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그만" 美 대학가 반전시위 격화… 여름까지 이어지나

이민경 2024. 4. 25.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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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 친이스라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대규모 공격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며 시위가 여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대규모 공격을 곧 단행할 것으로 보여 시위는 더 격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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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경찰 충돌… 긴장 고조
경찰, 뉴욕대 등서 수백명 연행
플로이드 사건 후 최대규모 번져
동부 넘어 중·서부까지 곳곳 확산
이스라엘 라파 공격 임박 관측
존슨 하원의장 컬럼비아대 방문
총장 사퇴 촉구… 정치권도 부심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 친이스라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추가적인 대규모 공격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시위가 여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8일 컬럼비아대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벌이던 학생 100여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연행된 뒤 불붙기 시작한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예일대, 뉴욕대 등 동부를 넘어 중부, 서부 지역 대학 곳곳으로 번지면서 한층 더 격렬해지는 양상이다.
연행되는 집회 참가자 미국 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반대하는 반전시위가 미 전역의 대학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24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오스틴의 텍사스 대학교에서 열린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오스틴=AP연합뉴스
시위대와 경찰 간 물리적 충돌도 잦아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선 학생들의 시위가 시작되자 기마대와 진압봉 등 진압 장비를 갖춘 경찰이 캠퍼스 난입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고 일부 학생은 경찰에 연행됐다. 뉴욕대에선 133명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버드대 학생 수백명은 학교 내 팔레스타인 지지 단체인 ‘팔레스타인 연대 위원회’ 활동을 학교가 중단시킨 데 대해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중 일부는 교내에 텐트를 치고 시위에 나섰다. 예일대에서도 지난 22일 시위대 48명이 텐트 농성 해산을 거부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현재 미국에서 번지고 있는 전쟁 반대 시위는 약 200일간 미 전역을 휩쓸었던 ‘조지 플로이드’(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 탓에 사망한 흑인 남성) 사건 시위 이후 최대 규모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치학자 제이 울펠더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이런 시위는 처음”이라며 “현재와 같은 시위 움직임이 여름 내내 계속 이어지고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뉴시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대규모 공격을 곧 단행할 것으로 보여 시위는 더 격화될 수 있다. 이스라엘 신문 하욤은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격이 임박했다고 전했으며, 한 이스라엘 국방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정부의 승인이 이뤄지는 즉시 작전에 돌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강경 발언도 시위대를 자극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국 대학가에서 번지고 있는 시위가 “반(反)유대적 흥분”이라 규정하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그는 “반유대주의 무리가 미국 주요 대학을 장악했다”며 “이런 현상은 (나치 집권기였던) 1930년대 독일 대학들에서 벌어진 상황을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움직임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요소다. 정치권이 시위에 개입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일각에선 11월 대선을 앞두고 사태가 더 복잡해지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학가 전쟁 반대 시위를 ‘폭동’이라 표현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날 컬럼비아대를 찾아 네마트 샤피크 총장이 시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시위가 억제되지 않고 위협과 협박이 멈추지 않는다면 주방위군 (투입이) 필요한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우리 캠퍼스를 떠나라”며 거세게 야유했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캠퍼스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대학 캠퍼스에서 표현의 자유와 토론, 차별이 없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보안 컨설팅 회사인 수판그룹의 연구책임자 콜린 클라크는 WSJ에 팔레스타인 내 민간인 사상자가 계속 발생하고 시위가 격화하면 미국 내 폭력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WSJ는 5월 초 학생들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대학을 떠나며 시위가 아닌 취업 등에 관심을 돌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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