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파리가는 길' 황선홍호, '엄지성 동점골'에도 인도네시아에 1-2 열세[전반 종료]

박찬준 2024. 4. 26.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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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캡처=아시아축구연맹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역시 파리로 가는 길은 쉽지 않다.

'황선홍 vs 신태용', 두 한국축구 레전드가 파리행 길목의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황선홍 감독(56)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26일 오전 2시30분(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신태용 감독(54)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와의 202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 전반전을 1-2로 마쳤다. 황선홍호는 인도네시아의 강한 압박과 탄탄한 조직력에 밀려 고전했다. 막판 엄지성의 동점골로 한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스트라윅에게 다시 실점을 하며 리드를 내줬다.

한국은 조별리그 최종전서 '숙적' 일본을 1대0으로 꺾고 B조 1위에 오르며, '황새 대 여우'라는 특별한 대진표가 완성됐다. 인도네시아는 첫 경기서 '개최국' 카타르에 0대2로 패했지만, 만만치 않은 호주와 요르단을 완파하며 A조 2위로 깜짝 8강행에 성공했다. 인도네시아가 이 대회 8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강전은 파리행을 위한 한 고비다. 이번 대회는 파리올림픽 최종예선을 겸한다. 3위까지는 본선에 직행할 수 있고, 4위는 아프리카의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세계 최초인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위업을 이루고자 하는 황 감독이나, 1956년 멜버른 대회 이후 68년만에 인도네시아에 올림픽 티켓을 안기려는 신 감독 입장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한국이 객관적 전력에선 앞선다. 한국은 U-23 레벨에서 인도네시아에 5전승을 기록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실리적인 축구로, 단 한골도 내주지 않는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한-일전 로테이션을 통해 선수들의 체력을 아낀데다, 승리로 분위기까지 끌어올렸다.

인도네시아도 만만치 않다.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 체제가 들어선 뒤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들을 대거 흡수했고 자국 선수들의 기량도 끌어올리면서 성장했다. 상당수가 지난 카타르아시안컵에서 A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는 등 경험까지 갖췄다. 여기에 신 감독의 공격 축구가 어우러지며, 까다로운 팀으로 업그레이드 중이다.

황 감독은 변칙 카드를 꺼냈다. 2경기 3골을 기록 중인 이영준(김천)과 '해외파' 정상빈(미네소타) 모두 벤치에 앉혔다. 대신 엄지성(광주) 강성진(서울) 홍시후(인천) 스리톱을 꺼냈다. 허리진에는 이태석 백상훈(이상 서울) 김동진(포항) 황재원(대구)이 포진했다. 이태석은 4경기 연속 도움에 도전한다. 스리백은 경고 누적에서 돌아온 변준수(광주)를 중심으로 이강희(경남) 조현택(김천)이 구성했다. 백종범(서울)이 골문을 지켰다. 부상 중인 안재준(부천)이 벤체로 돌아온 것이 눈에 띄었다.

신 감독도 3-4-3 카드를 내세웠다. 스트라윅을 중심으로 술라이만, 퍼디난이 좌우에 섰다. 아르한, 추 아 온, 제너, 파미가 허리진에 포진했다. 허브너-리도-테구가 스리백을 이뤘다. 수타리아디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사진캡처=U-23 아시안컵 SNS

7분만에 한국이 인도네시아 골문을 열었다. 왼쪽에서 이태석이 올려준 프리킥을 상대가 헤더로 걷어냈다. 한국은 재차 볼을 보냈고, 다시 한번 인도네시아 수비수가 걷어냈다. 흘러나온 볼을 이강희가 강력한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연결했다. 이는 그대로 인도네시아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다시 볼을 넣는 과정에서 한국 선수가 반발자국 앞섰다는게 밝혀지며,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아쉬운 득점 취소였다.

한국이 불의의 실점을 했다. 15분 인도네시아가 유기적인 패스워크 후 때린 슈팅이 한국 수비수를 맞고 나왔다. 이것이 스트라윅에게 향했고, 스트라윅은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날렸다. 백종범이 몸을 날렸지만, 그대로 한국의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실점이었다.

리드를 뺏긴 한국이 라인을 올려 공격적으로 나섰다. 좌우 측면을 이용해 인도네시아를 흔들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강한 압박과 단단한 수비 조직으로 맞섰다. 28분 이태석의 롱스로인이 골키퍼를 맞고 떨어졌지만, 아쉽게 세컨드볼을 따내지 못했다.

32분 치명적인 위기를 맞았다. 수비 실수를 틈타 인도네시아가 역습에 나섰다. 퍼디난이 침투하던 스트라윅에게 건넸고, 스트라윅은 다시 뛰어들던 퍼디난에게 백힐로 연결했다. 노마크 상황에서 퍼디난의 슈팅은 다행히 제대로 감기지 않으며 골대를 벗어났다.

한국은 측면에서 1대1 돌파로 기회를 노렸지만, 정작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못했다. 막판 엄지성의 돌파가 살아나며 여러차례 코너킥을 만들어냈다. 결국 엄지성 쪽에서 동점골이 나왔다. 45분 홍시후가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엄지성이 뛰어들며 헤더로 연결했고, 이는 상대 수비 맞고 수타리아디 골키퍼를 맞고 그대로 득점이 됐다.

1-1로 마무리 되는 듯 했던 전반은 추가시간 다시 요동쳤다. 상대의 롱패스가 이강희와 백종범 골키퍼 사이로 떨어졌고, 두 선수의 커뮤니케이션 미스를 틈타 스트라윅이 밀어넣었다. 다시 리드를 잡은 인도네시아는 전반 종료 직전 다시 한번 기회를 만들었다. 위탄의 슈팅이 스트라윅 발에 맞고 골문으로 향했고, 이번에는 백종범 골키퍼가 막아냈다. 결국 전반은 1-2로 끝이 났다. 점유율 48대52, 슈팅수 1대6, 유효슈팅수 0대3 모든 면에서 열세였던 전반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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