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민희진 대표, 욕했다가 오열했다가…모노드라마 같은 기자회견 [SC이슈]

이지현 2024. 4. 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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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와의 대립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25일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된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에서 민 대표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25/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오늘(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비속어 섞인 거친 말을 내뱉는가 하면, 뉴진스 언급에는 오열하며 한 편의 모노드라마 같은 기자회견이었다.

민희진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헝클어진 머리에 파란 캡모자를 쓰고 녹색 티셔츠 차림으로 단상에 오른 민희진 대표는 다소 수척해진 얼굴로 그간의 마음 고생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민 대표는 "난 이미 마녀가 되어있다"라며 억울한 프레임이라고 호소하며, "경영권 찬탈에 포커스를 맞춰 날 때리는데 사실 나는 그 말이 와닿지 않았다. 내가 다른 표절 시비나 다른 거에 대해 얘기할 때 여러분은 그 기사만 봤기 때문에 '왜 다른 소리 하지?'라고 생각했던 분들이 꽤 있었던 거 같다. 오늘 배임으로 날 고발한다는 기사를 본 거 같다. 부대표랑 나랑 카톡한 내용을 부대표 PC를 가져가서 포렌식해서 내용 일부를 따서 이런 정황이다 라고 말하는 거 같은데 사실 내 입장에서는 희대의 촌극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영권 찬탈을 기획하거나 의도하거나 실행한 적이 없다"라며 "저는 직장인이고, 월급 사장이다, 의도도 동기도 한 것도 없어서 배임이 될 수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민 대표는 SM 퇴사 이유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만나게 된 과정, 뉴진스 기획 과정 등을 상세하게 이야기했다. 또한 방시혁 의장, 하이브 박지원 CEO와 나눴던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을 갈무리해 일부를 공개하며 그들과의 갈등의 심화 과정을 설명했다.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와의 대립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25일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된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에서 민 대표가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25/

특히 민 대표는 뉴진스를 '하이브 첫 걸그룹'이라는 타이틀로 데뷔시키기 위해 프로젝트를 구상했지만 하이브가 계약을 파기하고 르세라핌을 먼저 데뷔시킨 것에 대해 격분했다. 그는 "제 이름, '하이브 1호 걸그룹'을 보고 들어온 우리 (뉴진스) 애들은 어쩌냐. 쏘스뮤직에서는 내 손 탈까 봐 (뉴진스) 애들을 보여주지도 않았다. 제가 준 곡으로 연습하고 제가 안무 디렉팅을 해 주는데 만나지를 못 했다.그래서 저는 빨리 어도어를 만들어서 애들을 데리고 오고 싶었다"면서 "그런데 하이브가 지분 100%가 아니면 애들을 안 준다고 했다. 제가 양보해 100% 지분으로 어도어를 세웠는데, 르세라핌 나오기 전까지 뉴진스를 홍보하지 말아 달라더라.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르세라핌을) 민희진 걸그룹이라고 착각하게 해야 한다'더라. 그래서 뉴진스 홍보도 못 하게 3~4개월 보이콧 받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민 대표는 "(하이브에서) 사우디 국부(에 대한 메시지를) 얘기하지 않았느냐. 그냥 그건 상상한 건데 이게 다 얼마나 촌극으로 느껴지냐"라며 "개저씨(개+아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온갖 카카오톡을 야비하게 캡처해서 일대일로 응답하기 싫었다. 수준이 너무 낮아서"라며 "저 솔직히 주식 못 받고 쫓겨나도 상관없다. 내가 나쁜X이지만 않으면 된다. 전 명예가 중요한 사람인데 이 새X들이 내가 명예가 중요한 사람인 걸 아니까 그걸 이용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한 하이브가 내세우는 '레이블 체제'에 대한 비판도 거침없이 쏟아내는가 하면, '아일릿은 뉴진스의 아류'라는 입장에 대해서도 소신있는 발언을 이어갔다.

하지만 민 대표는 '뉴진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밝히며 그들의 이야기에는 오열했다. "뉴진스와 저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관계 이상이다. 어제 하니가 '대표님 너무 힘드시죠. 계시는데 제가 갈게요'라고 하더라. 또 해린이가 오밤중에 영상 통화를 걸어왔다. 원래 말도 없는 애가 '대표님 제가 문자 보내고 싶었는데 말이 안 나왔다.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하더라. 자기가 힘들 때 대표님이 도와줬는데, 대표님이 힘들 때 못 도와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해인이는 다리도 다쳤는데 포닝을 켜겠다고 하더라. 저랑 엄마랑 울면서 안 된다고 말렸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뉴진스 멤버 중 한 명의 어머니와 나눈 문자를 공개했다. 그는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며 "뉴진스 탄생 배경도 알릴 수 있으면 알려달라고 하더라. 엄마가 제가 얼마나 불쌍하면 이런 얘기를 하겠냐. 엄마들한테도 저랑 안 해도 된다고 했다. 근데 하이브에 제 애새끼들을 놓고 나오는 게 너무 속상해서"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돈을 원했으면 내부고발 자체를 안 한다. 저는 가만히 있어도 천억 번다. 최소. 내가 미쳤다고 왜 내부고발을 해. 제 성격이 지랄맞다"면서 "은 게 보이면 다 얘기해야 한다. 못 견딘다. 밖에 거룩한 척 하지 마, 이게 그냥 제 성격이다"라며 솔직한 심경도 전했다.

한편 이날 하이브 측은 민 대표의 기자회견 후 "오늘 민희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내용은 사실이 아닌 내용이 너무나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다"라며 "민 대표는 시점을 뒤섞는 방식으로 논점을 호도하고, 특유의 굴절된 해석기제로 왜곡된 사실관계를 공적인 장소에서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날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 민 대표와 A 부대표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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