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홍콩 ELS 직격탄 맞았지만…배상 부담 털었다

노명현 2024. 4. 2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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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전망대]
ELS 배상 여파…1분기 순익 1조 갓 넘겨
은행 부진에도 증권·카드 선전
CET1 비율 하락…분기 균등배당 도입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차지했던 KB금융이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보상 직격탄을 맞았다. 8600억원이 넘는 보상 비용을 충당부채로 인식하며 순이익이 전년보다 30% 이상 급감한 탓이다.

은행 부진에도 증권과 카드, 손해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들은 제몫을 다했다. 이를 바탕으로 KB금융은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하고 이익규모에 따라 탄력적인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병행해 주주환원은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상됐던 홍콩 ELS 후폭풍

KB금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순이익은 1조491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30.5% 급감한 숫자다.

KB금융 순이익 및 순이자마진

KB금융의 실적 부진은 예견된 결과다. 가장 큰 규모의 홍콩 ELS를 판매하며 투자자 손실에 따른 보상 규모도 경쟁 금융사들 가운데 가장 큰 까닭이다. 금융감독원이 분쟁조정기준을 마련한 후 홍콩 ELS를 판매한 은행들은 선제적 자율배상에 돌입한 상태다. 시장에선 KB금융의 경우 연간 기준 많게는 1조원 이상의 보상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고 1분기에 약 9000억원 가량이 반영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실제 KB금융은 홍콩 ELS 관련 보상 비용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인식했다. 이로 인해 영업외손실이 급증하며 순이익 급감을 피하지 못했다. 다만 홍콩 ELS 손실 보상과 관련 부담이 추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종민 KB국민은행 부행장은 "3월말 H지수를 기준으로 한 손실과 추가 버퍼를 반영했다"며 "현재 H지수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손실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콩 ELS 손실 보상을 제외하면 1분기 순이익은 1조5929억원 수준으로 전년보다 성장한 견조한 성적이라는 게 KB금융 설명이다.

그룹 손익현황을 보면 순이자이익은 3조151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6% 증가했다. 대출평잔 증가와 순이자마진(NIM) 개선 영향이다. 1분기 KB금융 순이자마진은 2.11%로 전분기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수수료이익도 9901억원으로 같은 기간 8.3% 늘었다. 투자심리 개선으로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늘었고, IB부문 성과 확대와 비용효율화 결과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카드수수료가 늘어난 것도 힘을 보탰다.

다만 기타영업손익은 270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7.5% 감소하며 반토막 났다. 시장금리 변동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유가증권을 비롯해 파생상품·외환관련 실적이 부진했다.

은행 부진, 비은행이 메웠다

계열사별로는 홍콩 ELS 보상에 휘청인 KB국민은행의 부진이 불가피했다. 1분기 순이익은 3895억원으로 1년 전보다 58.2% 감소했다. 

홍콩 ELS 그림자를 제외하면 나쁘지 않다. 1분기 국민은행 순이자마진은 1.87%로 전분기보다 0.04%포인트 향상됐다. 저원가성 예금 증가와 고금리 예적금 만기 도래 등 비용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출 자산도 증대했다. 3월말 기준 국민은행 원화대출금은 전년말보다 0.6% 증가한 334조원이다. 가계대출은 0.4%(6950억원), 기업대출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고루 성장하며 0.7%(1조4000억원) 늘었다.

다만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 악화는 피하지 못했다. 국민은행 1분기 말 연체율은 0.25%, NPL비율은 0.33%로 전 분기보다 각각 0.03%포인트, 0.02%포인트 올랐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불확실성에 대응한 손실흡수력을 충실히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은행 계열사들은 돋보였다. KB증권은 22.1%(이하 전년 동기대비) 증가한 196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기준금리 인하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인거래대금이 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확대되고 리테일 채권 등 금융상품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다.

여전업계 부진에도 KB카드는 선방했다. KB카드 1분기 순이익은 69.6% 성장한 1391억원을 기록했다. 조달비용 상승 등 영업환경 악화에도 유실적회원 성장과 모집·마케팅 등 영업비용 효율화를 통해 이익창출력을 강화한 효과다.

보험 계열사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KB손해보험 1분기 순이익은 15.1% 성장한 2922억원으로 집계됐다.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중심으로 손해율이 개선됐고, 계약서비스마진(CSM) 증가로 보험영업손익이 늘어났다.

반면 KB라이프생명은 16.7% 감소한 10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CET1비율 하락했지만…분기 균등배당 도입

KB금융은 홍콩 ELS 손실 보상으로 자본비율에도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특히 주주환원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4%로 작년 말보다 0.19%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여전히 13%를 웃도는 안정적인 수준은 유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KB금융은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한다. 현금배당 가시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주당 현금배당금은 배당총액(분기별 3000억원, 연간 1조2000억원 수준)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1분기 주당 현금배당금은 784원으로 결의했다.

연간 현금배당은 1조2000억원 수준을 유지 또는 확대하는 동시에 매년 이익규모에 따라 탄력적인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병행해 배당총액은 같아도 주당배당금은 상승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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