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최대 10% `선도지구`로… 분당·일산 4곳 전망
도시별 최소 2곳이상 지정될 듯
주민동의율 고려 매년 선정키로
정부가 5개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별로 주택 수(주택 재고)의 5~10%를 선도지구로 지정하기로 했다. 총주택 수가 9만7600가구인 분당의 경우 4400~9700가구가 선도지구 지정 물량이 되는 것이다. 통합 재건축 규모에 따라 신도시별로 최소 2개에서 많으면 4곳이 선도지구로 지정될 전망이다. 선도지구 재건축 규모는 총 3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선도지구는 정비사업이 우선 시작되는 곳으로, 2027년 첫 착공, 2030년 첫 입주를 목표로 추진된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7일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을 가장 먼저 진행하는 선도지구 지정 계획을 밝힌다고 전했다. 최병길 국토부 도시정비기획준비단장은 "지역별 주택공급 여건, 이주단지 공급계획 등을 고려해 전세시장 불안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여러 개의 선도지구를 지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신도시별 정비 대상 물량의 5∼10% 수준에서 선도지구를 지정하는 것을 지방자치단체와 협의 중이다. 국토부는 그간 1기 신도시별로 최소 1개 이상의 선도지구를 지정한다는 방침을 밝혀왔는데, 선도지구 물량을 단지 수가 아닌 세대 수로 구체화한 것이다. 1기 신도시의 통합 재건축 추진 규모가 최대 7769가구(분당 서현동 시범단지)에서 600가구 수준까지 제각각이라 단지 수가 아닌 가구 수로 재건축 물량을 조정하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총주택 수가 6만9000가구인 일산에서는 3150~6900가구, 중동·평촌·산본이 각각 2000~4000가구 수준이다. 최병길 단장은 "도시별로 다 (재고 주택의) 10%로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대략 2만~3만호 범위에서 대상 규모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다음 달 중순께 1기 신도시 지자체별 선도지구 선정 규모와 선정 기준을 공개할 예정이다. 선도지구 지정 주체는 지자체이므로 국토부는 각 지자체가 여건에 맞춰 활용할 수 있도록 선정 기준 표준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선도지구 지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 동의율이다. 가구당 주차장 대수, 주민 불편 정도, 통합 정비 규모 등도 고려 항목이다.
최근 분당 등 일부 지역에선 선도지구에 들기 위한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최 단장은 "선도지구는 매년 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 선도지구가 안 되면 영원히 재건축 안 된다'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대한 많이 선정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따라 정부는 통합 재건축을 할 때만 안전진단을 면제하고 법적 상한 용적률을 150%까지 상향(제3종일반주거지역 기준 300→450%)하며, 용도지역을 변경하는 혜택을 줄 방침이다.
국토부는 통합 재건축을 하면 사업 규모 확대에 따른 공사 비용 감소로 단독 재건축과 비교해 사업비 11%가 절감된다는 국토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를 소개하며 통합 재건축 유도에 나섰다. 학교 등의 시설을 재배치할 경우 정비계획을 유연하게 짤 수 있어 실현 용적률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상주 국토부 국토도시실장은 "통합 재건축 본연의 장점에 특별법의 특례가 더해지면 기존에 사업성이 서로 다른 단지도 통합 재건축에 참여할 유인이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법정 기구인 '노후계획도시정비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위원회는 국토부가 세우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기본방침을 수립·변경하고 지자체가 세우는 정비 기본계획을 심의하는 법정 기구다. 국토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김호철 단국대 교수 등 민간위원 16명과 정부위원 13명 등 30명으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지원기구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국토정보공사(LX), 한국부동산원, 국토연구원, 한국교통연구원, 한국법제연구원 7곳을 지정했다.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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