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현장] '억울함 호소' 민희진, 경영권 탈취 의혹 강력 반박…하이브 떠날지는 "나도 몰라"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2024. 4. 2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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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사진=이승훈 기자

뉴진스가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하지만 하이브와의 결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방시혁 의장과 대화 의향을 보여 '불편한 동행'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법무법인 세종은 25일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어도어 경영권 탈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민희진은 하이브에서 제기한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해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박지원 CEO와의 메신저 대화 내용까지 공개하며 모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민희진은 SM엔터테인먼트의 퇴사와 하이브 입사 과정, 뉴진스의 멤버 선발 등에 대해 세세하게 언급하며 자신과 방시혁 의장, 박지원 CEO, 뉴진스 멤버와 그 부모들과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처음에는 순항하는 듯 했던 이들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하이브의 첫 걸그룹인 르세라핌의 데뷔부터다. 당시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의 첫 걸그룹은 민희진이 만든 그룹이 될 것이다'이라는 약속을 받았으나, 방시혁 의장과 박지원 CEO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민희진 대표는 격앙된 목소리로 "밖에서는 내가 하이브의 지원을 받고 편하게 일할 것이라고 하지만 전혀 아니다"라고 외치며,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또 민희진 대표의 말에 따르면, 하이브는 이미 뉴진스의 데뷔를 위해 준비를 진행하는 도중 사쿠라와 김채원을 영입하면서 갑자기 이들이 먼저 데뷔를 하고 자신이 준비중인 걸그룹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과 홍보조차 하지 못하게 막았다고 한다.

민희진 대표는 "먼저 여자친구의 해체에 내가 관여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건 전혀 아니다.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쏘스뮤직에서 연습생 중에는 데뷔를 할 수 있다고 판단된 연습생이 민지 밖에 없었다. 그 이후 오디션을 통해 멤버를 선발한 거다"라며 "(어도어에) 지금 뉴진스 외에 다른 연습생이 좀 있었다 이 친구들과 뭘 하려고 했으나, 그때부터 방시혁 의장과 이견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때 내 머리에는 이미 '어텐션'과 '하입보이'까지 다 구상이 돼있었는데, 그걸 방시혁 의장이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이게 (르세라핌 데뷔과정에서) 완전히 (관계가) 깨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이브는 정말 반성해야 한다. 어떻게 뻔뻔할 수가 있나. 박지원 CEO가 나를 보자고 해서 갔더니 쏘스뮤직 소성진 대표와 회의실에서 '하이브 첫 걸그룹은 쏘스뮤직에서 나가야할 것 같다'라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하더라. 그때 정말 욕설까지 할 정도로 강하게 항의 했다. 왜 내 이름 팔아서 '민희진 걸그룹'이라고 해놓고 약속을 깨느냐고, 뉴진스가 하이브 첫 걸그룹이라는 약속을 믿고 하이브에 들어왔는데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더 기가 막힌건 나에게 르세라핌 나오기전에 뉴진스 홍보하지 말라고 하더라. (르세라핌을) 민희진 걸그룹처럼 착각을 시켜야한다고 하더라"라고 강한 어조로 하이브를 비판했다.

다만 민희진 대표는 스스로 뽑은 뉴진스 멤버들을 생각해 결국 하이브를 나가지 않고 참았다고 덧붙였다.

민희진 대표는 "뉴진스 멤버의 한 부모는 '쏘스뮤직이었으면 안 들어왔다'고 할 정도였다. 부모님들 불만도 너무 많았고, 나도 너무 화가 나서 회사를 나가겠다고 했으나, 이런 상황에 내가 애들 버리고 퇴사를 하면 나까지 나쁜 년이 되지 않나. 그래서 참았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결국 뉴진스가 데뷔하고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는데에 성공했으나, 오히려 방시혁 의장과 민희진 대표의 관계는 악화일로였다.

민희진 대표는 "방시혁은 나와 결이 안 맞다. 그 주변에 바로 말하는 사람이 없다. 'OMG' 나오고 빌보드에 올라갔을 때 방시혁 의장이 나에게 메신저로 '즐거우세요?'라고 묻더라. 말하는 뉘앙스가 처음과 달라졌다. 그 다음부턴 뉴진스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했다. '전원 신인', '전원 10대'라는 단어도 보도자료에 넣지 말라고 압박을 하더라. 정말 이상한 일을 많이 당했다. 나는 하이브에 다니면서 마음 편한 날이 하루도 없었다. 매일 나를 비난하고 매도했다. '니들이 인간이냐?' 이 말을 정말 하고 싶다"라고 방시혁 의장과 박지원 CEO 등의 하이브 임원들을 비난했다.

더불어 민희진 대표는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과 하이브가 주장하는 '증거'들도 모두 허위라고 반박했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회사에 대한 불만으로 지인들과 푸념 섞인 사담을 나눈 것에 불과하며, 주식에 대해 물어 본 것은 주주간 계약관계에 불합리한 점이 있어 이를 조율하기 위해서 나온 의견이라는 것이다.

민희진, 사진=이승훈 기자

민희진 대표는 "방시혁 의장과 하이브의 운영에 이해가 되지 않은 점이 많아 내가 내부 고발을 한 게 있다. 그 이후 미운 털이 박혀서 나 죽이기를 시작했다"라며 "기밀 유지 조항때문에 정확한 내용은 밝히지 못하지만, 주주간 계약 내용에 불합리한 내용이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나는 평생을 하이브에 묶여 노예처럼 일해야 한다. 이를 고쳐달라고 요구한 거다. 내가 이런 쪽으로 지식이 많지 않아 박지원 CEO의 '나는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믿고 계약을 했는데 그 결과가 이렇다. 그런데 이를 다시 조율해 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우리들끼리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지 상상을 하며 나눈 대화를 잘라서 마치 작당모의를 한 것처럼 프레임을 씌운 거다. 상식적으로 20%의 지분으로 80%의 지분을 가진 하이브에게서 경영권을 탈취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그는 부대표의 '어도어를 빈껍데기로'의 문서나 외부 투자기관의 접촉 의혹 등에 관해서도 "단지 사담일 뿐이고, 투자회사 접촉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내가 접촉했다는 투자사 사람이 있으면 데리고 와 봐라. 난 만난 적 자체가 없다"라고 부인했다.

특히 기자회견 직전 하이브에서 배포한 '주술 경영'과 관련해서도 그는 "그 무속인은 내가 원래 부터 알고 지내는 지인이다. 지인인데 마침 직업이 무속인이었던 것이다. 나는 원래 점을 잘 안 본다. 오히려 자기들은 '어디가 잘보나?'라고 묻고 다닌다. 내가 정신과를 다닐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지인에게) 시원하고자 하소연을 한 것 뿐이다. '그 사람들'이 더 굿을 하고 점을 보러 갈거다. 원래 그런걸 안 하면 그런 생각도 안 한다"라고 일축했다.

민희진 대표는 "솔로몬의 아기같이 엄마가 진짜 자식이면 아이를 안 가른다. 하이브는 뉴진스를 아끼는 것 맞나? 곧 컴백인데, 어떻게 이때 감사를 하고 이런 사단을 일으키나? 내가 뭘 잘못했다고 급습을 하나? 내 법인카드 보면 야근 식대밖에 없다. 나는 재무제표도 다 깔 수 있다. 얼마나 야비하나? 내가 기자회견을 한다고 하니까 주술경영을 한다고 자료를 뿌린다. 나도 할 말은 해야 겠다"라며 비속어까지 섞어가며 격앙된 감정을 보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참하나 법무법인 이수균 변호사 역시 "일단 어도어는 재정상태가 너무 좋다. 경영권 찬탈은 처음부터 말이 안되는 내용이다"라고 경영권 찬탈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다만 민희진 대표는 스스로의 거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당장이라도 하이브를 떠나고 싶다가도 뉴진스를 생각하면 또 쉽사리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민희진 대표는 "뉴진스와 나의 관계는 여러분의 상상 이상이다. 서로 위로를 받는 사이다. 해린이가 원래 말이 없는 편인데 오밤 중에 영상 통화를 하더라. 말도 없는 애가 자기가 문자 보내고 싶었는데 말이 안 나온다고,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하더라. 자식키우는게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혜인이는 전화해서 20분 내내 울었다. 자기 힘들 때 도움 받았는데 나를 못 도와줘서 죄송하다고 울더라"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그는 "나는 경영권 탈취 그런 건 모른다. 그냥 뉴진스만 생각하면 같이 하고 싶다. 이게 이 아이들을 갖고 싶고, 데리고 나가고 싶다는 게 아니다. 전속계약 해지는 언급도 안했다. 피프티피프티 사례가 있는데 내가 왜 그런 위험하고 멍청한 짓을 하겠나?"라며 "하이브에게 묻고 싶은 건 '도쿄돔 공연이 바로 눈 앞인데 어떻게 이러는가?'다. 말이 안 된다. 내일 모레 뉴진스 콘텐츠가 나오는데 오늘 해명을 안 하면 다들 욕할 거 같아서 기자회견을 한 거다"라고 말했다.

이에 하이브를 떠나고 싶은 건지 남고 싶은 건지를 명확히 밝혀달라는 질문이 나왔으나 민희진 대표는 다시 "모른다. 솔직히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다는게 내 대답이다"라고 말을 아꼈다.

끝으로 그는 "나는 방시혁이 손을 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장이 나서서 뭔가를 주도하면 알아서 기는 사람이 생긴다. 그럼 다른 레이블이 잘 보이려고 이상한 짓을 또 한다. 인간 본성의 문제다. 그런 문제가 생기지 않으려면 최고 결정권자가 손을 떼야 한다. 아일릿의 카피를 문제를 삼은 건 그렇게 해서 유니크함을 잃으면 이 산업 모두가 죽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걸 밖에서 해도 열 받는데 안에서 그러니까 더 화가 나는 거다"라며 "나는 하이브에 있어도 된다. 그런데 그냥 나를 하고 싶은대로 내버려뒀으면 좋겠다. 르세라핌 데뷔 이후 방시혁 의장과 직접 대면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한 번도 없다. 지금이라도 만나서 이야기 하자면, 나는 당연히 나설 의향이 있다. 진실된 이야기를 하고 싶다"라고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민희진, 사진=이승훈 기자

한편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사이 하이브는 예고한 대로 어도어 민희진 대표, 신동훈 VP에 대해 25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용산서에 고발장 접수했다.

하이브는 내부감사를 통해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 하이브에 부정적 여론 형성 등을 모의했다는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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