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이성당’ 지역 명물 된 빵집...원가 상승에도 두자릿 수 이익률 비결은

양범수 기자 2024. 4. 26.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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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성심당, 지난해 영업익 315억… ‘파바’보다 많아
성심당·이성당·옵스·런베뮤 이익률 두자릿수
파리바게뜨 지난해 영업익 199억… 이익률 1%
대형 프랜차이즈, 광고선전비·지급수수료 등 판관비 지출 비중 높아
전문가 “ 지역 기반 빵집 ‘입소문’ 마케팅...광고선전비 압박 적어”

지역 기반 유명 빵집들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빵집은 두 자릿 수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였는데, 그 배경에는 낮은 판매관리비 비중이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그래픽=정서희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충청도 대전 지역을 기반으로 한 빵집 ‘성심당’의 운영사 로쏘는 지난해 매출 1243억원, 영업이익 315억원을 냈다. 이는 각각 전년보다 52%, 104%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25% 수준이다.

로쏘는 1956년 대전에 설립된 성심당을 시작으로 현재는 대전에만 4개의 성심당 점포를 비롯해 케익부띠끄 3곳, 테라스키친·우동야 등 외식사업장도 4곳 운영하고 있다.

성심당의 대표 메뉴는 1980년 취임한 창업자 고(故) 임길순 전 대표의 아들인 임영진 대표가 개발한 ‘튀김소보로’로, 출시 이후 2021년까지 8000만여개가 팔렸다.

성심당의 가장 큰 특징은 대전에만 매장을 운영한다는 것으로, 임 대표는 앞으로도 다른 지역에 매장을 내거나 프랜차이즈 사업을 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 최초의 빵집으로 알려진 전북 군산 지역 빵집 ‘이성당’은 작년 매출 266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8%, 13% 늘어난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약 13% 였다.

이성당은 1945년 해방 직후 일본인이 남기고 간 제빵 기구를 사용해 빵 맛을 재현한 업체로, 당시 개점한 본점을 비롯해 전국에 9개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표 메뉴는 단팥빵과 야채빵으로 매 주말마다 1만개 이상 팔린다.

부산을 중심으로 한 빵집 옵스(Ops)는 같은기간 매출 306억원, 영업이익 33억을 냈다. 매출은 1%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이익은 23% 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1% 수준이다. 1989년 문을 연 옵스 역시 직영으로 전국에 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옵스는 1989년 삼익제과로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초콜릿도 카카오빈을 볶아 직접 만들 만큼 전통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대표메뉴는 학원전으로 ‘학원 가기 전에 먹던 빵’이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카스텔라 형식의 빵이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기반의 런던 베이글 뮤지엄 운영사 엘비엠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엘비엠은 지난해 매출 360억원, 영업이익 126억원으로 35%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엘비엠은 지난 2021년 9월 서울 종로구에 문을 연 런던 베이글 뮤지엄을 시작으로, 아티스트베이커리, 레이어드, 하이웨스트 카페 등 직영 매장 9여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 기반의 중소 빵집들이 높은 이익률을 보인 것은 직영점이라는 특성과 함께 판매관리비가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성당(21.7%), 성심당(21.7%), 옵스(19.8%) 등의 판매관리비는 20% 안팎을 기록했다.

반면 파리바게뜨는 가맹점 수수료만 수취하는 형태라 이익률이 낮고 판매관리비 비중도 높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말 기준 직영점 163개, 가맹점 3881개를 운영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운영사인 파리크라상의 지난해 매출은 2조84억원, 영업이익은 19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에도 못미친다. 반면 판관비는 8993억원으로 45%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빵집의 경우 ‘입소문’ 위주로 마케팅이 이뤄지기 때문에 광고선전비 지출에 대한 압박이 적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파리바게뜨는 규모가 훨씬 크고 가맹점 매출을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판관비 지출이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성백순 장안대 프랜차이즈경영과 교수는 “우리가 삼성의 갤럭시라는 브랜드를 모르지 않지만 계속 삼성은 광고를 하는 것과 같이 대형 프랜차이즈는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역의 중소 규모 빵집과 달리 신규점 개점·기존점 재계약 등은 물론 가맹점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대규모의 판관비 지출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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