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선수 이영준이어 감독 황선홍까지 퇴장… 자격없던 한국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던 핵심 선수인 공격수 이영준의 멍청한 퇴장. 그리고 아무리 판정이 편향적이어도 흥분을 참지 못한 황선홍 감독의 퇴장까지.

자신을 다스리지 못한 한국 축구는 굴욕의 역사를 썼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2시 30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 8강 인도네시아전에서 2-2로 정규시간을 마친 후 연장전을 그대로 끝낸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지며 8강 탈락했다.

주도권을 내주고 끌려가던 한국은 전반 15분 인도네시아가 장거리 슈팅 때린 것이 수비 맞고 나오자 박스 바로 밖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라파엘 스트라이크가 때린 오른발 감아차는 슈팅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슈팅 궤적이 워낙 절묘해 골대 상단 구석에 꽂혔기에 어쩔 수 없었던 실점.

실점 후에도 인도네시아에게 많은 기회를 내주며 위험했던 한국은 전반 45분 오른쪽에서 크로스때 공격수 엄지성이 문전에서 다이빙 헤딩 패스를 한 것이 수비 맞고 굴절돼 자책골로 연결되는 행운의 동점골을 얻었다.

그러나 안도도 잠시 3분뒤인 전반 추가시간 3분 평범한 롱볼에 한국의 이강희가 골키퍼에게 공을 미루며 공격수만 막다가 공이 애매하게 튀었고 박스안에서 스트라이크가 왼발슈팅으로 다시 인도네시아가 앞서가며 전반전이 종료됐다.

후반 25분 한국의 핵심 공격수 이영준이 상대 발을 밟아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는 불상사가 있었지만 한국은 후반 39분 역습 기회에서 홍윤상이 드리블 후 내준 패스를 이어받은 정상빈이 박스 안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침착하게 반대편 골망을 보고 오른발 낮은 슈팅으로 극적인 2-2 동점골을 만들어내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갔다.

연장전을 실점없이 버틴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12번키커까지 가는 접전 끝에 끝내 12번 키커 이강희가 막히며 10-11로 패하며 8강에서 탈락했다.

분명 이날 주심의 판정은 편향적이었고 아쉬웠다. 한국에게 가혹했다. 그럼에도 이에 휘말려 한국은 자신을 다스리지 못했다.

후반 25분 이영준의 퇴장부터 너무나도 치명적이었다. 가뜩이나 1-2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판정까지 선수들을 흥분하게 했고 이영준은 상대 발목을 그대로 밟는 멍청한 반칙을 저질렀다. VAR로 한참을 보던 주심은 결국 이영준에게 기존에 줬던 옐로카드를 거둬들이고 레드카드로 바꿔 직접 퇴장시켰다.

골을 넣어야하는 상황에서 팀 최고 공격수가 퇴장 당하는 최악의 상황이 한국에 도래했던 것.

후반 추가시간에는 워낙 억울한 판정이 많던 찰나에 황선홍 감독이 심판진에 거칠게 항의하다 퇴장당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물론 억울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결과론적으로 황 감독 없이 한국은 연장전과 승부차기의 중요한 상황을 맞이해야만 하게 됐다.

후반전 종료 후 연장전에 들어가기 전까지 작전타임에서 한국은 황 감독의 지시없이 들어가야했고 승부차기 역시 코치진이 짜놓은 순번대로 찰 수밖에 없었다. 감독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점에서 감독이 없는 상황은 너무나도 치명적이었다.

분명 이날 주심의 판정은 석연찮았다. 한국이 억울할 순간이 많았다. 그럼에도 화를 참지 못한 한국은 스스로를 어려움에 내몰았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