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노조, ‘의사단체 특위 불참’에 “의사 악마화?…국민 적대감 돌아보길”

“특위 불참, 환자·국민 기대에 찬물 끼얹어…‘전면 백지화’는 억지”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의료개혁을 논의하는 사회적 협의체인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특위 첫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출범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특위)에 의사단체들이 불참한 가운데 보건의료노조(보건노조)는 "환자와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보건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한의사협회(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특위 불참은 진료 정상화를 바라는 환자와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면서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전면 백지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것은 누가봐도 억지"라고 비판했다.

보건노조는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단체로서, 간호사 등 조합원 수만 8만3000여 명에 달한다.

이어 보건노조는 "의사단체들은 더 이상 환자 생명을 볼모로 강대강 대치를 연장시켜선 안된다"면서 "'의사들을 악마화하지 말라'고 정부와 언론을 탓하기 전에, 왜 국민이 의사들에게 적대감을 갖는지 되돌아보며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특위가 본격적인 의료개혁 논의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면서도 "국민을 대표하고 민의를 대변하는 정당들이 빠졌고, 의료개혁 과제를 꾸준히 제기해온 의료기관 노동조합도 빠졌다. 정부가 하고 싶은 의료개혁 방안에 손을 들어주는 자문기구의 한계를 드러낼 우려가 크다"고 짚었다.

아울러 보건노조는 "특위가 사회적 협의체로서의 역할을 하려면 단순한 대통령 자문기구가 아니라, 독립적인 사회적 대화체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특위 회의를 개최했다. 노연홍 위원장은 이날 "특위는 의료체계와 제도 개혁을 조금 더 큰 틀에서 논의하는 기구"라면서 "의료인력 수급 조정 기전(매커니즘)에 대해선 의견을 나눌 수 있지만, 구체적인 의대 정원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기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위 위원은 총 27명으로, 이 중 6개 부처 정부위원과 민간위원이 20명이다. 여기에 의료계 측 위원으로 병원협회, 중소병원협회, 국립대 병원협회 등이 참석했으나 의협, 대전협, 대한의학회 등이 끝내 불참하면서 3석은 공석으로 남았다.

노 위원장은 특위에 불참한 의사단체들을 향해 "의료개혁의 당사자인 전공의와 의사단체에서 특위 위원으로 조속히 합류해 머리를 맞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