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쇼크' 한국, '이영준+황선홍 퇴장' 승부차기 끝 인도네시아의 패배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 실패'[리뷰]
황선홍 감독(56)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 오전 2시30분(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신태용 감독(54)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와의 202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숫적 열세에도 120분을 2대2로 마친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10-11로 무릎을 꿇었다. 이전까지 9회 연속 올림픽행에 성공했던 한국축구는 세계 최초로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노렸지만, '복병' 인도네시아에 덜미를 잡혔다.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서 '숙적' 일본을 1대0으로 꺾고 B조 1위에 오르며, '황새 대 여우'라는 특별한 대진표가 완성됐다. 인도네시아는 첫 경기서 '개최국' 카타르에 0대2로 패했지만, 만만치 않은 호주와 요르단을 완파하며 A조 2위로 깜짝 8강행에 성공했다. 인도네시아가 이 대회 8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네시아의 기세가 좋았다고는 하나, 역대 전적에서 5전승으로 앞섰던데다, 한-일전 로테이션을 통해 체력과 분위기를 올리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듯 보였지만, 졸전 끝에 패했다.
신 감독도 3-4-3 카드를 내세웠다. 스트라윅을 중심으로 술라이만, 퍼디난이 좌우에 섰다. 아르한, 추 아 온, 제너, 파미가 허리진에 포진했다. 허브너-리도-테구가 스리백을 이뤘다. 수타리아디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7분만에 한국이 인도네시아 골문을 열었다. 왼쪽에서 이태석이 올려준 프리킥을 상대가 헤더로 걷어냈다. 한국은 재차 볼을 보냈고, 다시 한번 인도네시아 수비수가 걷어냈다. 흘러나온 볼을 이강희가 강력한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연결했다. 이는 그대로 인도네시아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다시 볼을 넣는 과정에서 한국 선수가 반발자국 앞섰다는게 밝혀지며,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아쉬운 득점 취소였다.
한국이 불의의 실점을 했다. 15분 인도네시아가 유기적인 패스워크 후 때린 슈팅이 한국 수비수를 맞고 나왔다. 이것이 스트라윅에게 향했고, 스트라윅은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다. 백종범이 몸을 날렸지만, 그대로 한국의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실점이었다.
리드를 뺏긴 한국이 라인을 올려 공격적으로 나섰다. 좌우 측면을 이용해 인도네시아를 흔들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강한 압박과 단단한 수비 조직으로 맞섰다. 28분 이태석의 롱스로인이 골키퍼를 맞고 떨어졌지만, 아쉽게 세컨드볼을 따내지 못했다. 32분 치명적인 위기를 맞았다. 수비 실수를 틈타 인도네시아가 역습에 나섰다. 퍼디난이 침투하던 스트라윅에게 건넸고, 스트라윅은 다시 뛰어들던 퍼디난에게 백힐로 연결했다. 노마크 상황에서 퍼디난의 슈팅은 다행히 제대로 감기지 않으며 골대를 벗어났다.
1-1로 마무리 되는 듯 했던 전반은 추가시간 다시 요동쳤다. 상대의 롱패스가 이강희와 백종범 골키퍼 사이로 떨어졌고, 두 선수의 커뮤니케이션 미스를 틈타 스트라윅이 밀어넣었다. 다시 리드를 잡은 인도네시아는 전반 종료 직전 다시 한번 기회를 만들었다. 위탄의 슈팅이 스트라윅 발에 맞고 골문으로 향했고, 이번에는 백종범 골키퍼가 막아냈다. 결국 전반은 1-2로 끝이 났다. 점유율 48대52, 슈팅수 1대6, 유효슈팅수 0대3 모든 면에서 열세였던 전반이었다.
한국이 후반 시작과 함께 변화를 줬다. 이태석 홍시후 김동진을 빼고 이영준 정상빈 강상윤(수원FC)을 투입했다. 전형도 4-4-2로 바꿨다. 인도네시아도 테구를 빼고 페라리를 넣었다. 한국이 강하게 밀어붙이다, 인도네시아가 좋은 기회를 잡았다. 후반 8분 우리의 빌드업 미스를 틈타 역습에 나섰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스트라윅이 뛰어들며 마무리했다. 크게 벗아났다. 이어 9분 오른쪽에서 아르한의 컷백을 이번에도 스트라윅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떴다.
11분에도 또 다시 스트라윅이 왼쪽에서 돌파한 후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이 골대를 살짝 넘어갔다. 13분 또 위기를 넘겼다. 상대의 절묘한 패스가 왼쪽을 침투하던 퍼디난에게 향했다. 퍼디난은 박스까지 진입했지만, 마지막을 슈팅으로 택했다. 다행히 옆그물을 때렸다.
한국은 29분 엄지성 대신 홍윤상(포항)을 투입했다. 30분 조현택이 얻어낸 프리킥을 정상빈이 날카로운 킥으로 돌문을 노렸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31분에는 강성진의 코너킥을 조현택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빗나갔다. 32분 인도네시아가 역습에 나섰다. 오른쪽에서 짧은 패스를 받은 스트라윅의 슈팅은 다행히 백종범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은 34분 강성진을 빼고 장시영(울산)까지 투입하며, 교체 카드를 모두 활용했다.
끌려다니던 한국은 38분 단 한번의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백종범이 빠른 판단으로 역습에 나선 홍윤상에서 롱스로인을 건넸고, 홍윤상은 삐르게 들어가며 침투하던 정상빈에게 스루패스를 찔렀다. 정상빈은 이를 절묘하게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VAR 결과 골로 인정됐다. 이후 경기는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추가시간은 10분이 주어졌다. 또 한장의 레드카드가 나왔다. 항의하던 황선홍 감독이 퇴장을 당했다. 종료직전 홍윤상이 멋진 돌파로 좋은 위치에서 파울을 얻어냈다. 정상빈의 프리킥은 뜨고 말았다.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한국을 수비를 두텁게 하며 역습으로 맞섰다. 인도네시아도 변화를 줬다. 연장 전빈 10분 제너와 파자르를 빼고 켈리와 아르칸을 넣었다. 11분 아르한의 롱스로인을 백종범이 제대로 잡지 못했다. 뒤로 흐른 볼을 노마크상황에서 퍼디난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제대로 맞지 않았다. 연장 전반은 득점없이 마무리됐다.
한국이 선축에 나섰다. 1번 키커 김민우가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백종범이 방향을 읽었지만 사난타의 킥도 성공. 이강희도 대담하게 상단에 공을 꽂았다. 아르한의 슈팅도 백종범이 거의 막을 뻔 했지만 득점으로 연결됐다. 3번 키커 황재원과 스트라윅도 성공하며 스코어는 3-3. 4번째 키커 백상훈과 퍼디난도 성공했다. 운명의 마지막 키커. 주장 변준수가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백종범이 허브너의 슈팅을 막아내며 경기가 끝나는 듯 했지만 백종범의 발이 떨어졌다며, 무효가 됐다. 재차 때린 슈팅은 득점이 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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