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은행 기업여신 `빨간불`… 털어내도 쌓여가는 연체율

김경렬 2024. 4. 2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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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기업 영업이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체로 인한 시중은행의 대출채권 부실이 중소기업 중심으로 늘고 있다"면서 "4대 시중은행의 기업여신 건전성이 악화됐다는 것은 여타 업권이 더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는 의미로도 분석된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한계기업들이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를 찾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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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채권 손상금액, 중기에 집중
'제한적 신용등급 이하' 불량도 쑥
2월말 연체율, 중기 0.1%p 오를때
대기업 0.06%p ↑… 건전성 악화
<연합뉴스>

은행의 기업 영업이 어려워지고 있다. 대기업은 그나마 괜찮지만 중소·중견기업을 상대로 한 영업은 한계 상황에 부딪히고 있다. 고금리·고환율·고유가 등 3고(高)에 기업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여신에 대한 신용위험(별도 기준)이 일제히 커졌다. 중소기업 대출채권 등 금융자산 신용건전성도 떨어졌다. 기업과 거래 창구를 열어두고도 기업 대표이사(CEO)에게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기 어려운 것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기업여신(상각후원가 측정 대출채권 기준) 중 회복할 수 없는 손실로 손상을 인식한 금액은 작년 말 기준 7932억원이다. 전년대비 3857억원 늘었다. 특히 내부등급상 BBB~BB급 기업여신은 총 67조원. 이중 전체기간 기준 손상으로 인식한 규모는 22억원, 손상을 인식하지 않은 규모는 10조원을 넘는다.

신한은행을 살펴보면 기업 대출채권 가운데 중소기업 물량이 두 배 이상이다. 작년 말 기준 기대신용손실 금액은 대기업 43조원, 중소기업 107조원에 달했다. 손상으로 잡은 금액은 대기업 555억원, 중소기업 4255억원이다. 위험이 중소기업에 집중된 것이다. 전년 대비 대기업 손상액은 114억원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은 219억원 늘었다.

하나은행은 기업대출 부도율 책정 기준을 다소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손상된 대출채권이 늘었다. 지난해 기업대출 등급3 기준은 '부도율 13.87% 초과~100%'로 정했다. 지난 2022년(부도율 12.83% 초과~100%) 대비 하단을 1%포인트(p) 이상 높인 것이다. 같은 기간 소호(SOHO, 소규모 자영업자) 등급3은 '부도율 27.43% 초과~100%'에서 '부도율 41.35% 초과~100%'로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급3 중 신용손상을 인식한 채권은 7685억원에 달했다. 1년 새 2333억원 불어난 액수다.

우리은행의 경우 중소기업의 부실우려 지표인 '제한적 신용등급 이하' 물량이 증가했다. 작년 말 기준 6조8352억원으로 2022년 말(5조9506억원)에 비해 8846억원 늘었다. 제한적 신용등급 이하는 기업 BBB-~C, 소매 7~10등급으로 위험한 등급 지표다.

시중은행의 이같은 부실 수준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0.51%로 집계됐다. 전월 말(0.45%) 대비 0.06%p 올랐다. 2월 연체율은 지난 2019년 5월(0.51%)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2월 말 기준 0.59%로 전월 말(0.50%) 대비 0.09%p 상승했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0.70%)은 0.10%p, 대기업대출 연체율(0.18%) 역시 0.06%p 각각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체로 인한 시중은행의 대출채권 부실이 중소기업 중심으로 늘고 있다"면서 "4대 시중은행의 기업여신 건전성이 악화됐다는 것은 여타 업권이 더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는 의미로도 분석된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한계기업들이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를 찾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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