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가정집 지붕 뚫고 ‘쾅’…‘우주 쓰레기’ 어쩌나

KBS 지역국 2024. 4. 25. 20: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BS 대전] [앵커]

어려운 과학기사를 쉽게 풀어보는 '과학기사를 부탁해' 과·기·부 순섭니다.

'지구'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과학커뮤니케이터 이은지 님과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과학 기사 가져오셨습니까?

[답변]

최근 미국 플로리다의 한 가정집 지붕과 천장을 뚫고 정체불명의 금속 덩어리가 떨어졌는데요.

알고 보니 이 금속, 상공 400km 위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의 부품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언제 우리를 위협할지 모르는 '우주 쓰레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우주 쓰레기가 집으로 떨어진다.

상상만 해도 너무 무서운데요.

우리가 살면서 우주 쓰레기에 맞을 확률이 어느 정도 되나요?

[답변]

현재까지 집계된 우주 쓰레기와 전 세계 인구가 차지하는 면적의 비를 고려하여 계산하면 우주 쓰레기에 사람이 맞을 확률은 1조분의 1 정도입니다.

로또 1등 당첨 확률이 약 814만분의 1이니 이보다도 더 어려운 일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대부분의 우주 쓰레기가 지구로 재진입할 때 가열되는 현상으로 인해 소멸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운석에 맞을 확률이 3배 더 높다고 하니 아직은 안심하셔도 되겠습니다.

다만, 갈수록 우주 쓰레기의 양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미래에는 그 확률이 점점 높아질 전망입니다.

본격적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하기 시작한 1960년대부터 2000년까지 약 40년 동안은 불과 5백 개의 우주 쓰레기가 지구로 떨어졌는데요.

유럽우주국에 따르면 2022년에서 2023년, 2년 동안에만 약 4천 개의 우주 쓰레기가 지구에 떨어진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인공위성을 계속 쏘아 올리는 한 우주 쓰레기는 점점 늘어날 것입니다.

[앵커]

실제로 미국 가정집에 우주 쓰레기가 떨어졌지 않습니까?

점점 우리 삶을 위협하는 우주 쓰레기, 왜 지구로 떨어지는 건가요?

[답변]

지구 중력과 우주 쓰레기의 원심력 사이 균형이 깨졌기 때문입니다.

모든 물체는 중력 때문에 지구 중심 방향으로 떨어지는데요.

이때, 떨어지지 않는 방법이 있습니다.

지구 주위를 굉장히 빠른 속도로 돌아서 원심력을 키우면 됩니다.

이 속도가 느려지면 원심력이 약해지고, 결국 중력과의 균형이 깨져 지구 중심 방향으로 인공위성이 떨어지게 되는데요.

인공위성에도 수명이 있습니다.

필요한 만큼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기간이 곧 수명인데요.

고도 700km 정도에 있는 저궤도 위성의 궤도 수명은 평균 100년입니다.

이 기간이 다 되면 결국 속도가 줄어들고, 지구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죠.

[앵커]

인공위성의 수명이 다하기 전에 지구 바깥으로 더 멀리 보내거나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건가요?

[답변]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먼저, 인공위성을 고도 약 36,000km의 궤도로 올려보내는 것입니다.

이 궤도를 '무덤궤도'라고 하는데요.

무덤궤도로 간 인공위성들은 수천 년 넘게 궤도에 머무르게 되고, 서로 부딪힐 확률도 매우 낮아 우주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습니다.

이 무덤궤도보다 300km 정도 낮은 위치에 있는 정지궤도 위성의 경우, 무덤궤도에 올려보내는 것이 더 쉬운 폐기 방법이 됩니다.

반면, 저궤도 인공위성의 경우 무덤궤도까지 가기 너무 멀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 지구 대기권으로 끌어 내려 폐기합니다.

지구에도 인공위성의 무덤이 있는데요.

바로 '포인트 니모'라는 곳입니다.

남태평양 한가운데 망망대해에 있는 지점입니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인간 거주 구역은 대륙이 아닌 우주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일 정도로 인명피해 확률이 가장 낮은 바다입니다.

또, 이곳은 해양 생물도 다른 바다에 비해 적게 살기 때문에 계획하에 인공위성을 추락시킬 경우 모두 이곳을 목표로 재진입시키고 있습니다.

[앵커]

우주 쓰레기의 위협이 커지면서 세계 각국이 다양한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고요?

[답변]

우주 쓰레기 처리를 위한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요.

유럽우주국은 2026년에 쓰레기 수거 우주선을 발사할 예정입니다.

로봇 팔을 이용해 100kg 이상의 우주 쓰레기를 포획해 지구로 복귀하는 것이 목표이고요.

일본에서도 강력한 자석, 전도성 끈, 레이저 등을 활용해 우주 쓰레기를 대기권으로 진입시켜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는데요.

로봇 팔로 위성을 붙잡아 대기권으로 추락시키는 포획 위성을 개발해오는 2027년, 누리호에 실어 보낼 계획입니다.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우주 쓰레기 처리를 위한 규제 역시 필요한데요.

UN에서도 우주 쓰레기 경감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서 수명이 종료된 인공위성을 폐기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실정입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는 말이 있죠.

미래에 우주에 머물 우리,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우주 쓰레기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가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KBS 지역국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