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탈취? 의도도, 실행도 안 해”…하이브 “사실 아냐”

이정은 2024. 4. 2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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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그룹 뉴진스가 소속된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등 경영진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가운데, 민 대표가 직접 나서 경영권 탈취의 의도도, 실행도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민 대표는 오늘(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탈취를 위한 계획이나 실행도 전혀 한 적이 없다"며 반박에 나섰습니다. 하이브의 감사 착수 나흘 만에 공식석상에 선 겁니다.

■ "사적 대화를 경영권 탈취로 왜곡"…내부고발하자 감사?

민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하이브가 어도어 부대표 A 씨와 나눈 사적인 대화를 부분적으로 잘라 경영권 탈취로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카카오톡을 다 열어서 프레임을 만든 뒤 맞는 글귀만 붙이면 어떤 별개의 스토리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경영권 탈취에 대한) 의도도 없었고 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사담을 진지하게 포장해서 저를 매도하는 의도가 정말 궁금하다"면서 "저는 제가 하이브를 배신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저를 배신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민 대표는 자신과 걸그룹 뉴진스의 성과에 대해서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30년 만에 이런 실적을 낸 사람이 없었다"면서 "주주에게 도움이 되는 계열사 사장을 찍어누르는 게 배임이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민 대표의 법률 대리인인 이수균 변호사는 "어도어는 경영 상태도 매우 좋다. 그럼 (경영권 탈취 시도에 대해) 80% 주주가 가만히 있겠냐"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 그동안 반박하지 않아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또 "(하이브 측과) 주주 관계 재협상 중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민 대표의 내부 고발이 있었고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회견 중인 민희진 어도어 대표


어떤 내부 고발이 있었던 걸까? 민 대표는 '내부 고발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 내용을 말하면 하이브가 다칠 수 있다"며 "하이브가 반성했으면 좋겠어서 정신 차리라는 뜻으로 보냈다"고만 답했습니다.

다만 "저는 지금의 음반 시장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뉴진스를 시작했다. 꼼수 없이도 성공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하이브는 그 물을 흐렸다"고 주장했습니다.

■ "멀티 레이블은 허울뿐…방시혁 손 떼야"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 체제를 운영 중입니다. 하이브라는 업체 아래 레이블을 두고, 레이블에서 저마다 아티스트를 제작하는 시스템입니다. 각 레이블에서 개성 있는 아티스트를 키워낸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하이브는 2019년 쏘스뮤직을 시작으로 작은 기획사를 인수하거나 분사하는 방식으로 자회사를 12개까지 늘려왔고, 민 대표가 속한 어도어 역시 2021년 하이브가 자본금 160억 원을 투입해 독립시킨 자회사 중 하나입니다.

민 대표는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체제'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레이블마다 홍보 방법이나 인사 방법이 다를 수 있지만 그게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 그룹의 개성을 살리지 않을 거라면 멀티 레이블을 왜 했는지 묻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멀티 레이블 체제의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방시혁 의장이 손을 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최고 결정권자가 그냥 위에 떠 있어야지 레이블 간 자율적으로 경쟁하고 서로 건강하게 클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민 대표는 또 "운영에 대한 확실한 로드맵이 있으면 균형을 오너가 맞춰야 하고 카피가 나올 수 없다. 카피가 나오면 오너가 지적해야 한다"며 그룹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 의혹도 다지 저격했습니다.


■ "뉴진스, 예정대로 활동할 것…하이브가 홍보하는지 봐달라"

뉴진스는 오는 27일 신곡 '버블 검'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고, 다음 달 24일에는 새 싱글 앨범 '하우 스위트'를 발매할 예정입니다. 오는 6월에는 일본 도쿄 돔에서 대규모 팬 미팅도 계획 중입니다.

민 대표는 '뉴진스의 활동이 예정대로 되느냐'는 질문에는 "해야 한다. 왜 우리가 하이브 때문에 손해를 봐야하느냐"며 "하이브가 뉴진스를 제대로 홍보하는지 꼭 봐달라"고 말했습니다.

민 대표의 법률 대리인인 이수균 변호사도 "민 대표님의 생각은 활동에 지장을 줄 수 없다는 생각"이라며 "계획된 게 많고,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 하이브 "사실 아닌 내용 많아…민희진 사임해야"

하이브는 오늘 오후 공식 입장문을 내고 "민희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내용은 사실이 아닌 내용이 너무나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당사는 모든 주장에 대하여 증빙과 함께 반박할 수 있으나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일일이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며 "경영적으로 반드시 명확히 밝혀야 하는 사실에 대해서는 성실히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대화 제의가 없었다', '이메일 답변이 없었다'는 등의 거짓말을 중단하고 요청드린대로 정보자산을 반납하고 신속히 감사에 응해줄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라며 "이미 경영자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한 만큼 어도어의 정상적 경영을 위해 속히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습니다.

하이브는 앞서 오늘 오전 "민희진 대표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며 수사기관에 민 대표 등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추후 뉴진스 멤버들에 대한 심리적·정서적 케어(돌봄)와 성공적인 컴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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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279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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