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VC 투자거절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 2024. 4. 26.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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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입장에서 VC 투자유치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특히 투자거절을 당할 때가 가장 고통스럽다.

혹은 반대로 스타트업의 사업이 너무나도 잘 진행돼 여러 투자사가 서로 투자하고 싶어 할 때는 투자사의 투자제안을 거절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주변 어느 투자사 대표님의 경우 투자를 제의한 스타트업에 거절당하는 과정에서 너무도 큰 모욕감을 느꼈다는 경험을 사석에서 들은 기억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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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

스타트업 입장에서 VC 투자유치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특히 투자거절을 당할 때가 가장 고통스럽다. 하지만 이런 거절에 대처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혹은 반대로 스타트업의 사업이 너무나도 잘 진행돼 여러 투자사가 서로 투자하고 싶어 할 때는 투자사의 투자제안을 거절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도 거절하는 방식과 태도 역시 중요하다.

거절당하는 것은 언제나 괴로운 일이다. 특히 투자와 같이 큰돈이 걸려 있고 스타트업같이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의 경우 투자거절을 받게 되면 자신의 인생이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거절받는 입장에서 (속은 쓰리겠지만) 프로페셔널하게 대응해야 다른 기회를 모색해볼 수 있다. 반대로 거절할 때도 잘못된 방식으로 하게 되면 다음 기회가 없을뿐더러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남기고 시장에서 평판도 나빠진다.

VC로부터 투자를 거절당했다면 "검토해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피드백받은 부분을 잘 반영해 다음 기회에 더 나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 정도로 답장하면 된다. 거절은 하는 쪽도 부담이 되고 미안한 일이다. 이때 상대방이 프로페셔널하고 성숙하게 대응하면 오히려 좋은 인상을 받고 추후 다른 기회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창업자가 성숙하게 대응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검토 과정에서는 성심성의껏 대응하다 거절당하면 답장을 성의 없이 보내거나 아예 답장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아직 그런 경험을 못해봤지만 주변의 다른 투자사 대표님에 따르면 욕설을 e메일 답장으로 보낸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경우는 돌아갈 수 있는 다리를 불태워버리는 꼴이다. 당연히 그다음 기회는 없을뿐더러 평판도 나빠진다.

반대로 거절할 때도 성숙하고 프로페셔널하게 해야 한다. 상대방의 기분이 나쁘지 않게 충분히 상황을 설명해드리고 "투자제의를 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이번에는 이러저러한 상황으로 불가피하게 투자유치가 어렵게 됐다. 다음 라운드 때 꼭 다시 연락드리겠다" 정도로 말씀드리면 된다.

하지만 투자유치 경험이 적은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이 지점에서 실수를 하곤 한다. 필자도 투자제안을 했다가 기분 나쁘게 거절당해 지금까지 상처로 남아 있는 기억들이 있다. 주변 어느 투자사 대표님의 경우 투자를 제의한 스타트업에 거절당하는 과정에서 너무도 큰 모욕감을 느꼈다는 경험을 사석에서 들은 기억도 있다. 스타트업 대표도 그렇지만 투자사 대표와 심사역 모두 사람이고 결국 투자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런가 하면 나는 매우 프로페셔널하고 너무도 사려 깊은 거절을 받아본 적도 있다. 유니콘을 여럿 배출한 한국 최고의 벤처캐피탈로 꼽히는 곳에 투자를 소개해 드렸을 때가 그랬다. '내가 거절을 받는데도 왜 기분이 좋지?' 할 정도로 상대를 배려하는 사려 깊은 거절이었다.

내가 드린 요청에 대해 나라는 인간이나 우리 회사를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특정 사안에 대해 거절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셨고 그 과정에서 나에 대한 인정과 거절의 미안함을 사려 깊은 언어로 이야기했다. 그들은 결코 다리를 불태우지 않았고 오히려 거절의 과정에서 서로의 다리가 더 굳건해지는 느낌이었다. 이런 답장을 받고 이 회사가 왜 최고의 투자사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어제 어느 스타트업 대표님께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음을 알리는 연락을 드리고 나도 마음이 무거웠다. 직업적으로 투자제안보다 거절연락을 더 많이 드릴 수밖에 없는데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다. 최대한 프로페셔널하면서도 사려 깊은 언어로 우리의 결정을 알려드렸는데 대표님께서는 어떻게 느끼셨을지 모르겠다. 부디 대표님께서 꿋꿋하게 사업을 잘 진행하시길 바라본다.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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