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20%로 뉴진스·어도어 삼키기…민희진 "대박" 외친 탈취 계획은

김정현 기자 2024. 4. 2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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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블 실패 대비해 풋옵션까지 줬는데…뒤통수 맞은 하이브
하이브 "민희진 '주술 경영' 정황…경영권 탈취 시점 일치"
하이브 방시혁 의장(왼쪽), 어도어 민희진 대표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하이브(352820)가 25일 '어도어 탈취' 계획을 세운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상대로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하이브는 민 대표와 어도어 부사장이자 회계사인 A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일부도 공개했다.

해당 대화록을 통해 어도어에 겨우 20%의 지분을 가진 민 대표가 어떻게 회사를 집어삼킬지에 대한 계획의 윤곽이 드러났다.

하이브는 "어도어 대표이사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며 중간 조사 결과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공개했다.

공개된 대화록에 따르면 A씨는 민 대표에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 행사 엑시트(Exit) 캐쉬아웃(cash out) △어도어는 빈 껍데기 됨·권리침해소송 진행 △재무적 투자자를 구함(민대표님+하이브에서 어도어 사오는 플랜) △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 △적당한 가격에 매각 △민 대표님은 어도어 대표이사+캐시 아웃(Cash Out)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 취득 등의 내용이 들어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민 대표는 '대박'이라고 답했다.

어도어 부대표 A씨가 지난 4일 경영진 3인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보낸 메시지. 민희진 대표이사가 '대박'이라고 답했다(하이브 제공) /뉴스1

◇민희진, 11억원으로 3600억원 예상 어도어 지분 매입…풋옵션도 받아

앞서 하이브는 지난 2021년 11월 쏘스뮤직에서 어도어를 물적분할하면서 154억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지분 100%를 확보했다.

이후 민 대표에 지난해 1분기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어도어 지분 18%(57만 3160주)를 겨우 11억 원에 매입해 2대 주주가 됐다. 나머지 지분 2%(7만 840주)도 어도어 경영진이 보유 중이다.

하나투자증권은 지난 16일 어도어 레이블의 2025~2026년 기준 기업 가치는 2조 원으로 예상했다. 민 대표의 지분 가치만 3600억 원에 달하는 셈이다.

또 하이브는 민 대표에게 풋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도 함께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풋옵션 규모는 1000억 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민 대표 및 측근들은 이 풋옵션을 이용하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하이브에서 풋옵션까지 민 대표에게 부여한 건 뉴진스가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민 대표가 이익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해준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일은 하이브가 뒤통수를 강하게 맞은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4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본사 앞에 뉴진스의 일부 팬들이 보낸 시위 트럭이 세워져 있다. 2024.4.2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뉴진스 계약해지→풋옵션 행사→재무적 투자자와 회사 재매입·재계약 계획

어도어와 뉴진스와의 전속계약을 중도해지해 어도어를 '빈껍데기'로 만들고, 회사가치가 굴러떨어졌을 때 민 대표가 풋옵션을 행사하고 하이브에서 '엑시트'하는 방안을 계획한 셈이다.

이는 뉴진스의 전속계약권은 80%의 지분을 보유한 기획사인 하이브에 귀속되어 있으나, 전속계약 자체는 어도어와 체결된 상태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로 뉴진스와의 계약을 독단적으로 해지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이 명확해, 실제로 시행했을 경우 법적 책임이 뒤따를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민 대표는 풋옵션을 행사해 손에 쥔 돈과 함께 재무적 투자자를 구해 하이브의 어도어 매각을 유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민 대표는 매각된 어도어로 복귀해 대표 자리에 올라 뉴진스와 전속 계약을 새로 체결해 하이브로부터 '독립'하는 시나리오를 세운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한 배임 의혹에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4.4.25/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하이브 "민희진, 전속 계약 중도해지 논의…무속인과 회사 가져오기 상의도"

실제로 하이브 측은 이날 입장 발표에서 "아티스트(뉴진스)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면서 "또한 '글로벌 자금을 당겨와서 하이브랑 딜하자', '하이브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크리티컬하게 어필하라', '하이브를 괴롭힐 방법을 생각하라'는 대화도 오갔다"고 밝혔다.

또 민 대표가 인사, 채용 등 주요한 회사 경영 사항을 상당 부분 여성 무속인과 상의한 뒤 이행해왔다는 점도 공개했다.

하이브가 포렌식을 통해 확보한 대화록에 따르면 무속인 B씨는 지난 2021년 대화에서 민 대표에게 "앞으로 딱 3년간 언냐(언니)를 돕겠다"며 "딱 3년 만에 (민 대표가 설립할 신규 레이블을) 기업합병 되듯 가져오는 거야, 딱 3년 안에 모든 것을 해낼 것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 대표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안, 스톡옵션, 신규레이블 설립 방안 등을 무속인에게 검토받고, 자신이 보유한 하이브 주식의 매도 시점도 무속인과 논의했다.

한편 민 대표는 핵심 정보 유출, 부적절 외부 컨설팅 의혹, 아티스트 개인정보 유출, 인사 채용 비위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감사 질의서'에 대해 답변했다. 그러나 하이브가 답변 내용을 외부에 공개할 시 법률적 조치로 강력히 대응한다고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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