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성모병원 “토요일 외래진료 중단”…대학병원 진료 축소 ‘비상’

박귀빈 기자 2024. 4. 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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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매주… 진료 중단 선언
지역 대학병원들도 축소 움직임
정부의 의대 증원 등 정책 강행에 반발하는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이 주 1회 휴진에 돌입하기로 한 가운데 25일 인천 부평구 인천성모병원을 찾은 방문객이 내달 주 1회 휴진을 알리는 전광판 안내문을 바라보고 있다. 조병석기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이 교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로 다음달부터 매주 토요일 외래진료를 중단한다. 여기에 인천지역 다른 대학병원들도 외래진료 축소 등에 나서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보건 당국 등에 따르면 인천성모병원은 이날 병원 내부 스크린 등에 다음달 4일부터 매주 토요일 외래진료를 하지 않는 한시적 중단 안내를 공지했다.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회가 26일 인천성모병원 교수 220명 등 전국 부속 8개 병원 교수들이 사직서를 낸다고 발표하자, 인천성모병원은 진료 공백 등을 우려해 이 같이 결정했다.

인천성모병원 관계자는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바로 병원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일부는 아예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표해 대비하는 차원에 (토요일)외래 진료 중단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비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천대 길병원과 인하대병원 등 인천의 다른 대학병원들도 진료과별로 외래진료 축소 등에 나서고 있다. 교수들은 1주일에 3~4차례 있던 외래진료를 1~2번으로 줄이는 등 평균 20% 가까이 외래진료가 감소했다. 특히 입원환자나 중증환자가 많은 필수의료과 교수들은 당직에 따른 피로 회복을 위해 외래 진료 및 수술을 절반 가까이 줄이고 있다.

현재 길병원 교수들은 개인별로 사직서 제출을 하고 있다. 인하대 교수는 지난달 203명 중 66명(32.5%)이 사직서 제출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길병원의 한 교수는 “젊은 의사 3~4명이 이미 사직서를 냈는데 수리가 안되고 있다”며 “병원에서는 대책을 마련할테니 좀 참아보라고 뜯어말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더는 지쳐서 못하겠다는 의사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단기간에 끝나는 일도 아니라 결국 사직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3시께 신장 투석으로 8년째 병원을 다니고 있는 A씨(72)는 인천성모병원의 안내 스크린에 뜬 ‘토요일 외래진료 한시적 중단 안내’를 보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A씨는 “격일로 병원을 오는데 점점 상황이 심각해지는 것 같다”며 “결국 외래 진료까지 중단한다고 하니, 앞으로 정상적으로 치료나 받을 수 있을지 너무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천성모병원을 찾은 B씨(65)는 “큰 대학병원이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믿고 오는 건데, 혹시라도 진료가 밀리거나 못 받을까봐 불안하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일주일에 1일 쉬는 것이지만, 문제 해결이 안되면 중단하는 날이 더 늘어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하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파업 사태 전보다 20% 정도 외래진료 등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까지 교수들이 잘 버텨주고는 있다”며 “앞으로의 상황을 대비해 대책 마련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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