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이인제, ‘의정 갈등’ 尹 직격 “하필 선거 앞두고…참패의 한 원인”

권준영 2024. 4. 2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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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前 의원 “사람은 누구나 과오 범할 수 있어…과오 인정하고 시정하는 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
“지혜로운 자는 신속히 수습하지만…어리석은 자는 점점 더 수렁에 빠져”
‘독재자’까지 거론…“1당독재를 하는 공산당은 아예 당의 ‘무오류성’ 신봉”
“갑자기 의사들 교육시킬 인프라 구축되지 않는단 건 상식…밀어붙인다고 해결될 문제 아냐”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이인제 전 국회의원. <디지털타임스 DB,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이인제 전 국회의원이 '의정 갈등'을 빚고 있는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의대 정원 증원 문제로 '의료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현재 3500명 정원을 5500명으로 늘리는 정책이 추진되자 의료인들이 반발한다"면서 "하필 선거를 앞두고 충돌이 벌어져 참패의 한 원인이 됐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인제 전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은 누구나 과오를 범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오를 인정하고 이를 시정하는 문제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지혜로운 자는 신속히 수습하지만, 어리석은 자는 점점 더 수렁에 빠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의원은 "독재자는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다. 1당독재를 하는 공산당은 아예 당의 무오류성(無誤謬性)을 신봉한다"며 "요즘 중국 경제의 경고음이 요란하지만, 공산당이 꿈쩍도 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정책 결정권은 정부에 있다. 그러나 늘어난 정원의 학생을 의료인으로 교육시키는 당사자는 대학과 병원"이라며 "갑자기 이들을 교육, 훈련시킬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냥 밀어붙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윤석열 정부를 질타했다.

그러면서 "누가 왜 이렇게 서투른 정책을 기획했는지 궁금하다.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정부는 용기 있게 과오를 인정하면 된다. 그리고 원점에서 의료인력의 부족을 해결할 정책과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전 의원은 "반대하는 의료인들이 모두 선하고 정당한 것은 아닐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들이 우리사회의 가장 존경받는 엘리트집단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도 없다. 정부는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데 인색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그는 "결단은 신속할수록 좋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고통 받는 것은 국민"이라며 "또 상처받은 의료 시스템을 복구하는데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할지 모른다. 과오를 바로잡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정부의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정치권 및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대 교수들이 지난달 제출한 사직서의 효력이 이날부터 발생하면서 병원을 서서히 떠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국내 보건의료 문제를 논의하는 '사회적 협의체'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이하 의료개혁특위)를 이날 출범하고 첫 회의에 돌입했다.

삼성병원,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등 일명 '빅5' 병원을 포함한 대형병원에서 의료 공백에 대응 중인 의대 교수들이 사직을 시작한다. 애당초 의대 교수들은 사직서를 제출하고도 병원에 나와 환자를 돌봤지만, 이날을 기점으로 순차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진료를 중단한다.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비대위 수뇌부 4명은 5월 1일부터 사직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30일부터 응급·중증·입원 환자 이외 분야 진료를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환자에 대한 진료 수준을 유지하고, 교수들의 과로사를 예방하겠다며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교수들의 적정 근무 권고안을 배포했다. 비대위는 각 병원에 "주52시간 근무 시간을 지켜 달라"며 "근무 시간 초과로 인해 피로가 누적된 교수는 주1회 외래 및 시술, 수술 등 진료 없는 날을 휴진일로 정해 휴식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원광대, 충북대, 충남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주 1회 휴진하거나 수술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들은 두 달간의 의료 농단 및 의대 입시 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교수들의 정신적, 신체적 피로도가 한계에 달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절차와 형식, 내용을 갖춰서 정당하게 당국에 제출된 사직서는 많지 않고, 이를 수리할 계획도 없다"면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직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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