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곁'으로 떠나는 3천㎞ 여정…국보·보물의 특별한 외출(종합)

김예나 2024. 4. 2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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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잠들어있다가 1921년 9월 그 화려함을 세상에 빛낸 신라의 금관과 금 허리띠가 충남 보령과 전북 장수를 찾는다.

길이가 13.5㎝인 얇은 판에 밭을 일구는 남성과 새 잡는 여성 등을 섬세하게 새긴 청동 유물은 당진과 충북 증평 지역 주민과 만난다.

이에 박물관은 잘 알려진 국보, 보물 등을 중심으로 6가지 주제를 꾸려 전시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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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6월부터 공립박물관 12곳과 '모두의 곁으로' 순회전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 위한 새로운 시도…"'국보님' 잘 모실게요"
교과서 속 국보, 12개 지역 박물관으로 찾아간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국보순회전: 모두의 곁으로' 출범식에서 박물관 관계자가 순회전시 일정을 발표하고 있다. 2024.4.25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오랜 시간 잠들어있다가 1921년 9월 그 화려함을 세상에 빛낸 신라의 금관과 금 허리띠가 충남 보령과 전북 장수를 찾는다.

길이가 13.5㎝인 얇은 판에 밭을 일구는 남성과 새 잡는 여성 등을 섬세하게 새긴 청동 유물은 당진과 충북 증평 지역 주민과 만난다. 교과서에서 봤을 법한 국보·보물이 특별한 외출에 나선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5일 서울 용산 박물관에서 '국보 순회전: 모두의 곁으로' 출범식을 열고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 공연을 아우르는 새로운 문화 행사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교과서 속 국보, 12개 지역 박물관으로 찾아간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국보순회전: 모두의 곁으로' 출범식에서 박물관 관계자가 순회전시 일정을 발표하고 있다. 2024.4.25 ryousanta@yna.co.kr

윤성용 관장은 "학문적 성과를 드러내거나 대중성을 목표로 삼은 전시가 아니다"며 "문화 향유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으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순회전은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려는 시도다.

실제 박물관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문화유산 2천724건 가운데 42.8%에 해당하는 1천165건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에서는 이를 쉽게 접하기 어렵다.

이에 박물관은 잘 알려진 국보, 보물 등을 중심으로 6가지 주제를 꾸려 전시를 선보인다.

주제별로 3∼7점을 소개하는 '작지만 알찬' 전시인 셈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공립박물관 12곳과 '모두의 곁으로' 순회 전시 개최 (서울=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이 전국 12곳의 지역 공립박물관과 국보급 우리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순회 전시 '국보 순회전: 모두의 곁으로'를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충남 보령 석탄박물관과 전북 장수 장수역사전시관에서 각각 전시할 예정인 유물. 왼쪽부터 국보 '금관총 금관 및 금제 관식', 국보 '금관총 금제 허리띠'. 2024.4.25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상반기에는 당진·보령·합천·상주·강진·남원 등 6곳에서, 하반기에는 같은 주제의 전시를 증평·장수·고령·해남·함안·양구에서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전시를 기획한 이동관 학예연구사는 "전시 공간 12곳의 특성을 고려해 전시를 구성할 것"이라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끄럽지 않은 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귀한 유물이 이동하는 거리는 모두 합쳐 약 3천㎞. 멀게는 330㎞ 가까이 이동해야 하는 지역도 있는 만큼, 유물의 안전 상태를 고려해 옮긴다는 계획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보 순회전: 모두의 곁으로' 전시 개최 (서울=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이 전국 12곳의 지역 공립박물관과 국보급 우리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순회 전시 '국보 순회전: 모두의 곁으로'를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경남 합천 합천박물관과 경북 고령 대가야박물관에서 각각 6월과 9월에 전시하는 유물. 왼쪽부터 보물 '금령총 금관'과 '경주 금령총 출토 금제 허리띠', 금령총 출토 금방울. 2024.4.25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유물 보존·관리에 문제가 없도록 전시 진열장도 별도로 준비한다고 박물관 측은 전했다.

본격적인 전시는 6월 5일 합천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합천박물관은 신라 왕(마립간)의 위세가 절정에 달했던 5∼6세기 사회상과 문화를 보여주는 금 장신구를 소개한다. 금령총에서 출토된 보물 금관과 금 허리띠, 금방울이 전시된다.

같은 전시는 고령 대가야박물관에서 9월 26일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된다.

금령총에서 출토된 한 쌍의 말을 탄 사람 모양 토기(정식 명칭은 국보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를 포함한 토기 5건 6점은 상주와 해남을 찾아 유물의 멋과 매력을 뽐낸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보 순회전: 모두의 곁으로' 전시 개최 (서울=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이 전국 12곳의 지역 공립박물관과 국보급 우리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순회 전시 '국보 순회전: 모두의 곁으로'를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전남 강진 고려청자박물관과 경남 함안 함안박물관이 각각 6월과 9월에 선보일 유물. 왼쪽부터 국보 '청자 상감모란문 항아리', 청자 상감물가풍경무늬 매병, 청자 상감국화무늬 잔과 잔받침. 2024.4.25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지역 박물관과 '짝'을 이뤄 함께 준비한다.

예를 들어 국보 '청자 상감모란문 항아리' 등 고려청자를 소개하는 '도자기에 핀 꽃, 상감청자' 전시의 경우, 강진 고려청자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는 국립광주박물관이 돕는다.

함안박물관 전시는 국립김해박물관이 '짝꿍'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날 출범식에 참여한 각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보 순회전: 모두의 곁으로' 출범식 개최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가운데)이 2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국보 순회전: 모두의 곁으로' 출범식에서 개최지 지자체 대표 및 관계자들과 순회전 공동 개최 업무협약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4.25 ryousanta@yna.co.kr

함안군의 한 관계자는 "서울까지 오는 데 5시간 걸렸다. 작정하고 와야 볼 수 있었던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어 기대된다"며 "'국보님'을 성심성의껏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강진군을 대표해 발언한 군청 관계자는 강진 출신의 시인 김영랑(1903∼1950)의 시 '오매 단풍 들것네'를 인용해 "오매 국보 순회전 성공하것네(성공하겠네)"라고 말하며 웃었다.

전시에서는 수어 영상, 점자 안내, 쉬운 전시 정보 등도 활용한다.

윤성용 관장은 "이번 전시의 키워드는 '함께 한다'"라며 "대한민국 어디서나, 빈틈없이 함께할 수 있는 문화 기반을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12개 박물관에서 국보 순회전 열린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국보 순회전: 모두의 곁으로'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4.25 ryousant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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