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괴롭힘으로 병가 냈더니 내부망에 '진단서' 노출

조민희 2024. 4. 25. 20: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대한적십자사가 운영하는 혈액원에서 한 간호사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병가를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혈액원 측에서 해당 간호사가 제출한 진단서를 회사 내부망에 올리면서, 일주일 동안 직원들 모두가 진단서를 볼 수 있는 상태로 공개돼 있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조민희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대한적십자사 부산 혈액원에서 10년째 채혈간호사로 근무해 김 모 씨.

김씨는 지난 2018년부터 한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김 모 씨/혈액원 간호사 (음성변조)] "정신적으로 너무 괴롭히는… 따돌림? 출산 전까지 마음 졸이면서 일해서 아기도 저체중에 심장질환 있는 아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도 치료를 받고 있는…"

육아휴직 후에도 괴롭힘이 이어지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했지만 가해자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김 모 씨/혈액원 간호사 (음성변조)] "(혈액원 측에서) 임산부라 갈 곳이 없으니 극복해 보라고 하셔서 참고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요. (이번엔) 조사가 이뤄지기 전에 소문이 나고…"

결국 김 씨는 우울증까지 걸려 일주일간 병가를 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직장 동료들의 연락이 잇따랐습니다.

[김 모 씨/혈액원 간호사 (음성변조)] "카톡이나 전화로 '너 우울증이야?' 이런 식으로 계속 연락이 오길래 '어떻게 알았지?' 생각하다가 손이 좀 떨리더라고요."

알고 보니 김씨가 병가를 신청하면서 제출한 의료 진단서가 직원 내부망에 공개되어 있었습니다.

병명은 물론,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같은 개인 정보까지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일주일 동안 같은 회사 동료 90여 명에게 공개됐었고, 이 중 18명은 직접 진단서 파일을 클릭해 내용을 확인한 거로 드러났습니다.

[김 모 씨/혈액원 간호사 (음성변조)] "숨기고 싶은 사실인데, 진료기록이 공개됐으니… 10년 동안 열심히 일한 회사에서 보호받지 못한다는 기분이 제일 힘들었고…"

혈액원 측은 김 씨가 항의하자 그제서야 해당 문서를 비공개 처리했습니다.

경찰은 부산혈액원 관계자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고, 국가인권위원회도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혈액원 측은 "직원이 실수로 진단서를 비공개 처리하지 않았을 뿐 유출할 의도는 없없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조민희입니다.

영상취재: 김욱진/부산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김욱진/부산

조민희 기자(lilac@bus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92690_36515.html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