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튼튼하게] 배꼽 떨어지기 전까지 ‘통 목욕’ 시키지 마세요

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 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 2024. 4. 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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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 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신생아 배꼽은 태아와 엄마의 태반을 연결하던 제대(臍帶) 혈관이 떨어진 자리입니다. 아기가 엄마 배 속에서 나오면, 탯줄을 신생아 몸에서 5cm가량 여유를 두고 자르는데요. 이렇게 자르고 남은 탯줄 조직을 ‘제대’라고 불러요. 제대는 점차 마르면서 딱딱해지고, 이후 신생아 몸에서 떨어지게 됩니다.

남은 탯줄 조직이 아기 몸에서 완전히 떨어지려면 5~15일 정도가 걸려요. 그런데 탯줄 주변을 너무 자주 소독하면 제대가 떨어지기까지 3~4주 정도 걸리게 될 수 있어요. 또 배꼽이 세균에 감염된 경우에도 늦게 떨어집니다. 3~4주가 지나도 남은 탯줄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신생아 배꼽을 관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청결과 건조입니다. 남은 탯줄이 떨어지기 전까지 깨끗한 거즈로 덮어 자연 건조하는 것이 좋아요. 예전에는 알코올로 탯줄 주변을 소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알코올 자체가 피부를 자극해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젠 소독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배꼽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아기를 물이 가득 담긴 통에 넣어서 씻겨주지 마세요. 아기를 씻겨주다 보면 배꼽이 물에 젖을 수 있는데 살짝 젖는 건 괜찮습니다. 다만 목욕 후에 젖은 배꼽을 수건이나 거즈로 깨끗하게 닦아서 건조해 주세요. 또 배꼽 부분에 기저귀가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배꼽에서 고름 등 분비물이 나오거나 부어 오르고 악취가 나는 경우 등은 감염이 됐다는 의미이니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배꼽은 배 안의 다른 혈관들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찾아가는 게 좋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요.

남은 탯줄이 떨어지고 난 배꼽에 노란색 점액성 분비물이 보이거나 분홍색 살 조직이 자라는 경우가 있어요. 이를 ‘신생아 배꼽 육아종’이라고 하는데요. 배꼽에 생기는 감염성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이에요.

배꼽 육아종은 약물을 바르거나, 크기가 큰 경우에는 수술용 실로 묶어서 혈류의 흐름을 막아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하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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