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전략부재·인물난 국민의힘 제주서 이길수 없었다

제주CBS 이인 기자 2024. 4. 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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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갑 문대림·제주을 김한규·서귀포 위성곤 당선
민주당 제주 3개 지역구 6회 연속 싹쓸이
국민의힘 패인은 윤석열 정권 심판론·전략부재·제주홀대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 돕기는커녕 방해한다는 지적
대통령과 여당, 제주4·3 추념식은 물론 선거기간 제주 찾지 않아
국민의힘, 성찰·젊은층 공략·인재영입 통해 위기 극복해야
녹색정의당, 소수자·약자 목소리 대변하는 정당 계속돼야
민주당, 주민소통·공약이행·입법과제 해결로 유능정당 돼야
[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111화] 4.10 제주 총선 뭘 남겼나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4년 4월 25일(목)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이인 기자
민주당 제주시갑 문대림, 제주시을 김한규, 서귀포시 위성곤 당선인.

◇박혜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전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현안들을 분석하는 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 오늘(25일)은 111번째 시간인데요. 4·10 총선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구요?

◆이인> 민주당이 제주에서 6번 연속 3개 지역구를 싹쓸이하는 것으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됐는데요. 선거 결과가 주는 의미와 과제를 정리해볼까 합니다.

◇박혜진> 총선 결과부터 보죠. 제주시갑은 문대림 당선인을 배출했죠? 

◆이인> 제주시갑 선거구 최종 개표결과 민주당 문대림 후보(58)는 득표율 62.88%로 국민의힘 고광철(48) 후보(37.11%)를 25.77%p라는 큰 격차로 이겼습니다. 

◇박혜진> 문대림 당선인은 4전 5기끝 선거 승리를 일궈냈죠? 

◆이인> 문 당선인은 지난 2006년부터 2차례 연속 제주도의원에 당선돼 최연소 도의회 의장이라는 타이틀까지 달았습니다. 그러나 2012년부터 국회의원과 제주도지사에 모두 4차례 도전했지만 경선과 본선에서 져 꿈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박혜진> 이번에는 지역구를 아예 옮겼죠? 

◆이인>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제도개선비서관을 지냈고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까지 역임한 문대림 당선인은 이번 4.10 총선에선 고향인 서귀포시가 아닌 제주시갑으로 지역구를 옮겼고 송재호 국회의원과의 경선에서 신승한 뒤 결국 본선에서 이겨 금배지를 거머 쥐었습니다. 

제주시갑 민주당 문대림 당선인이 배우자와 함께 당선 축하를 받고 있다. 이인 기자


◇박혜진> 제주시을에선 재선 국회의원이 배출됐죠?

◆이인> 제주시을 선거구에선 김한규(49) 민주당 국회의원이 64.64%를 득표해 31.96%에 그친 국민의힘 김승욱(56) 후보를 32.68%p차로 압승했습니다. 녹색정의당 강순아(39) 후보는 3.39%에 그쳤습니다. 

◇박혜진> 보궐선거 승리 이후 2연승이죠? 

◆이인> 지난 2022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제주시을 보궐선거에서 김한규 의원은 4.27%p차로 이겼는데 이번 선거에선 30%p가 넘는 압승을 거뒀습니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재선 국회의원이 됐는데요. 다만 김 의원 자신은 초선때는 임기가 2년 뿐이어서 0.5선에 불과하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습니다. 

◇박혜진> 김한규 당선인은 유명 로펌 변호사였고 서울 강남에서도 국회의원에 출마한 경력이 있죠? 

◆이인> 김 당선인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지냈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역임했습니다. 특히 지난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서울 강남병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지만 33.57%의 득표율로 낙선해 보수의 높은 벽을 실감했습니다. 

◇박혜진> 서귀포시에선 3선 중진 의원이 탄생했어요? 

◆이인> 서귀포시 선거구에선 민주당 위성곤(56) 국회의원이 54%를 득표해 45.99%로 비교적 선전한 국민의힘 고기철(61) 후보를 8.01%p의 격차로 이기고 3선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박혜진> 그래도 제주에선 가장 박진감 넘치는 선거였어요? 

◆이인> 방송3사 출구조사만 해도 위성곤 당선인이 16%p 이상의 차로 이긴다고 나왔는데,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1%p 안팎의 초박빙 개표 상황이 진행됐습니다. 심지어 고기철 후보가 역전하기도 하는 등 엎치락 뒤치락 명승부가 연출됐습니다. 개표율 80%를 넘어가면서 비로소 위성곤 당선인은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박혜진> 위성곤 당선인은 선거에서 대부분 승리한 인물이죠? 

◆이인> 위 당선인은 제8대, 9대, 10대 제주도의회 의원 선거에서 내리 당선돼 3선 도의원을 했구요. 국회의원선거에서도 2016년 제20대부터 이번 4.10 총선까지 3번 연속 당선됐습니다. 제주에선 선거할 때마다 이기는 주인공이 됐구요. 특히 서귀포시는 지난 2000년 16대 총선이래 민주당이 7전 전승을 한 지역구가 됐습니다. 제주시갑과 제주시을은 6차례 연속 민주당이 이겼습니다. 

◇박혜진> 민주당이 또다시 제주 3개 지역구를 싹쓸이한 원인은 뭘까요? 

◆이인>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제주에서도 작동했다고 평가를 할 수 있겠습니다. 제주CBS와 제주MBC, 제주일보, 제주의소리 등 언론4사가 4·10 총선을 앞두고 3차례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서귀포시의 경우 정당지지율이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엎치락 뒤치락했습니다. 또 서귀포시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제주 제2공항 문제가 호재로 작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선거결과는 민주당 위성곤 당선인이 8.01%p차로 이겼습니다. 윤석열 정권 심판론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는데요. 제주시갑과 제주시을 선거도 각각 25.77%p, 32.68%p차로 민주당 후보들이 이겼는데 4년 전 총선에선 10%p대 격차가 났던 것과 비교하면 역시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잠식했다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김한규 제주시갑 민주당 당선인이 배우자와 함께 선거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이인 기자

◇박혜진> 또다른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이인> 국민의힘 중앙당의 전략부재와 제주홀대론도 민주당이 승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갔습니다. 제주시갑을 예로들면 국민의힘은 공천 초반 장동훈(59) 예비후보를 컷오프시키고 김영진(56) 예비후보만을 대상으로 면접까지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20여 일 동안 공천을 미뤘고 느닷없이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고광철 후보를 전략공천했습니다. 이에 반발해 김영진 후보는 물론 허용진 제주도당 위원장까지 탈당하는 등 자중지란의 연속이었습니다. 중앙당이 선거를 돕기는커녕 훼방을 놓고 있다는 한숨이 국민의힘 제주도당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박혜진> 제주제2공항 문제도 국민의힘 입장에선 호재였는데요? 

◆이인> 제주 제2공항 문제는 적어도 서귀포시 선거구에서만큼은 국민의힘에 호재였지만 이걸 잘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고기철 국민의힘 후보는 주요 공약이나 언론4사 어젠다에 제주 제2공항을 통한 지역발전을 반드시 넣었습니다. 그러나 위성곤 민주당 당선인도 제주 제2공항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제주 제2공항 문제를 길게 끌고 가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중앙당의 입을 빌리는 등의 세밀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했는데 잘 되지 않았던 거죠. 

◇박혜진> 제주홀대론은 어떤 이야기죠? 

◆이인>  제76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나란히 불참해 2년 연속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4·3 추념식에 오지 않았습니다. 또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수도권 격전지 방문 등을 이유로 선거기간 아예 제주를 찾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 야당 주요 인사가 선거기간 제주4·3 추념식에 참석한 것과 비교됐는데요. 4·3 특별법 제정과 진상조사보고서 확정, 대통령 사과, 추념식 참석 등이 대부분 민주당 정부일 때 이뤄졌습니다. 가뜩이나 국회의원 선거는 4월에 있어서 4·3추념식을 전후로 민주당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데 국민의힘은 대통령과 대표가 추념식마저 찾지 않으니 국민의힘을 향한 제주민심은 차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박혜진> 6연속 민주당 싹쓸이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인>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논평을 보면 답이 나와 있습니다. 그만큼 국민의힘 자체적으로 패인과 앞으로의 방향성 등을 잘 잡고 있다고 보는데요. 국민의힘은 첫째 민주당 20년 고인물을 비판하기 전에 우리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고민물이 되지 않았는지 스스로 돌아보고 둘째 세대간 갈등을 관리하고 통합하기 위해 40대 이하 세대의 고민과 현안에도 더 적극적으로 귀 기울이며 셋째 새로운 인재들을 영입하고 육성하는데도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철저한 자기반성과 함께 젊은층을 소구할 수 있는 정책 고민, 새로운 인재영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혜진> 인재영입과 젊은층 공략이 과제라는 거네요? 

◆이인>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자체적으로 인재를 키우거나 유능한 인재를 일찌감치 영입해 총선 자산으로 활용해야 겠죠.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선거에 임박해서야 인재영입 작업을 벌이다 혼란만 야기했는데요. 선거에 닥쳐서 그럴게 아니라 미리 인재를 알아보고 민주당에 맞설 큰 인물로 키우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서귀포시 선거구에서 승리한 민주당 위성곤 당선인이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고상현 기자

◇박혜진> 이번 총선은 녹색정의당에도 뼈아픈 패배였죠?

◆이인> 녹색정의당은 더욱 참담한데요. 제주는 역대 선거에서 정의당의 비례득표율이 10%대를 보이기도 했고 지역구 선거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내기도 했지만 이번 선거에선 제주시을 강순아 후보의 경우 3.39%, 제주 비례득표율은 4.14%에 그쳤습니다. 녹색정의당은 비록 국회 진출에 실패했지만 지금처럼 소수자의 목소리,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지역에서 계속 활동을 해야겠죠. 도민의 삶의 현장에 늘 함께 한다면 그 진심을 언젠가는 알아준다는 각오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혜진> 국회의원 당선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인> 금귀월래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금요일이면 지역구에 갔다가 월요일에 국회로 돌아온다는 건데요. 결국 지역 주민들과 꾸준히 만난다는 의지이자 실천인데요. 주민과의 소통이 중요하고 그런 의미에서 지역 주민들을 자주 만나는 건 의미가 있겠습니다. 다만 주민소통에만 그치지 않아야겠죠. 그 주민들의 이야기나 의견을 듣고 법과 제도로 개선할 점을 국회에서 찾아내서 결국 좀 더 나은 환경, 좀 더 나은 주민의 삶을 챙기는게 필요합니다. 물론 주민들과 한 약속을 잘 지키는 것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초심을 지키는 겁니다. 

◇박혜진>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22대 국회에서 다룰 1호 법안도 궁금한데요. 위성곤 당선인은 어떤 법안을 낼까요? 

◆이인> 서귀포시 선거구 위성곤 당선인은 제주형 행정체제개편과 발맞춰 제주특별법 개정을 1호 법안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제주특별법 10조 1항이 제주는 시군을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그걸 개정하겠다는 겁니다. 21대 국회에서 마지막까지 처리를 시도하고 끝내 무산되면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다시 내겠다는 겁니다. 상급종합병원 분리를 법제화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제주는 서울권에 묶여 있어서 상급종합병원 지정 과정에서 서울권 병원과 경쟁해야 합니다. 그래서 서울권에 묶여 있는 제주를 분리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는 겁니다. 

◇박혜진> 김한규 당선인은요? 

◆이인> 제주시을 김한규 당선인은 택배비 관련 법안을 1호 공약으로 추진중니다. 제주도는 배송에서 제외되거나 추가로 내야할 배송비가 너무 많은데 구체적으로 산정 근거를 공시하고 과도하게 추가배송비를 요구하는 경우 국토부장관이 조정을 권고하는 법안입니다. 제주4·3 특별법 개정도 눈에 띕니다. 특별법에 따라 희생자들을 결정하는 절차가 있고 유족을 정하는 절차가 있는데 유족 결정 절차는 너무 지연되고 있어 적어도 유족은 국무총리 산하 4·3중앙위원회가 아닌 제주도 차원의 4·3실무위에서 결정하도록 절차를 간소화하자는 겁니다.

◇박혜진>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할 문대림 당선인은 어떤 법안을 고려하고 있습니까? 

◆이인> 문대림 제주시갑 당선인은 해양자치권을 법제화하는 것이 22대 국회 1호 법안이라고 합니다. 해양자치권은 제주도가 갖고 있는 해양 범위를 생각했을 때 매우 필요한 법안인데 어족자원 관리권과 조업허가권을 제주도지사가 행사할 수 있게해서 바다를 통해 수익구조를 만들자는 내용입니다. 문 당선인은 농어민수당 법제화도 1호 법안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농어민수당이 시도에 따라 예산범위가 다르고 지방비로만 하고 있는데 국비로 부담할 수 있도록 법안에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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