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으로 재해석한, '못 말리는 프랑켄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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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없이도 풍부한 감정을 전달하는 덴 서사를 가득 채운 음악이 있었다. 그것도 ‘못 말리는’이란 제목을 품은 극에서 나오리란 생각지도 못한 클래식 음악.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연극원이 개원 30주년을 맞아 준비한 첫 번째 기념공연 ‘못 말리는 프랑켄슈타인’이 지난 24일 막을 올려 28일까지 닷새간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못 말리는 프랑켄슈타인’은 9년 전 레퍼토리 공연으로 무대에 올랐던 ‘프랑켄슈타인’의 무대 콘셉트를 유지한 채, CJ토월극장 무대의 특성을 반영해 재탄생 했다. 대사 없이 움직임으로만 이뤄지는 공연은 다양한 클래식 음악과 조명을 만나 갑작스레 뮤지컬의 한순간이 됐다가 돌연 콘서트장에 온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특별한 무대와 관객석 배치는 공연의 묘미다. 관객은 1,2부에 거쳐 박사의 관점을 담은 A무대, 몬스터의 관점을 담은 B무대를 번갈아 관람한다. 두 개로 나뉜 무대서 문을 사이에 두고 동시에 이뤄지는 공연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문 너머로 들렸던 다른 세상의 소리는 반대편 객석으로 옮겨 2부를 관람하는 관객들이 기억을 소환해 이야기의 흐름을 맞춰가는 단서가 된다.
대사가 없는 여백의 힘을 폭발시키는 건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극에 등장하는 클래식 음악이었다.
9년 전 ‘프랑켄슈타인’에 이어 ‘못 말리는 프랑켄슈타인’에도 참여한 조용경 음악감독은 “예술의 전당이라는 공연장에 관객이 거는 기대에 부응하면서도, 공연의 제목과 포스터가 주는 ‘못 말리는’ 느낌에 반전을 주고자 클래식을 선택했다”며 “클래식은 진지와 공포 어떤 순간에도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고 말했다.
조 감독이 작곡한 ‘마음의 눈으로’와 ‘Love Song Theme’은 아름다운 선율로 캐릭터들의 관계망을 보여주며 가슴 따뜻한 순간을 선사한다. 두 곡은 극 절정에 등장하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피아노 반주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관객들에게 감정적 요소를 전달하며 이 극이 비단 코미디극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녹여낸 드라마적 감동 포인트가 돋보인다.
‘마음의 눈으로’가 불리는 장면에서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아냈다. “눈먼 노인과 박사 분신들의 노래가 서로의 무대를 넘나들 때 관객이 양쪽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가사이기를 바랐다”는 조 감독은 “코믹한 연출에 진지한 가사를 더해 관객이 캐릭터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지점을 열어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원 무대인만큼 출연진과 음악, 조명의 치밀한 타이밍 조절도 중요한 요소였다. 조 감독은 “이번 경험을 통해 스태프가 힘들수록 좋은 극이 나온다는 걸 배웠다”며 “이번 무대에 이어 앞으로는 어떤 새로운 시도를 벌일지 고민된다”고 전했다.
끝으로 “한예종 30주년이라는 영예의 순간을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재미와 감동이 있는 ‘못 말리는 프랑켄슈타인'이 관람객에게 즐거운 경험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금유진 기자 newjean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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