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 한숨 '여전'… 드라마 업계 불황 언제까지?

김유림 기자 2024. 4. 26.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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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이 드라마 업계 불황을 토로했다. 사진은 배우 정경호, 고현정, 이주승(왼쪽부터). /사진=뉴스1
배우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업계 불황을 언급하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몇몇 배우들의 '억대 몸값' 소식이 전해지는 동시에 다수 배우들은 작품이 없다며 '드라마판의 위기'를 체감 중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글로벌 OTT의 성장으로 배우들의 출연료가 급등했고 이로 인한 제작비 상승으로 드라마 제작 편수는 줄어들고 시장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측은 "줄어든 편성을 놓고 제작사들이 그나마 편성이 용이하게 담보되는 연기자들의 요구대로 회당 수억 원을 지불해가며 제작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며 "이는 또다시 제작비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당장 제작사, 스태프뿐만 아니라 배우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진 제작비에 작품수가 줄어들고 있고 일부 스타들의 몸값이 작용했다는 사실에 배우들의 구체적인 출연료가 언급될 때마다 관심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배우 정경호는 지난 5일 방송된 '채널 십오야'에 출연했다. 나영석 PD는 정경호에게 "작품 안 들어가"라고 물었다. 이에 정경호는 "저 엎어졌다"며 최근 논의 중이던 작품이 무산됐다고 고백했다. 정경호가 "벅차고 뭐가 안 되고. 그런데 이게 너무 많던데"라고 말하자 신원호 PD는 "좋은 연출에, 좋은 작가에 좋은 배우가 붙었는데 엎어지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며 공감했다. 이에 정경호는 "6개, 7개라던데. 지금 다 엎어지는게"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나 PD는 "너는 허탈하겠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정경호는 "아쉽다. 대본이 좋았는데"라면서도 "올해 뭐 조용히 쉬고"라고 말했다.

조재현의 딸 배우 조혜정 또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업계 불황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조혜정은 "요즘 작품 수가 줄어들어 업계가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며 "근데 힘들다 힘들다 생각하면 마음만 괴롭지 나아지는 건 없지 않나"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그래서 저는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도 있는 거다 생각하고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편"이라면서 "무의미한 기다림의 연속이라고 생각하거나 괴롭고 힘들고 지친다고 생각하는 것보단 부족한 부분들을 개선하고 채워나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생각하고 그 시간을 잘 쓴다"고 털어놨다.

고현정은 작품에 뜸하게 출연하는 이유에 대해 "제가 작품을 왜 많이 안할까요"라고 되물으며 "작품이 안 들어와요"라고 고백한 바 있다. 또 한 잡지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출연료를 깎아도 되니 정말 좋은 배우와 함께 해보고 싶다. 해보고 싶은 작품들을 아직 너무 못했다. 진짜 목이 마르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장우 또한 드라마 업계가 힘든 환경에 처했다고 토로하며 "드라마 판이 지금 개판"이라며 소신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너무 힘들다. 카메라 감독님들 다 놀고 있다. 우리나라 황금기에 있던 자본들 다 어디 갔냐. 진짜 슬프다. 여러분 제가 MBC, KBS 주말의 아들이었는데, 주말도 시청률 안 나온다"고 밝혔다. 차기작으로 논의하던 작품이 무산돼 복귀가 멀어진 한예슬도 "'환상의 커플' 속 이미지는 그만 묻어두고 연기자로서 새로운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은데 요즘 작품이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배우 이주승 역시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차기작 두 편이 있었는데 둘 다 엎어졌다"라고 고백함과 동시에 "제 주변에 동료 배우들도 많은데 미팅이나 오디션을 본 친구가 없더라. 그 정도로 작품 수가 줄었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글로벌 OTT 플랫폼의 공격적인 투자 아래 높아진 제작비 여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파격적으로 삭감하라고 강요하기도 어려운 상황. K-콘텐츠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려면 정부 주도로 제작사와 방송사, 매니지먼트사들이 머리를 맞댈 수 있는 공론의 장을 시급히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김유림 기자 cocory098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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