보행 체험을 총 세 차례 해본 적이 있어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안대로 눈을 가리자마자 두려움이 밀려왔다. 내 의지로 잠시 안대를 쓴 것임에도 '당장 벗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신비, 앞으로~." 예비 안내견인 '신비'(2세, 수컷)에게 말을 건네자 보행이 시작됐다. "좀 더 천천히 갈 수 없을까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신 지도사로부터 "지금도 천천히 가고 있어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신디의 발을 살짝 밟을 뻔했다. 50m도 채 안 되는 거리를 돌아오는 데 소요된 시간은 고작 1분이었지만 걷는 동안의 시간은 끝없이 느껴졌다.
체험이 끝나고 영상으로 확인하니 '나름 빠르게 잘 걸었다'는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느린 걸음에 엉거주춤한 자세로 걷고 있었다. 하지만 신디는 이런 기자의 보폭에 맞춰 천천히 걷고 있었다. 체험이 끝나면 사람에게 와락 달려들 정도로 적극적인 성격이지만 보행 시에는 의젓한 모습이었다.
이날 행사는 20일 장애인의 날, 24일 세계 안내견의 날(4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기념해 서울시교육청과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마련한 시각장애인 안내견 인식개선 문화행사인 '함께 걷는 길'의 일환이었다. 이 자리에는 초중고 교감과 학생 60여 명이 참여했다. 교사와 학생들은 안내견을 보고 귀여워하고 대견해하면서 보행 체험에 참여했다.
보행 체험에 앞서서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지도사인 유석종씨와 윤서향씨(중계중 영어교사), 이송현양(중계중 2학년)이 안내견 양성과정과 시각장애 교사로서의 활동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윤씨는 생후 2개월 때 시력을 잃은 선천성 시각장애인으로 안내견 '찬란'과 만난 후 "독립적으로 스스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시각장애인 파트너와 안내견이 보행할 때는 안내견의 주의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만지는 등의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며 "눈으로만 예뻐해 주시고 안내견이 쉴 때는 파트너의 허락을 받고 함께 놀아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윤씨로부터 영어를 배우고 있는 이양은 다른 교사와 다른 점이 있냐는 질문에 "배울 때 다른 선생님들과 딱히 다른 점이 없다"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똑같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답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지금까지 배출한 안내견은 총 287마리, 현재 활동 중인 안내견은 79마리다. 세계안내견협회(IGDF)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지난해 말 기준 안내견 1만9,557마리가 활동 중인데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안내견 지도사 수가 감소하면서 전년 2만821마리보다는 다소 줄어든 숫자다. 지난해에만 2,598마리가 안내견 교육을 받았다. 관련 종사자는 7,007명, 안내견의 사회화 과정을 돕는 '퍼피워커' 등 자원봉사자는 3만8,348명에 달한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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