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꽉찬 버스, 3~4대는 보내야"…'교통지옥' 된 일본 교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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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옛 수도 교토가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요 관광지를 관통하는 버스 노선마다 관광객들의 대기 줄이 끊이지 않아 교토 지역 주민들이 대중 교통 이용에 큰 불편을 겪는가 하면, 무단으로 사유지에 들어가 사진을 촬영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무례한 관광객에게 속수무책 당하는 일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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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출퇴근하는 주민들 "버스 타기 괴롭다" 불만 속출
일본의 옛 수도 교토가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요 관광지를 관통하는 버스 노선마다 관광객들의 대기 줄이 끊이지 않아 교토 지역 주민들이 대중 교통 이용에 큰 불편을 겪는가 하면, 무단으로 사유지에 들어가 사진을 촬영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무례한 관광객에게 속수무책 당하는 일도 많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교토가 급증하는 관광객들 때문에 심각한 교통 인프라 부족 상황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주민들이 버스 정류장에서 사람들로 꽉 찬 버스 3~4대를 놓친 뒤에야 탑승이 가능하고, 가까스로 버스에 올라도 관광객들의 큰 여행용 가방 때문에 자리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 빈번하다는 구체적인 사례도 전했다.
교토가 버스 이용자들의 지옥이 된 배경에는 일본 내 다른 대도시나 유럽 등 도시와는 다른 입지적 특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교토에는 17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아라시야마 대나무숲 등 명소가 많은데 이 크기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약 14배에 달한다. 인기 명소 간 거리가 떨어져 있어 도보로 이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버스를 타는 관광객들이 많은 것이다.
도시관리·대중교통 전문가인 교토대학의 얀-디르크 슈뫼커 부교수는 "교토는 베네치아 등 유럽 도시와 또 다른 성격의 도시"라며 "베네치아를 찾은 관광객들은 대부분 걸어 다니며 명소를 둘러보지만 교토에선 현실적으로 도보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하철 노선이 2개에 불과해 대부분 지역 주민들의 버스 의존도가 높은 것도 문제로 꼽았다. 슈뫼커 부교수는 "교토 내 지하철 2개 노선은 모두 관광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긴카쿠지(금각사) 사찰 등 입구에 정차하지 않는다"며 "도쿄·오사카 등 일본 다른 대도시의 경우는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과 노선이 다양해 관광객 분산 효과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교토의 상당수 주민들은 '관광 과잉(오버투어리즘)'을 사양한다는 입장이다. 2022년 기준 교토의 관광 수익이 1조1000억엔(한화 약 9조7000억원)에 달하지만 안정된 일상이 더 소중하다는 주민들이 많은 것이다. 지난 2월 시장 선거에서 "관광 과잉과 맞서 싸우겠다"고 공약한 마쓰이 고지 후보가 당선된 것은 이를 방증한다.
오버투어리즘은 특정 지역이나 도시의 수용 가능한 범위를 웃도는 관광객이 몰려들고 공간을 점령하는 등 주민들의 삶을 침범하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시를 포함한 교토부의 인구는 약 250만명이지만, 2023년 약 3190만명의 관광객(현지에서 1박 이상 한 경우)이 오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 3070만명보다도 훨씬 많은 것이다.
교토시는 관광 과잉으로 인한 주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해법 마련에 나섰다. 여행객 대상 당일 버스 이용권 판매를 중단한 데 이어 기온거리 사유지에 대한 관광객 출입도 제한했다. 게이샤를 괴롭히고 사진 촬영을 강요하는 등 일부 몰상식한 관광객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다.
주요 기차역에 개찰구를 새로 짓는 한편 자전거·산책·비 러시아워 시간대 관광 등 홍보에도 나섰다. 오는 6월부터는 일반버스보다 비싼 고속버스를 도입해 다른 정류장은 우회하고 관광지로만 가는 노선 생긴다.
마쓰이 고지 교토시장은 "교토는 도시 구조상 관광지와 시민들이 생활하는 지역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버스 혼잡 등 관광객 급증에 따른 문제를 하루 빨리 해결해달라는 불만이 많다"며 "교토 시민들이 관광객에 대한 증오를 갖지 않게 하려면 효과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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