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메라]사라진 미역·톳…사막화 되는 제주 앞바다

김승희 2024. 4. 2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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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의 명물인 오분자기가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미역도 해삼도 사라져 가는데요, 바닷물 온도가 올라 빠르게 사막화되고 있어서입니다. 

얼마나 심각한지 현장 카메라 김승희 기자가 바닷속으로 들어가봤습니다. 

[기자]
제주 바닷속이 사막처럼 변하면서 이곳에 서식하던 생물들도 씨가 말라가고 있습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모슬포항에서 배를 타고 15분, 해녀들이 물질을 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모슬포 바다 한가운데 도착했는데요.

해녀들과 함께 직접 바다 안을 살펴보겠습니다.

물 위에서 바닷속을 봐도 곳곳이 하얗게 된 걸 볼 수 있습니다.

취재팀이 해녀들을 따라 수심 7m 아래까지 내려가 봤습니다.

바위 구석구석을 살피고 돌을 들춰보지만, 매번 허탕입니다.

[고정순 / 해녀]
"감태 같은 것도 막 났는데 감태가 하나 없어. 소라, 전복, 해삼도 없고."

6년 전만 해도 푸른 해조류가 가득했던 서귀포 앞바다는 하얀 모래가 뒤덮인 사막처럼 변했습니다.

1시간가량 바닷속을 누볐지만 작은 소라 한 개와 미역뿐입니다.

[김순아 / 해녀]
"해삼만 잡아도 벌이가 괜찮았는데 어떤 때는 7~8kg도 잡고. 아예 지금은 없어요. 앞으로 5년 안에 다 끝장날 것 같아."

온난화로 제주 앞바다 수온이 계속 오르면서 석회질 성분의 조류가 번식하는 갯녹음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5년 전만 해도 약 50㎢였던 제주 지역의 갯녹음 면적은 지난해 65㎢로 늘었습니다.

제주 연안의 39%가 황폐화된 겁니다.

제주 특산품으로 이름을 날리던 오분자기도 더이상 제주산이 없습니다.

[제주 수산시장 상인]
"이거는 다 양식. 완도에서 오는 거. 오분자기라는 거는 씨가 말랐어, 제주도에."

제주 민속 음식점들도 쉽게 얻던 제주 해산물 밑반찬을 내놓지 못하게 됐습니다.

[식당 주인]
"미역 반찬 못하지, 콩나물만 하고. (예전에는) 공짜로 우리가 뜯어서 (바다) 나가서 했지."

실제로 제주 지역의 오분자기와 톳 채취량은 18년 새 각각 95%, 98% 줄었습니다.

뚜렷한 해법도 없습니다.

[정석근 / 제주대 해양과학대학 교수]
"이미 환경이 바뀌었는데. 인간이 이걸 무슨 다른 해조류로 바꾼다는 거는, 종을 원래 종으로 바꾼다는 건 불가능하고."

[양병규 / 제주해양수산연구원 연구사]
"앞으로는 좀 기르는 어업으로, 자연에서 채취하는 어업이 아니라. 우리가 어민들에게 소득원이 될 수 있는 그런 품목들을 개발하고…"

돌이킬 수 없는 지구 온난화의 역습, 제주 바다, 우리 식탁의 먹거리까지 바꿔놓았습니다.

현장카메라 김승희입니다.

PD: 김남준 장동하
작가: 전다정

김승희 기자 sooni@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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