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판이 바뀌다] '4050' 나이들면 보수된다는 말도 안 통해

조현기 기자 2024. 4. 2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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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중 거주·진보 성향…'나이 들면 보수' 통념도 안 통할 듯
'소선거구제 역설'…진보vs보수 득표율 5.4%차·의석수 67석 차이나

[편집자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192 대 108이라는 숫자는 이 구도로 4년간 국민 뜻을 받들라는 명령이다. 선거 결과는 윤석열 정부 심판이다. 그러나 이런 정치적 의미보다 더 중요한 변화가 있다. 이번 총선은 전통적 선거 공식이 깨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지형의 근본틀이 바뀌고 있다. 선거를 결정짓는 기본 토대는 이념, 세대, 지역이다. 더이상 20대를 진보로 단정할 수 없고 60대를 보수로 규정할 수 없다. 서울을 진보 우세로, 부산을 정통보수로 여기는 분석틀도 깨졌다. 온라인 시대가 30년이 지났고 유튜브가 대세가 된 22대 총선. 이전과 전혀 다른 그 변화의 지점들을 차례로 분석한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현 여당인 보수가 총선에서 내리 3번을 패배했다. 보수진영은 이런 결과가 굳어지는 시나리오를 가장 두려워 한다. 특히 수도권에서 진보 싹쓸이 현상이 일반화될 경우 정치적 미래가 어두워진다.

20대 당시 보수정당은 1석 차이인 122석으로 졌지만, 지난 21대에선 103석, 이번 22대에도 10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진보의 연이은 승리의 배경에는 '소선거구제'와 진보성향이 강한 '수도권 4050세대'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진보' 성향 강한 4050세대 수도권 거주 비율 높아

소선거구제 구조 속에서 최대 의석수를 갖고 있고 유권자 절반이 몰린 수도권은 점점 더 진보에 유리한 구도로 변하고 있다.

서울·경기·인천이 속한 수도권은 전체 유권자 10명 중 5명이 거주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 전체 유권자 4425만1919명 중 50.06%가 수도권에 거주한다.

특히 40대와 50대는 수도권 거주 비율이 높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일 발표한 '행정동별 연령별 인구 현황'을 보면, 서울에는 40대가 142만6416명, 50대가 149만6980명이다. 경기도는 40대가 224만7421명, 50대가 234만6496명에 달한다.

수도권 거주 비율이 높은 4050세대의 이념 지형은 보수보단 진보에 더 무게중심이 쏠려있다. 실제 지난달 29일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40대의 이념 지형은 보수 24%, 중도 32%, 진보 40%였다. 50대는 보수 27%, 중도 31%, 진보 37%다.

결국 의석 수가 가장 많은 수도권에 4050세대가 많이 거주하고, 이들이 진보적인 성향이 높으니 기본적으로 진보 정당이 유리한 셈이다. 특히 4050세대가 가장 많이 거주 중인 경기도의 경우엔 보수에 더 쉽지 않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25일 오전에 개최한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서도 이 점이 지적됐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이 자리에서 "경기에서 다 놓치는데 대구·경북 25석을 싹쓸이하면 뭐 하냐"며 "이러면 영원히 1당 못한다. 제일 정신 바짝 차릴 곳이 '경기도'"라고 꼬집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 득표율 차이 5.4% 불과, 의석수 차이 67석…소선거구제의 '역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득표율 차이가 5.4%포인트(p)에 불과하다. 하지만 의석수는 민주당과 민주연합 175석 대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 108석으로 67석 차이다.

만일 득표율로만 환산하면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22석, 경기에서 26석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11석, 경기도에서 6석만을 획득했다.

정치 성향을 고려해도 보수와 진보의 차이는 이번 여야의 의석수만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총선 직전에 실시된 한국갤럽의 지난 3월29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치 성향은 △중도적+성향유보(39%) △보수적(32%) △진보적(28%) 순으로 오히려 보수가 4%p를 앞선다.

정당지지도 역시 국민의힘이 37%로 29%를 기록한 민주당보다 오히려 높았다. 조국혁신당 12%를 고려하더라도 보수와 진보의 차이는 4%에 불과하다.

결국 지역구에서 승자 1명만이 승리하는 '소선거구제' 제도로 득표율과 정치 성향과 다른 결과가 발생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에서 아무리 많은 득표와 몰표가 나오더라도 소선거구제 상에선 반영되기 힘든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보수 입장에선 원인을 알아도 해결책이 뚜렷하지 않단 점이다. 소선거구제와 인구 구조는 몇 년 사이 쉽게 바뀌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면 보수가 된다'는 그동안의 통념도 이 세대에 적용될 가능성도 낮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이런 상황에선 (국민의힘의 수도권 승리는 앞으로) 저는 조금 힘들다 본다"고 분석하며 사회학적으로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전제하며 "지금 4050세대가 '나이 들면 보수적으로 된다'라는 연령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도 모르겠다"고 회의적으로 내다봤다.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3.12.2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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