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잔업까지 했는데…” 문자로 계약 해지 논란
[KBS 창원] [앵커]
사천에서는 외국인 기업 전용단지의 한 기업이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공장 출입을 갑자기 가로막아 논란입니다.
도급과 하청업체 사이 공사비 문제가 갈등의 원인이지만,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80여 명이 하루아침에 일 할 곳을 잃고 길거리로 내몰렸습니다.
이대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천에 있는 한 발전 플랜트 설비 제조 업체, 25톤 트레일러가 공장 출입구를 완전히 막아섰습니다.
사슬로 공장 주변을 둘러치고, 경비까지 동원해 하청업체 직원들의 공장 출입을 막고 있습니다.
이 업체가 하청업체 노동자 80여 명 전원에게 문자 메시지로 공사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건 지난 20일 아침, 전날 저녁까지도 잔업을 했던 하청 노동자들은 날벼락을 맞은 기분입니다.
[하청업체 노동자 : "아무 통보도 없이 하루 전날도 아니고 몇 시간 전도 아니고, 아침에 일어나고 나니까 그런 문자가 와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공사비 증액 문제로 다섯 달 동안 하청업체 대표와 갈등을 빚었다는 도급 업체는 재산권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합니다.
[도급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분이 어떻게 할지 몰라 저는 겁이 나는 거예요. 밤에 들어와서 크레인 리모컨을 숨겨버린다든지…. 그런 걸 방지하고자 저희가 이제 출입 못 하게 막은 겁니다."]
도급업체는 또,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를 약속했다며 다른 피해는 없을 거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문자 통보 이틀 뒤, 곧바로 외부업체를 투입해 기존 작업을 다른 이들에게 맡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학균/노무사 : "하도급 업체를 일방적으로 내보내기 위해서 사실상 직장 폐쇄를 한 것으로 보이고요. (도급 회사가) 근로자분들의 사업주가 아니다 보니까, 결국 피해는 이 하도급 업체 소속 근로자분들만 피해를 볼 것 같고…."]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도급업체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에 법적 보호를 받기가 까다로운 상황.
노동계는 이번 사례가 고용 안정을 해치는 나쁜 선례로 남을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고, 고용노동부 진주지청도 사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영상편집:김진용/그래픽:박수홍
이대완 기자 (bigbow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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