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제작 '김동호' 다큐, 칸영화제 공식초청

김미주 기자 2024. 4. 2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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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창설 등 한국 영화산업 기여한
'영화인 김동호' 삶 재조명 '영화 청년, 동호'
제77회 칸영화제 칸 클래식 섹션 초청 쾌거
김량 감독 메가폰…부산 존 필름 공동제작사 참여

국제신문이 제작한 다큐멘터리가 세계 최고의 영화 페스티벌인 칸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언론사가 제작한 영화가 칸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한국 언론사상 최초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삶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 장면. 김 전 집행위원장을 위해 BIFF가 특별 제작한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국제신문 제공


칸영화제 조직위원회는 국제신문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감독 김량, Walking in the Movies)를 제77회 칸영화제의 칸 클래식 부문에 공식 초청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영화 청년, 동호’는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창설하고, 부산은 물론 한국의 영화예술과 영화산업 성장에 크게 기여한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전 이사장)의 발자취를 톺아보고 재조명한 다큐멘터리다. 국제신문이 제작하고 김량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부산의 존 필름(ZONE Film)이 공동제작사로 참여했다.

칸 클래식 부문은 뜻깊은 영화 유산을 기념하고자 과거 명작이나 관련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비경쟁 섹션이다. 고전 명작의 복원 필름을 상영하거나 영화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상영한다. 해마다 5, 6편의 주요 영화인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이 섹션에서 선보이는데, 경쟁 부문만큼 영화 팬의 관심도가 높은 섹션에 속한다.

그간 마이클 더글라스(2023), 장 뤽 고다르(2023), 로미 슈나이더(2022), 제인 캠피온(2022), 루이스 부누엘(2021), 이브 몽땅(2021) 등 영화사에 선명하게 이바지한 저명한 영화인들의 다큐멘터리가 선정됐다.

한국 영화는 역대 네 편의 영화가 이 섹션에 초청됐다. ▷‘죽음의 다섯 손가락’(정창화·2005) ▷‘열녀문’(신상옥·2007) ▷‘하녀’(김기영·2008) ▷‘연산군’(신상옥·2009)이다. ‘영화 청년, 동호’를 선택한 것은 오늘날 영화의 도시 부산의 초석을 닦았으며 세계 영화제 판도를 움직이며 아시아 위상을 크게 높이는 등 많은 공헌을 한 영화인 김동호 전 집행위원장의 업적을 칸영화제에서도 높게 평가한 결과로 보인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삶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 스틸컷. 국제신문 제공


‘영화 청년, 동호’에서 김량 감독은 지난 1년간 김 전 집행위원장의 발자취를 따라 그의 삶을 재조명했다. 칸영화제와 BIFF·예술의전당·국립현대미술관·영화의전당·부산항 등 그의 영화인생과 추억이 담긴 장소를 함께 방문해 소회를 듣고 다시 살폈다. 과거 BIFF에서 영화인들과 만난 김 전 집행위원장의 모습은 물론, 경기도에 있는 자택 서재에서 그가 주기적으로 영화 1편을 선정해 해당 영화의 감독과 지인·주민 등을 초청해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모습도 지켜봤다. 영화인 김동호와 인간 김동호의 삶이 교차되며 깊이 있는 울림을 전한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그간 김 전 이사장의 발자취를 지켜보며 함께한 영화인들도 총출동한다. 임권택·이창동·신수원·이정향·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감독과 배우 박정자 조인성 씨 등이 김 전 집행위원장에 관해 이야기한다.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인 티에리 프레모와 알랭 잘라도 전 낭트3대륙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말하는 ‘영화인 동호’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김 전 집행위원장은 2010년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심사위원으로 초청된 지 14년 만에 영화 속 주역으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그는 “나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칸영화제에 공식 상영하게 돼 뭐라 말할 수 없는 영광이라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나에 관한 공적·사적 생활이 알려져 좀 계면쩍다”며 웃었다. 이어 “김량 감독과 인터뷰에 응해준 많은 영화인,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국제신문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칸영화제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영화 청년, 동호’의 칸 클래식 섹션 초청 이유를 “연출, 미술적 선택, 강렬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독창성 면에서 시각적 힘이 돋보인다. 훌륭한 촬영과 효과적이고 명확한 편집에서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평온함이 돋보인다”며 “이 영화는 충분히 존경받아야 할 ‘이 세대’가 이제는 영화의 주체가 돼야 함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김동호 전 위원장이 보여준 한국 영화 역사 그 자체와도 같은 우정, 그를 모르는 사람도 그를 존경할 수밖에 없는 마음을 재발견할 수 있어 기뻤다”며 “김량 감독은 영화 전체를 통해 너무 멋 부리지도 않고 너무 진중하지도 않게 그를 위한 헌사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신문은 변화하는 언론 환경에 발맞춰 다양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해마다 선보이고 있다. 뉴스를 영상화해 청년의 탈부산 현상을 조명한 첫 다큐멘터리 ‘청년졸업에세이’(2020)는 그해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 BIFF에서 상영됐다. 부마민주항쟁을 다룬 ‘10월의 이름들’(2021)은 2021년 BIFF에 공식 초청됐다. 유쾌한 야구도시 부산과 불멸의 투수 최동원 그리고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40년사를 풀어낸 ‘죽어도 자이언츠’는 2022년 공개돼 지금도 티빙 등 OTT 플랫폼에서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제작사인 국제신문 오상준 총괄본부장은 “급변하는 언론 환경에 새로운 콘텐츠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한다. 매우 영광스럽다. 함께한 모든 분께 고마움을 전한다.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작품과 별도로 연말에는 김 전 집행위원장이 직접 촬영한 다큐멘터리 촬영이 완료될 예정이다. 김 전 집행위원장은 “캠코더를 사서 팬데믹 시기 엄청나게 위축된 영화산업 현장, 그중에서도 독립영화관들을 지난해부터 찾아다니고 있다. 팬데믹이 끝나도 관객이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외 작은 영화관을 다니며 세계적 감독들의 의견도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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