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NOW 구독중] 책 읽으며 키워가는 문해력, 느리지만 가장 빠른 국어법

2024. 4. 2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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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강사 유튜버 '수아쌤'
수험생 대상 강의에 일반인 몰려
'효율' 아닌 대화·토의로 이해도 ↑
범위 없는 국어·눈높이교재 제작
자신의 이름을 따 '수아쌤' 채널을 운영 중인 '정수아 수능전문 국어학원' 정수아(오른쪽) 원장과 광운대 OTT 미디어 전공 이희대 교수가 디지털타임스 유튜브 스튜디오에서 '희대의 NOW 구독중'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 중이다. 문해력 향상을 위해 하루에 한자어 5개씩은 공부하자는 취지로 그녀가 만든 교재도 이번 인터뷰에 소개됐다. 박동욱 기자 fufus@dt.co.kr
정수아 원장은 4지 또는 5지 선다를 기술적으로 풀어내는 습관에 길든 학생들이 실제로 근원적인 내용의 이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소크라테스의 문답법, 유대인 하브루타식 학습법 등을 통해 서로 질문하고 답하며 새로운 지식을 체득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 나가는 공부 방법을 강의에 반영하고 있다. ['수아쌤'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익숙한 초코 과자의 브랜드에 쓰인 '情(정)'자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읽고 있는 세대들이 있음을 '수아쌤'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필자 또한 처음 알게 되었다. 실제 국어 강의현장에서 겪고 있는 일상이기에 학생들과 정수아 원장이 당연한 듯 이 에피소드를 나누는 짧은 영상이었지만 이를 접하는 시청자들에겐 적잖은 놀라움을 준다. ['오리온' 사이트 갈무리]
'수아쌤' 채널 정수아 원장의 쇼츠 콘텐츠는 강의 중 일부를 말 그대로 짧게 잘라서 올린 영상으로 화면은 그저 칠판과 분필, 그리고 그녀 혼자 학생들과 문답을 하는 간단한 구성이지만 '국어'가 왜 메타 과목인지를 느끼게 하는 교양 콘텐츠의 깊이와 특유의 텐션 덕분에 학생들뿐 아니라 많은 일반 유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수아쌤' 유튜브 채널 갈무리]

스마트폰 세대 수험생들 "국어가 제일 어려워"

문해력 이슈, 사회적 현상 넘어 소통 문화에 영향

수능 국어 교육 콘텐츠로 인기 얻은 '수아쌤' 채널

학생들 대상 강의 편집 숏츠 영상에 일반인도 몰려

사실상 범위 없는 수능 국어, 문해력 눈높이 교재 제작

시간 걸려도 묻고 답하는 대화법이 가장 좋은 공부법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들 사이에서 보석 같은 채널을 찾아 참 구독을 추천드리는 유튜브 '서평' 시리즈 '희대의 NOW 구독중'.

책보다 디지털 화면이 더 익숙한 시대다. 심지어 디지털에서도 정보를 찾을 때 포털에서 제공하는 사전이나 단어장보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의 동영상을 통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 또한 자연스러워지는 추세다. 반면, 디지털 기기, 특히 스마트폰으로 단시간에 정보를 찾는 능력은 폭풍 성장했지만 해당 정보가 사실인지, 응용 방법은 무엇일지 맥락을 이해하기 전에 흡수만 하다 보니 문제를 스스로 찾고 해결하거나 비판하는 능력, 즉 문해력(文解力)이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 또한 현실이 되고 있다. '단순히 글이나 문자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넘어서, 이를 통해 개인적이거나 사회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포함하는 말이 문해력이라 할 때 이 문제는 단순히 현상으로만 지켜볼 수준을 넘고 있다.

몇 해 전 화제가 되었던 교육방송의 6부작 다큐 프로그램 <당신의 문해력>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가제(임시로 붙인 제목)'란 단어의 뜻을 몰라서 '로브스터(갑각류 가재)'라고 답하는 장면 등이 방영되어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준 바 있다. 방송에 등장한 학생들은 영어 단어를 외울 때도 한국어 뜻을 몰라서 이를 먼저 찾아봐야 했다. 공직사회에서도 한자가 많이 포함된 행정용어를 두고 유사 이슈들이 있다고 한다. 언론에 소개되었던 한 고위 공직자는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해 맺는 계약을 뜻하는 '수의계약'의 어원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직원이 상당수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고 전한 바 있다. '수의'라는 표현이 '隨(따를 수), 意(뜻의)'로 '(자기) 뜻에 따라' 선택한다는 뜻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아는 공무원이 많지 않다는 것.

'학력고사'에서 '수학능력시험'으로 대입 제도가 개편되던 1994년부터 한문은 필수에서 선택과목이 되었고, 2005년 제정된 국어기본법에서 한글을 우리나라 고유문자로 정해 공공기관 문서를 한글로 작성하도록 하면서 이 시기 교육을 받은 MZ세대들의 언어생활에서 한자 혼용은 오히려 어색할 정도가 됐다. 반면,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단어 약 51만개 중 한자어가 58.5%다. 고유어는 25.5%로 한자어의 절반 이하다. 이 지표는 한글만으로 한국어를 온전히 표기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려주는 셈인데 글도 아닌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정보를 취하는 현시대, 우리 '국어'임에도 상호 간 제대로 의미 전달이 되지 않는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민의 의무교육과정 과목 중 하나임은 물론 초중고, 대학과 사회생활 전반에서 당연한 듯 말하고 듣고 쓰는 우리말, 국어가 한글 전용 세대들에게는 '문해력'이라는 능력 차를 가르는 중요 학문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24학년도 수능을 치룬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방송의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체감 난이도가 높은 과목으로 '국어'가 꼽혔다. 책보다는 스마트폰, 글보다는 동영상을 선호하는 이들의 콘텐츠 이용행태는 앞으로도 더 확산될 것이 분명한 가운데 보통의 의사소통 기능, 맞춤법 정도가 아닌 '문해력'을 갖출 수 있는 '국어'는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혹은 어떻게 교육되고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정답은 없겠지만 무겁다며 무거울 이 질문에 나름의 방식으로 성실하게 대안을 찾고 있는 국어 강사이자 크리에이터 '수아쌤' 채널의 정수아 원장을 '희대의 NOW 구독중'이 만난 이유다. 그녀의 채널에서 운영 중인 쇼츠 콘텐츠를 한 번이라도 시청한 독자분이라면 이 나름의 방식이 무엇인지 금방 공감하실 거라 확신한다.

정 원장을 만나 제일 먼저 묻고 싶었던 것은 그녀가 운영하는 학원의 이름 그 자체였다. 수능 전문 국어학원이라니. 학원가로 유명한 동네, 대치동에 위치한 이 학원이 정말 '국어' 한 과목만, 그것도 내신 교육은 다루지 않고 수능만 중점으로 가르치는 것이 맞냐는 것이었다. 언뜻 생각해도 찾아올 학생이 많지 않을 것 같은 너무 폭이 좁은 커리큘럼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녀의 답을 들으니 이 예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수능 국어만 가르치는 그것도 심지어 일주일에 목, 토, 일 3일, 3시간씩만 강의가 있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한 국어 전문 학원인 것은 맞았고 그렇기에 찾는 학생이 적지 않을까란 상상은 기우였다.

정 원장의 채널 '수아쌤'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국어'는 단순히 한 과목으로만 정의하기 어려운, 다른 과목을 공부하기 위해 기본이 되는 메타 과목인 때문에 사실상 그녀의 수업은 경제학, 과학, 철학, 기술, 예술 전 분야를 다루고 있다. 말 그대로 '국어'로 듣고, 쓰고, 말하는 능력이 기본이 되어야 다른 과목 또한 이해하고 추론하고 응용할 수 있는데 당연한 듯한 이 능력, 문해력을 갖춘 학생들이 적다 보니 이 기본 '국어'만을 배우기 위해서만 이 학원을 찾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현실이란다. 다만, 그녀의 강의를 처음 접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당장 수능이, 내신 시험이 낼모레인데 경제, 과학, 철학 같은 너른 분야를 그것도 책을 미리 읽어와야 하는 수업 방식에 일명 찍어주기 비법을 기대하며 학원을 선택했던 것과 달라 불만을 산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럼 에도 정 원장은 뚝심 있게 이 방식을 고수했고 잘 따라와 준 제자들은 국어뿐 아니라 다른 과목까지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는 것을 실감하며 문해력 기본기의 중요성에 함께 공감하게 된다는 것.

사실 필자가 이 채널의 구독자가 되도록 이끈 콘텐츠는 "초코파이 박스에 초코파이가 몇 개?"라는 제목의 쇼츠였다. '푸를 청(靑)' 자에 '물 수(水)' 변을 더하면 '맑을 청(淸)'이 되고, '마음 심(心)' 변을 더하면 '뜻 정(情)' 되는데, 이 정(情)자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익숙한 초코파이 브랜드명이다. 그런데 이 브랜드 로고 '情(정)'을 마치 상형문자처럼, 보이는 그대로 읽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 "아홉". 어떠신가. 로고를 다시 본 후엔 이들 한글 전용 세대에겐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생각은 드실 것 같다. 이외에도 수아쌤의 인터뷰에서는 유사 사례가 술술 나온다.

그 시대의 풍습이나 유행을 따르는 말이란 뜻으로 '때 시(時)' 자와 '몸 체(體)' 자를 쓰는 한자어 '시체(時體)'에서 온 '시쳇말'을 '죽은 사람의 몸'으로 이해해 시체가 어떻게 말을 한다는 것인가 묻거나, 맥락은 이해하지 못하면서 객관식 답만 찍는 방식에 익숙한 학생에게 답을 한 이유를 물었더니 끼워 맞추기식 답변이 이어져 너무 '사후(事後)'적 설명이 아니냐는 조언에 '죽은 후에 어떻게 설명을 하나'는 반문이 있다거나, 이팔(二八)청춘을 열여섯 살의 꽃다운 청춘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팔(八)자가 둘이라 '팔팔하다'로 알아듣는 등 정말 다수라고 한다. 이 정도면 세대 차이가 사회 문화적 차이가 아니라 아예 대화 자체가 서로 어려운 국면에 이를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다.

그녀는 당장 국어 이해와 활용의 수준이 이렇게 되면 다른 과목들도 사실상 실제 내용을 파악하거나 추론을 통해 사고하기보다는 4지, 5지 선다를 기술적으로 풀어내는 접근에 익숙해져서 점차 문해력은 더욱 떨어지고 수능 전반이 시간 투자 대비 향상 가능성이 낮아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한자 공부 교재도 따로 만들어서 마치 영 단어 외우듯 하루 5개씩 공부해오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국어 중 한자어가 거의 60%이니 이를 모르고 국어 시험 또는 타 과목 시험을 치르는 것은 전체 지문 중 일부만 알고 문제를 푸는 격이라 그 결과는 당연할 수밖에 없다는 것.

게다가 수능이 역사를 거듭해오며 같은 문제가 아닌 다른 문제들로 출제가 이어져 오다 보니 거의 웬만한 지문은 지난 십수 년간 대부분 기출 문제에 활용된 덕에 현재 수능 국어의 출제 수준은 사실상 대학 초년생 원서 정도까지 지문의 범위가 확대되었다고 한다. 사실상 범위가 없는 셈이다. 그런데 시쳇말, 사후적, 이팔청춘을 모르는 이들 MZ, 알파세대들이 국어 성적을 단번에 올리는 것은 그 어떤 과목보다 어려운 게 현실인 것이다. 수험생들의 설문조사에서 '국어'가 제일 어렵게 느껴지는 과목으로 꼽힌 것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국·영·수 중에 국어는 집 팔아도 성적 못 올린다'라는 볼멘소리가 있는 것도 다 이런 배경이다. 정 원장이 문학, 고전은 물론 경제학, 과학, 철학, 기술, 예술 전 분야를, 그것도 책을 통해 국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전개되는 정수아 원장의 강의를 학생들만이 아닌 일반 시청 층들도 많이 찾는다는 것이다. '수아쌤' 채널 쇼츠 콘텐츠들의 인기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수백만 조회를 훌쩍 넘는 쇼츠들이 많은데 당연히 콘텐츠의 대상은 강의실에 있는 수험생들이지만 이 내용을 그 외 시청자들도 많이 시청한다는 것은 문해력, 교양, 그리고 국어에 대한 요즘 어른들의 관심과 수요를 반영한 것으로도 읽힌다. 언제 저런 내용을 배웠었나 기억을 더듬거나 몰랐던 사실을 다시 알게 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배움에 사실 나이가 중요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정 원장이 인터뷰 때 잠시 인용했던 고사성어 '백락상마(伯樂相馬)'의 경우도 실은 필자도 금방 알아듣지 못했다. 학원 개원 초기, 열심히 좋은 강의를 준비했지만 이를 알아주는 학생과 학부모가 없던 때를 회상하며 이 고사성어를 들어 설명했는데 천리마가 있어도 이를 알아보는 안목 있는 사람, 즉 '백락'같은 명인이 있어야 가려낼 수 있음을 빗댄 것이었다. 그런데 이 '백락'의 역할을 결과적으로는 유튜브가 해 준 셈이 됐다. '수아샘' 채널의 강의 영상을 본 학부모들이 직접 학원에 문의를 하기도하고 자녀들에게 가보라고 독려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강의가 없는 다른 요일 4일은 학원이 안 돌아가는 것 아닌지, 그때는 학원이 쉬는 것인지 물었다. 아니란다. 사실상 범위가 없는 수능 국어, 그리고 한자어에 익숙하지 않아 문맥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한 눈높이용 교재를 연구진들과 지속해서 만들고 보완한다. 굳이 그렇게까지 필요한 이유는 주에 3번 진행되는 강의가, 그저 듣고 필기하고 숙제를 내는 일방적인 방식이 아니라 문답과 토론 방식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즉, 대화로 진행된다는 것. 소크라테스의 산파술, 유대인들의 하부루타 교육방식을 그녀는 고수한다. 4지, 5지 선다에 익숙해져 내용 파악보다 찍기 신공에 의존하는 이들에게, 특히나 질문이 무슨 죄 인양 눈치부터 보는 우리 학생들에게 수업 전반을 대화 형태로 진행하는 것은 사실 현시대에 오히려 모험적인 시도일 수 있다. 당장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 또 학부모 입장에서 이는 당장 효율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원장의 뚝심과 정성은 통하고 있다. 메타 과목 국어를 못하면서 다른 과목은 잘 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한편으로는 이 메타 과목을 제대로 공부하게 되면 다른 과목들도 동시에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은 상식이다. 배운 것을 대화와 토의, 토론을 통해 다른 이에게 전달하고 듣고 논리를 통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지식과 정보가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있음은 당연하다. 다만, '효율'이라는 전제로 이를 후 순위에 둔 종래의 수업 방식이 익숙했을 뿐. 3시간여를 열띤 대화 속에 경제학, 과학, 철학, 기술, 예술을 다루면 강의가 끝날 때쯤 학생들은 거의 녹초가 된다고 한다. 평소 안 해봤던 경험이니 지치는 것이 당연한데, 다른 모습이 있다면 진정한 '앎'에 대한 기쁨이랄까, 옅은 홍조에 미소를 띠며 강의실을 나서는 학생들의 충만한 얼굴을 볼 때 교육자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더더욱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내용 선정과 교재를 준비하는 일이 어쩌면 강의만큼이나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명 정수아 표 국어 교과서가 매주 발간되는 셈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탄생한 콘텐츠들이니, 짧은 영상이지만 구독자들도 그 깊이를 알아보고 그녀의 채널을 찾아 교양을 쌓아가고 있는 것.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고, 노력과 정성, 그리고 좋아서 하는 일이라 좋은 결과도 따르는 것일 듯.

여하간 현시대 편안한 과목이 아닌, 어려운 과목이 되어버린 이 국어를 아이들에게 잘 가르치는 방법론은 부모들에게도 난제가 된 상황이라 어떤 방안을 추천할지 그녀에게 물었다. 정 원장은 답은 물론 '책' 읽는 습관인데 이를 위해서 도서관을 활용할 것을 추천했다. 일단 도서관에 자주 방문해서 도서관이 무언가 지루하고 딱딱한 곳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휴식하며 놀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제안했다. 단, 굳이 학년에 맞는 필독서 같은 것을 권유하지도 말고 자녀가 마음대로 아무 칸에서 어떤 책을 뽑아 보더라도 그대로 지켜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국어 공부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 도서관 말고 요새는 일반 가정에서 책장을 구경하는 것도 낯설 정도이니 책 읽는 습관을 집에서 기른다는 것은 바램일 뿐일 것이다. 게다가 부모들도 책을 잘 읽지 않는 것이 현실이니 도서관 투어는 현명한 대안이다.

소크라테스는 광장에서, 거리에서, 지위나 재산, 나이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토론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듣고 또다시 질문을 던졌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무지를 깨닫게 했다.

"나는 스스로 진리를 낳지는 못하지만, 다른 사람이 진리를 낳는 것을 도울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에게 직접 지혜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스스로 지혜를 얻도록 도왔다.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 옆에서 도와주는 산파의 역할, 스스로 지혜를 터득하도록 도와주는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이 산파술로 불리는 이유다. 또한, 세계인구 0.2%의 유대인이 노벨상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비결로 불리는 유대인들의 교육방식, 하부루타도 질문과 대화, 토론이 중심이다. 주입식 암기가 아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이 교수법들을 생성형 AI가 등장한 이 시대에 오히려 주목해야 할 이유는 오히려 변화의 속도 때문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는 더 이상 고정된 지식이 없다. 그래서 지식을 배우는 것보다는 지식이 아닌 문제 해결 능력을 가르치는 것, 배우는 방법을 배우게 하는 것이 필요할 때이다. 배우는 방법은 바로 질문이다. 전통적인 교육이 이미 만들어진 지식을 그대로 배우게 하는 것이었다면 새로운 방식은 학생들이 지식에 대해 매번 질문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방식은 소크라테스의 산파술, 유대인들의 하부루타를 기반으로 한다. 질문하면서 지혜를 스스로 깨닫게 하는 이 대화법들은 스마트폰을 손에 쥔 21세기 현대인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짧은 쇼츠 영상임에도 정수아 원장의 국어 이야기 콘텐츠가 눈과 귀를 끄는 이유를 일 방향적인 지식전달이 아니라 보는 이들이 주제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근거를 함께 묻고 대화하는 그녀의 수업 방식에서 찾아본다. 그리고 누군가 자신이 공유한 지식을 보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공동체의 일원으로 의미 있는 몫을 한 것 같아 그 자체로 기쁘다며 오늘도 수많은 책들에 파묻혀 강의와 교재를 준비 중인 유쾌한, 천상 선생님 정수아 원장과의 지면에서 못 담은 이야기는 곧 공개될 '희대의 NOW 구독중' 유튜브에서 살펴보시기 바라며 현시대 우리말 교육에 대한 고찰과 만남은 한 줄 서평으로 대신한다.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 들 사이에서 보석 같은 채널, 보석 같은 콘텐츠와 인물까지 찾아 참 구독을 추천 드리는 '희대의 NOW 구독중' 한 줄 서평.

"묻고 대화하는 산파술과 하부루타, AI 시대에도 공부 잘 하는 진짜 비법~" 1인 미디어 생태계 곳곳을 누비는 '희대의 NOW 구독중'. 다음은 또 어떤 채널, 어떤 인물들과 만날지 기다려 주시기 바란다.이희대 광운대 OTT미디어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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