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태 HUG 사장, 전세사기 '최대 적자' 위기

정영희 기자 2024. 4. 25. 17: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례 없는 재무 건전성 악화로 휘청이고 있다.

조직적 전세사기가 HUG의 대위변제금으로 곳간이 빠른 속도로 바닥을 보이는 모습이다.

HUG가 지난해 대위변제 요청을 받아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지급한 돈은 전년(9241억원) 대비 4배 수준인 3조554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유 사장은 보증사고로 위기를 맞은 HUG 유동성 확보와 재정건전성 강화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CEO포커스] 대위변제 대비 회수금 비율 15%대로 하락
유병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사진=뉴시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례 없는 재무 건전성 악화로 휘청이고 있다. 조직적 전세사기가 HUG의 대위변제금으로 곳간이 빠른 속도로 바닥을 보이는 모습이다.

제31기 결산 공고에 따르면 지난해 HUG의 당기순손실은 3조8598억원으로 전년(-4087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1993년 창립 이후 가장 큰 손실이다. 실적 악화의 원인은 보증사고가 지목된다. 지난해 전세 사기와 역전세 여파로 제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늘었기 때문.

HUG가 지난해 대위변제 요청을 받아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지급한 돈은 전년(9241억원) 대비 4배 수준인 3조5540억원에 달했다. 빌라 기피 현상이 심해지며 채권 추심이나 경매 등을 통해 이를 다시 회수한 비율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위변제 금액 대비 회수금은 2019년 58%에서 2022년 24%로 지난해 7월 기준 15%까지 떨어졌다.

대위변제액 회수에는 통상 2~3년이 소요된다. 문제의 부동산 매각을 진행하더라도 피해 금액의 100%가 아닌 평균 70~80% 정도만 회수가 가능하다. 최근 부동산 침체로 거래가 부진해 HUG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설상가상 전셋값이 급등했던 2022년 상반기 체결한 다수의 계약 만기가 돌아오며 긴장감이 높아졌다.

취임 만 1년을 눈앞에 둔 유병태 사장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유 사장은 보증사고로 위기를 맞은 HUG 유동성 확보와 재정건전성 강화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2022년 10월 전임 사장 사퇴 후 약 8개월간 공석이던 수장 자리를 채운 데다 각종 보증기능의 급격한 확대로 다양한 리스크가 부상하던 때였기에 어깨는 더욱 무거웠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유 사장은 "예상보다 손실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재무건전성 회복에 촉각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2~3월 한국도로공사 주식의 현물출자 등으로 5조원에 가까운 자본을 확충하며 급한 불을 껐다.

HUG는 지난 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국토교통부 장관의 승인을 받은 후 최대 21조원의 채권 발행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대위변제액 회수를 위해 향후 최소 3년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 수혈을 위해서다.

정부는 HUG의 자본금 확충을 지원하기 위해 수조원대 현금출자에 나섰다. 지난 2월 최대주주 국토부(지분율 70.25%)를 대상으로 4조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한 바 있다. 법정 자본금을 현행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보증 한도를 자기자본의 70배에서 90배까지 확대하는 '주택도시기금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실적뿐 아니라 직원 민심도 신경써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곧 도래한다. HUG는 지난해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했다는 사유로 경영평가 'D(미흡) 등급'을 받았다. D 등급을 받은 공공기관 직원들은 성과급을 수령하지 못한다. 올해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하면 내부 분위기마저 수습해야 할 전망이다.

설상가상 기획재정부의 2023년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도 '미흡' 등급을 받았다. 해당 조사 결과는 경영평가에 반영된다. 보증사고 증가로 직원들의 업무가 가중된 탓에 취업 선호도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 채용 경쟁률은 34.9 대 1로 4년 만에 5분의 1토막 났다.

HUG는 이달 유동성 지원을 전략과제로 삼았다. 금융기업과 신탁사에 몸담았던 유 사장의 전문성을 보여줄 때라는 기대가 나온다. HUG 관계자는 "주택공급과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보증 공급에 힘쓰고 지속가능을 위한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