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이것' 다 팔았어요"…순식간에 100만원 번 비결 [이슈+]

김영리 2024. 4. 2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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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금값에 소중량 금 인기
생활비 남겨 금 사는 2030
금은방서 "장사 안된다" 목소리도
젊은층 사이에서 순금 챌린지가 인기다. /사진=크리에이터 '렐사' 제공


"알아보는 일주일 새 브랜드마다 반지 가격이 10% 넘게 올랐더라고요. 결국 예산 초과라 종로에서 맞췄습니다."

최근 커플링을 새롭게 맞췄다는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이달 초에 있었던 기념일을 위해 지난달 말부터 금 커플링을 알아봤다"면서 "약 2주에 걸쳐 알아봤는데 그 사이에 반지 가격이 개당 60만원대에서 70만원대로 뛰었다"고 전했다. 이어 "금은방과 백화점 모두 언제 또 가격이 오를지 모른다는 분위기라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고 부연했다. 

안전 자산인 금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 중국의 공격적인 매집에 이어 이스라엘과 이란이 무력 충돌하는 등 지정학적 위험까지 겹치면서다. 지난 16일에는 금 한 돈 값이 45만원을 넘겨 2005년 금 거래소 개장 이래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25일 기준 금 시세는 환율이 오르면서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금 한 돈 가격은 38만4538원으로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던 2월 14일 대비 20%가량 오른 상태다.  

이러한 '역대급' 금 가격에 시민들의 '금테크(금+재테크)'에 대한 관심도 최고조에 달하는 분위기다. 집에 있던 금붙이를 긁어모아 고가에 판매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앞으로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콩알 크기의 금을 모으는 '순금 챌린지'족도 등장했다. 편의점 등 의외의 금 판매처도 생겨났다.

이 씨가 판매한 금 액세서리 매입 대장. /사진=독자 제공


경기 용인에 거주하는 60대 이모 씨는 최근 봄맞이 대청소를 하며 집에 있던 '자투리 금'을 남김없이 모아 금은방에 팔았다. 오래된 14k 액세서리, 선물로 받은 0.5g 순금 돼지 휴대폰 고리 등이었다. 지난 19일 기준으로 금은방에서 책정한 매입가는 111만원. 이 씨는 "순금이 아닌데도 생각보다 책정가가 높아 놀랐다"며 "이럴 거면 옛날에 금을 많이 사둘 걸 그랬다. 장기적으로 금값은 계속 오를 것 같아 순금으로 된 자녀의 돌 반지나 열쇠는 남겨뒀다"고 덧붙였다.

금은방을 운영하는 이들은 "요즘엔 매입이 일상"이라며 장사가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24일 경기 분당에서 20년 넘게 금은방을 운영하는 50대 A씨는 "내가 팔지만 금값이 비싸도 너무 비싸다"며 "금은방은 액세서리를 팔아 세공비로 먹고사는데, 금을 팔러 오는 사람만 많고 사는 사람이 없으니 수입이 많이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역 인근 한 쇼핑몰에 위치한 금 자판기. /사진=김영리 기자


고액 자산가의 투자 자산 정도로 여겨지던 실물형 순금을 향한 젊은 층의 관심도 포착됐다. 소중량 순금을 중심으로 수요가 높은데, 금은방이 아닌 편의점·자판기 형태로 소비된다는 점이 새롭다. GS25에 따르면 자판기를 통한 금 구매자의 52%가 2030세대다.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g 이하 저중량 골드바 판매량은 지난해 4분기 대비 68% 늘었다. 이날 편의점, 주요 역사를 돌아보니 0.5g, 1g 단위의 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었다. 지난 3월까지 GS25의 금 판매액은 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0%가량 뛰었다. CU도 이달 1일부터 한국조폐공사와 손잡고 카드형 골드바 10종을 선보였는데 1g 상품은 판매 시작 이틀 만에 동 났다.

온라인에선 한 달간 생활비를 아껴 남긴 돈을 1~3g 내외의 콩알 금으로 바꾸는 '순금 챌린지'가 인기다. 인스타그램에서 순금 챌린지를 하는 크리에이터 '렐사' 씨는 "순금 챌린지를 한 지 1년 정도 됐다"며 "매월 최소 1알씩 순금을 모으다 보니 성취감이 생겼다. 월말에 금을 살 계획을 짜다 보니 저절로 절약 습관도 잡혔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신탁부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금 관련 금융 거래가 활발한 편"이라며 "금 현물 거래는 인출 시 10%의 부가가치세가 붙지만 시세 차익에 관련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금 통장(골드 뱅킹)은 0.01g 단위의 비대면 소액 거래가 가능해 간편한 대신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며 "각 투자 방식에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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