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두통 불면증 날리려 찬 공, 평생 건강 지킴이 됐죠”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며 주말엔 신앙 생활을 하느라 운동할 시간이 없었죠. 40대 중반을 넘기자 두통, 고혈압 등 증세가 나타나며 몸 여기저기가 고장 나더군요. 폐렴이 걸리는 등 잔병도 많았죠. 무엇보다 불면증에 시달렸어요. 병원을 자주 찾았죠. 그래도 운동할 생각은 못 했는데 딱 55세 때 경기 양평의 토목공사 현장에서 마을 사람들이 축구 하는 것을 보는데 저한테 함께 하자고 하는 겁니다. 옛날 생각이 나기도 했죠. 그래서 함께 했죠. 오랜만에 하니 힘들었는데 그날 밤 정말 푹 잔 겁니다. 거짓말 같았죠.”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축구 하러 못 갈 수 있잖아요. 그럼 몸이 바로 반응해요. 찌뿌드드하고 컨디션이 엉망이 되죠. 그래서 중요한 일이 아니면 토요일엔 축구장으로 갑니다. 몸 풀고 공 차며 땀을 쫙 빼면 몸이 날아갈 듯 개운해집니다.”
이 대표는 유나이티드원과 서울 용산60대상비군축구팀, 두 팀에서 뛰고 있다. 2022년 창단한 유나이티드원은 축구 국가대표 출신도 포함된 동호회다. 이 대표가 단장을 맡고 있다. 박경훈 K리그2(2부 리그) 수원 삼성 단장과 이상윤 축구 해설위원, 김삼수 등 국가대표 출신들도 있다. 용산60대상비군은 구별로 축구대회에 출전할 때 용산구를 대표할 수 있는 팀이다.
유나이티드원은 수요일과 목요일 저녁에, 용산60대상비군은 토요일에 경기를 한다. 이 대표는 박 단장과 두 팀에서 함께 뛰고 있다. 이 대표는 용산60대상비군은 매주 나가지만 유나이티드원은 한 달에 2회 이상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상 평일엔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솔직히 제가 언제 국가대표 출신들하고 함께 뛰어 보겠어요. 실력은 안 되지만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유나이티드원이 60대 팀이지만 연습 경기를 할 땐 40, 50대 팀하고 붙죠. 한 경기 하고 나면 몸은 녹초가 되지만 축구 실력은 예순 후반임에도 늘고 있습니다.”
박 단장은 “이 대표님은 실력도 좋지만 열정이 대단하다. 토요일엔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온다”고 했다. 이 대표는 60대 후반에도 25분 경기를 3회 이상 소화할 정도로 탄탄한 체력을 자랑하고 있다. 팀에선 공격형미드필더를 맡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 이영무(전 고양 Hi FC 감독), 조광래(대구 FC 사장) 등 기술과 체력이 좋은 선수들을 최고의 선수로 꼽듯 활기차게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현 한국 축구대표팀에서도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자랑하는 황인범(FK 츠르베나 즈베즈다)을 좋아한다. 그는 “제가 60대 후반 나이대에선 체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웃었다.
이 대표는 축구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부상 방지다. 그는 “축구는 자칫하면 크게 다칠 수 있다. 태클과 몸싸움 등 거친 동작이 많다. 그래서 웬만하면 거친 동작이 나올 상황이면 미리 피한다. 승부욕도 좋지만 안 다쳐야 축구를 오래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축구를 10년 이상 해오면서 건강을 완전히 되찾았다. “축구를 하기 전에는 여름엔 더위, 겨울엔 추위에 약했는데 이젠 잘 버틴다. 온갖 스트레스도 공 차면 날아간다”고 했다. 여러 약을 먹다 이젠 가족력이 있는 고혈압 약만 복용한다.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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