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로봇은 계단 오르고 잔디밭엔 모형 판다 플래시몹…미리 본 대한민국 과학축제

대전=이종현 기자 2024. 4. 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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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부터 28일까지 대전서 대한민국 과학축제 열려
과학기술대전과 함께 진행…최신 연구성과 한 자리에
달 중력 체험·과학방탈출 게임 등 즐길거리도
대한민국 과학축제가 개막한 25일 대전 엑스포시민광장 원형잔디광장에 모형 자이언트 판다 300마리가 나타났다. 세계자연기금이 멸종위기에 놓인 자이언트 판다에 대해 알리기 위해 진행하는 전시다./한국과학창의재단

전날 내린 비 덕분에 하늘이 맑게 갠 25일 오후 대전 엑스포시민광장 원형잔디광장. 모형으로 만든 자이언트 판다 300마리가 모습을 보였다. 잔디밭을 가득 메운 판다 모형에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은 걸음을 멈추고 삼삼오오 사진을 찍기 바빴다.

근처에 직장이 있는 박민호(38)씨는 “점심 시간에 잠시 산책을 하러 왔는데 판다 모형이 빼곡하게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푸바오가 중국에 갔다는 소식 때문에 아쉬워했는데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다시 방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모형 판다 플래시몹은 이날 개막하는 대한민국 과학축제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세계자연기금(WWF)과 과학축제 측이 함께 마련한 전시로 멸종위기에 놓인 자이언트 판다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모형 판다는 예술가 파울로 그랑종이 만든 종이 인형이다. 푸바오 덕분에 자이언트 판다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사실 자이언트 판다는 전 세계에 1600여마리밖에 남지 않은 대표적인 멸종위기 종이다.

WWF 측은 “WWF가 1970년부터 3만2000개 척추동물 개체군 변화를 추적한 결과, 지금까지 약 69%가 감소했다”며 “생물들이 사라지면 생태계 균형이 깨지고 인간도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WWF는 이번 전시에서 야생동물을 지키기 위한 첨단 과학기술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대한민국 과학축제가 25일부터 28일까지 대전 엑스포시민광장과 엑스포과학공원 일대에서 열린다./한국과학창의재단

모형 판다 300마리를 뒤로하고 엑스포시민광장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인 대한민국 과학축제가 시작된다. 이번 과학축제는 25일 오후 7시 공식 개막식을 갖고 28일까지 진행된다. 이날은 아직 개막식이 시작되기도 전이었지만, 부모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아이들로 북적였다.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 곳은 양자컴퓨터, 초전도체, 누리호 모형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 연구성과가 전시된 과학 뮤지엄이었다. 행사장 내 설치된 대형텐트 안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과학기술원이 마련한 부스마다 전시품을 구경하고 직접 체험을 하기 위해 많은 관람객이 모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스에는 4족 보행 로봇인 하운드가 계단을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난해 LK-99로 초전도체에 대한 관심이 컸던 영향인지 초전도체 기술이 전시된 부스에도 많은 사람이 눈에 띄었다. 부스를 방문한 심도현(8)군은 “뉴스에서만 봤던 초전도체 기술에 대해 과학자가 직접 설명을 해줘서 좋았다”며 “초전도 코일도 신기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스에서 기계공학과 연구원들이 4족보행 로봇 하운드를 작동하고 있다./KAIST

누리호 모형을 전시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스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항우연 부스에는 누리호 외에도 한국형 달탐사선인 다누리와 국내 첫 도심항공교통(UAM) 기체인 오파브(OPPAV) 모형도 전시돼 있었다.

부스 안내를 맡은 오요한 항우연 선임행정원은 “어린이 관람객들이 특히 항우연 부스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는 것 같다”며 “28일까지 이어지는 전시 기간에 많은 관람객이 항우연 부스를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람객이 다양한 첨단 과학기술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꾸며진 과학 실험실 코너도 인기가 많았다. 달의 중력을 체험할 수 있는 장치와 과학관협회가 마련한 가상현실(VR) 체험놀이터에는 줄을 설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방탈출 게임에 과학을 접목한 과학방탈출과 과학퍼포머의 공연과 과학일러스트레이터가 직접 참여한 과학 화실 코너에도 많은 어린이 관람객이 모였다.

이번 대한민국 과학축제는 현장 체험형 콘텐츠가 예년보다 많이 늘었다. 국립과학관법인이 마련한 과학체험놀이터를 즐기는 관람객들의 모습./한국과학창의재단

주최 측인 한국과학창의재단 관계자는 “이번 과학축제는 최신 연구개발 성과를 전시하는 제5회 대한민국 과학기술대전과 함께 개최돼 이전보다 더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다”며 “축제 기간에 총 420여개의 과학문화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때문에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일상생활 속 과학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실험하며 호기심을 풀어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축제 기간에는 정재승 KAIST 교수, 김범준 성균관대 교수 등 스타과학자와 유뷰터 ‘1분과학’의 강연, 과학마술콘서트, 과학뮤지컬 등 다채로운 과학 공연이 진행된다. 이날 7시에 시작되는 개막식은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가 진행을 맡고, 소리꾼 김나영, 래퍼 ‘광어’, ‘SG워너비’ 맴버 겸 솔로가수인 이석훈의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대한민국 과학축제 전시장에 마련된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부스에서 어린이 관람객들이 핵융합에너지에 대한 강연을 듣고 있다./대전=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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