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시청, 하위팀의 반란 완성...경남개발공사 꺾고 챔피언 결정전行
여자핸드볼 ‘디펜딩 챔피언’ 삼척시청이 경남개발공사를 1점차로 제치는 이변을 연출하며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이계청 감독이 이끄는 정규리그 4위 삼척시청은 25일 서울 송파구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핸드볼 H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에서 2위 경남개발공사를 26대25로 제압했다. 지난 23일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서울시청을 승부던지기 끝에 잡은 삼척시청은 또 다시 ‘하위팀의 반란’을 일으키며 챔피언 결정전 무대에 올랐다.
정규리그에서 3전 전패 열세를 면치 못했던 삼척시청은 전반부터 끈질기게 경남개발공사를 압박했다. 전반 18분쯤 7-7 동점에서 엎치락뒤치락한 끝에 결국 12-12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도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접전이 펼쳐졌다. 경남개발공사가 후반 23분 23-21로 격차를 벌렸지만, 삼척시청은 기죽지 않고 반격했다. 후반 29분 44초 25-25 상황에서 김선화(33)가 7m 던지기를 성공시키며 사실상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젊은 피’ 강별(23)과 전지연(21)이 각각 6골과 5골을 넣으며 공격 쌍두마차를 이뤘고, ‘맏언니’ 김온아(36)가 후반에만 3골 3어시스트를 책임지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수문장 박새영(30)이 높은 방어율(39.02%)에 16세이브를 곁들여 경기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삼척시청은 최근 2시즌 연속 통합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달성한 강팀이지만, 올해는 주축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러나 챔피언의 ‘저력’을 발휘하며 챔피언 결정전에 안착했다. 이계청 감독은 “사실 저희가 환자가 많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서울시청을 이긴 걸로 만족할 수도 있었다. 후회 없이 마지막 경기를 뛰자고 했는데, 열심히 잘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며 “올해 통합 우승은 힘들지만, 후회 없고 즐기는 경기로 팬들한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2007년 창단 후 처음 플레이오프에 올라 최종 무대까지 바라본 경남개발공사는 아쉬움을 삼켰다.
삼척시청은 27일 같은 장소에서 리그 1위로 챔피언 결정전(3전 2선승제)에 직행한 SK슈가글라이더즈와 맞붙는다. SK 선수단은 이날 경기를 관전하며 전력 분석에 들어갔다. 전지연은 “‘오늘만 산다’ ‘죽어보자’는 느낌으로 뛰었더니 결과가 좋았다.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새영은 “의미있는 승리”라면서도 “SK에선 강경민이 부담스러운 존재”라고 지목했다. 이 감독은 “SK는 화려한 팀이다. 공격력과 수비력 모두 뛰어나다”면서 “체력적으로 우리가 불리한 상황이지만, 남은 시간 동안 잘 쉬며 준비하겠다. SK는 경기력이 떨어졌을 것이다. 1차전을 이기는 팀이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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