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속도 내는 스마트카…베이징모터쇼 숨은 주인공 '삼성'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4. 4. 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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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관 주인공 단연 샤오미, 부품관 주인공은 삼성…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도 주력모델 출시, 로컬에 맞불
오토차이나2024 차오양 전시장(부품관)에 꾸려진 삼성 부스. 차량용 반도체 실물과 시연 모델을 고루 배치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진=우경희 기자

세계 최대 모빌리티 전시회로 발돋움하고 있는 오토차이나(Auto China, 베이징-상하이모터쇼) 2024 미디어 개막일인 25일. 자동차관(순이전시장)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샤오미였다. 레이쥔 회장이 직접 나선 전기차 SU7 발표회장은 접근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였다. 한국의 현대차·기아·제네시스도 기대작 신차들을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자동차관의 주인공이 샤오미였다면 부품관(차오양전시관)의 주인공은 모터쇼엔 낯선 손님인 삼성이었다. 당초 자동차관에 부스를 차리려 했으나 주최 측의 배정으로 부품관에 자리잡았다. 바이어들과 중국은 물론 해외 미디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며 급격하게 스마트카로 진화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반도체 강자 삼성의 존재감이 그만큼 크고 뚜렷했다.

모터쇼 부품관 주인공은 IT기업 삼성
삼성이 부품관의 주인공이 된 건 한 마디로 자동차가 똑똑해졌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곧 스마트카를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전기차로 대전환이 완성차의 스마트카 전환을 앞당긴 것은 사실이다. 전기차가 되면서 전자제어장치가 대거 탑재된 데다 기존 내연기관 스마트카의 가장 큰 고민인 안정적 전력공급 문제가 해결됐다.

현장에서 만난 삼성 관계자는 "전기차 한 대당 보통 12개의 센서가 장착되며, 이를 컨트롤하는 반도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제는 자동차 한 대당 컴퓨터 한 대에 들어가는 정도의 반도체가 탑재된다"고 말했다.

자동차에 전자장비 적용이 확대되면서 이미 반도체는 완성차 생산에 꼭 필요한 부품이 됐다. 반도체 공급 중단이 곧바로 완성차 생산 중단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등 첨단 IT기기용 반도체보다 통상 한 세대 정도 늦은 범용 반도체임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론과 삼성 등 유수 반도체 강자들이 속속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이 때문이다.

중국 브랜드들의 도전과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 속에서 삼성은 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어려운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는 삼성의 새로운 대중국 전략의 핵심이 될 수 있다. 레드오션이 된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사활을 건 대결을 벌이는 동안, 삼성이 뒤에서 웃는 구조다.

전기차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중국 현지에서 특히 삼성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현장 관계자는 "중국 내 다수 범용 반도체 브랜드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차량용 반도체 공급량이 중국 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며 "반도체 성능이 운전자의 안전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만큼 안정성과 성능 지속성이 담보되는 일부 브랜드로 주문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이소셀 라인업, 삼성 반도체 신시장 연다

삼성전자의 차량용 반도체가 탑재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중국 현지 기업 관계자가 시연하고 있다./사진=우경희 기자
삼성이 중국 모터쇼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뮌헨에서 열인 'IAA 모빌리티 2023'(옛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이어 모터쇼 참가로는 두 번째다. 오토차이나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중 하나인 중국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전시회다. 광고보다는 실제 제품으로 고객들을 만자나는 판단으로 모터쇼 참가를 결정했다.

가장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 것은 삼성의 아이소셀 오토 라인업이다. 안전한 주행을 위한 정확한 센서 조작 기능을 제공하는 반도체다. 센서와 함께 스마트카 필수 부품인 카메라용 반도체 신제품도 선보였다. 다양한 밝기에서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더 강력한 컴퓨팅 능력을 제공하는 반도체 부품도 함께 전시했다. 말 그대로 차량을 전자기기화 하는 모든 반도체 기술을 선보였다.

최신 차량용 스토리지 솔루션도 함께 공개했다. 차량용 SSD와 탈부착형 차량용 SSD 등 솔루션은 자동차 안전표준을 준수하면서 차별화한 용량과 성능으로 스마트카의 기술적 한계 돌파를 지원한다. 고성능 저전력 D램 LPDDR5X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또 차량 내부 디스플레이 사이즈를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는 플렉스 노트 익스텐더블을 전시했다.

개인 콘텐츠의 주류가 사진에서 영상으로 넘어가면서 서버용 반도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듯, 전기차와 스마트카로 전환이 이뤄지면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 역시 성장의 끝을 가늠하기 어렵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내년 840억달러(약 112조원), 2026년 962억달러(약 132조원)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2027년부터는 말 그대로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 中 시장 공략 전략모델 출시
현대차 아이오닉 5 N, 디올뉴 산타페 등 중국 신차 발표 현장에 중국 현지 취재진은 물론 글로벌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사진=우경희 기자
현대차는 올 하반기 중국 시장에 내놓을 '아이오닉 5 N'을 이날 중국 시장에 최초 공개했다. N브랜드 최초 고성능 전기차다. 현대차 발표회장엔 중국 언론을 포함해 취재진이 대거 운집, 현대차에 대한 현지의 관심을 반영했다. 현대차는 또 현지명 5세대 셩다(디 올 뉴 싼타페)와 현지명 전신 투셩L(더 뉴 투싼)도 중국 시장에 처음 내놨다.

현대차는 특히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 기업인 CATL과 중국 시장 대응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오익균 현대차 중국사업담당 부사장은 "중국 현지화 EV(전기차) 개발 관련 CATL과 협업해 높은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기아도 1회 충전 주행거리 720km의 동급 최고 수준 성능을 자랑하는 전기차 SUV 'EV5'를 중국 시장에 처음 내놨다. 기아는 특히 현지 배우들의 차량 소개 뮤지컬 공연을 기획, 재기발랄한 구성으로 관람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제네시스도 G8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을 이날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 2021년 4월 상하이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된 후 상품 경쟁력을 한 층 끌어올렸다. 이상엽 현대·제네시스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라인업을 운영해 중국 고객들에게 다채롭고 매력적인 주행 경험을 선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쥔 등장에 인산인해, 샤오미 신차에 쏠린 눈
레이쥔 샤오미 창업자 회장이 전기차 모델 SU7에 대해 직접 설명에 나선 가운데 샤오미 전시관은 인산인해를 이뤘다./사진=우경희 기자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베이징에선 4년 만에 막을 올린 오토차이나의 첫 날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샤오미였다. 자동차관이 차려진 베이징 국제전시센터 순의관 입구 가장 높은 곳에 샤오미 SU7의 거대한 광고판이 내걸렸다. 아침 일찍 이뤄진 샤오미 SU7 프레젠테이션에 레이쥔 창업자 회장이 직접 나서자 현장은 몰려든 취재진과 업계 관계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레이쥔 회장은 "SU7은 지난 20일 기준 7만5723대가 판매됐고, 이 중 5781대를 인도했다"고 말했다. 출시 이후 불거진 불량논란과 납품지연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며 "샤오미는 14년 동안 제품을 만들며 납품과 품질 관리에 대한 경험이 있으며, 생산능력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6월엔 월 1만대(납품을)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모터쇼는 말 그대로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중국 전기차 시장을 요약해서 보여줬다. 샤오미 외에도 비야디(BYD)와 훙치(紅旗) 등 중국 브랜드들이 일제히 주력 신모델을 출시했다.

유럽 모빌리티 브랜드들도 중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였다. 벤츠는 프리미엄 모델 G클래스의 전동화 모델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브랜드 나이트' 행사를 열고 폴스타1·2·3·4와 콘셉트 모델 '폴스타 시너지'를 내놨다. 포르쉐, 벤틀리,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도 모두 부스를 차렸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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