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다능한 젊은 소리꾼 조유아·김수인의 호흡 기대…‘절창’ 무대 첫 혼성 듀오

이강은 2024. 4. 2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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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재다능한 젊은 소리꾼 조유아(37)와 김수인(29)이 다음 달 17∼1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일 국립창극단의 '절창Ⅳ' 무대에 함께 오른다.

 국립창극단이 2021년 시작한 기획 시리즈인 '절창'은 인기나 스타성을 겸비한 실력파 젊은 소리꾼들이 전통 판소리의 눈대목(두드러지거나 흥미 있는 장면)을 중심으로 엮어 2시간가량 콘서트처럼 보여주는 무대다.

올해 네 번째 '절창' 바통을 이어 받은 조유아와 김수인은 첫 혼성 듀오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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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18일, 국립창극단 ‘절창’ 시리즈 네 번째 무대 꾸며
조유아, “이런 무대 고팠고 그립고 간절했다”
김수인, “창극 배우이기 전에 소리꾼으로서의 본질 보여줄 것”
“소리에 입문한 지 25년 됐는데 지금까지 제대로 저만의 소리를 관객들에게 들려준 적이 없는 것 같아요. 9년 전 창극단 입단 이후에도 극 속 인물로 잠깐잠깐 소리를 한 정도입니다. 이런 전통 소리의 무대가 고팠고, 그립고, 간절했어요.”(조유아)
 
“창극단 와서 긴 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아요. 창극 배우이기 전에 소리꾼이란 본질을 잘 살릴 수 있는 무대라 기대됩니다.”(김수인)
소리꾼 조유아(왼쪽)와 김수인. 국립창극단 제공
다재다능한 젊은 소리꾼 조유아(37)와 김수인(29)이 다음 달 17∼18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일 국립창극단의 ‘절창Ⅳ’ 무대에 함께 오른다. 국립창극단이 2021년 시작한 기획 시리즈인 ‘절창’은 인기나 스타성을 겸비한 실력파 젊은 소리꾼들이 전통 판소리의 눈대목(두드러지거나 흥미 있는 장면)을 중심으로 엮어 2시간가량 콘서트처럼 보여주는 무대다. 국립창극단 간판인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첫 주자였고, 이어 민은경·이소연(2022), 안이호·이광복(2023)까지 ‘뛰어난 소리(절창)’의 맛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올해 네 번째 ‘절창’ 바통을 이어 받은 조유아와 김수인은 첫 혼성 듀오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두 사람은 25일 국립극장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절창Ⅳ’ 공연을 통해 소리꾼으로서 소리를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입을 모았다.

2016년 국립창극단에 들어온 조유아는 창극 ‘정년이’의 윤정년 역 등 굵직한 주역은 물론 ‘흥보씨’의 외계인 역, ‘귀토’의 전기뱀장어 역처럼 개성 있는 역할을 맡아 공연 때마다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2020년 입단한 김수인도 창극 ‘춘향’의 몽룡 역과 ‘리어’의 에드먼드 역 등 다수 작품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소화하고, 지난해 JTBC ‘팬텀싱어4’에 출연해 소리의 매력을 알려왔다.

둘은 판소리 다섯 바탕 중 문학적·음악적 완성도가 높고 완창하려면 5∼8시간 걸리는 ‘춘향가’를 100분 정도로 압축해 들려준다. 특히, 조유아와 김수인이 각각 습득한 김세종제 ‘춘향가’와 동초제 ‘춘향가’를 부르는 게 눈길을 끈다. 

김세종제 ‘춘향가’는 조선 8대 명창 중 한 명인 김세종으로부터 이어져 왔다. 동편제와 보성소리의 장점을 고루 수용한 소리로, 우아하고 섬세하며 문학성이 뛰어나다. 

가장 늦게 만들어진 동초제 ‘춘향가’는 동초 김연수가 여러 바디(명창이 스승으로부터 전승하여 판소리 한 마당 전부를 음악적으로 절묘하게 다듬어 놓은 소리)의 장점을 모아 새롭게 정립한 소릿제다. 정확한 사설을 바탕으로 연극성이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절창Ⅳ’ 임지민 연출(왼쪽부터), 소리꾼 김수인, 조유아, 박승원 음악감독. 국립창극단 제공
조유아는 “창극에선 혼자 3분 이상 소리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혼자 12∼13분도 한다. 그 시간에 오로지 소리만 하는 것도 힘들더라”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춘향가’ 완창 무대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수인은 “창극은 주어진 대본과 연출, 음악들을 제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라면, ‘절창’은 집 지을 때 땅을 다지는 단계부터 소리꾼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며 “‘옛날이야기라 고리타분하구나’라는 소리를 안 듣게 (오늘날 여성처럼) 춘향을 당차고 주체적으로 표현하려 한다”고 했다.

이번 공연 연출을 맡은 임지민은 ‘사랑가’, ‘이별가’, ‘옥중가’, ‘어사출도’ 등 친숙한 눈대목을 색다른 방식으로 배치했다. 춘향과 몽룡이 이별을 겪은 후 힘든 시간 속에서 서로 사랑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으로 이야기의 순서를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임지민 연출은 “춘향전이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내용인 만큼 이야기 전달보다는 현대 관객이 어떻게 마주하게 할지 고민하면서 ‘절창’에 어울리도록 소리꾼을 소개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우리 음악의 세계화에 힘쓰는 그룹 ‘공명’을 이끌며 전통을 기반으로 한 다채로운 음악을 만들어 온 박승원이 음악감독을 맡았다. 

유은선 국립창극단 단장은 “요즘 창극이 인기가 있지만, 공장에서 제품을 뽑아내듯 작품을 선보이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절창’ 같은 다양한 공연으로 계속해서 판소리 스타를 발굴하면서 판소리 저변을 넓히는 바탕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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