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34호 국산신약 `펙수클루` 자식같은 존재… 해외서 더 많이 팔겠다"

강민성 2024. 4. 2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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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재훈 대웅제약 소화기사업팀 팀장
펙수클루, 1분기 처방액 170억… 종근당 공조에 기대감
24개국 진출… 연내 멕시코·에콰도르·칠레 등 출시 준비
올 매출 1000억 달성 예측… 더 큰 목표 내부적으로 수립
진재훈 대웅제약 소화기사업팀 팀장이 펙수클루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진재훈 대웅제약 소화기사업팀 팀장이 펙수클루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펙수클루'는 처음 나올 때부터 함께 해오다 보니 마치 자식 같은 존재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아직 유치원도 못 들어갔다고 생각되는 펙수클루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해서 한국을 대표하는 의약품이 되도록 더 공들여 키워 가겠습니다."

34호 국산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의 탄생 당시부터 마케팅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진재훈(41·사진) 대웅제약 소화기사업팀 팀장은 이같이 말했다.

2008년부터 대웅제약에 몸담고 있는 진 팀장은 2019년 7월까지 병원 영역에 대한 MR(영업사원)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만큼 영업부를 비롯해 유관부서들과 소통하며 마케팅 오케스트레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2019년부터 마케팅 조직에 몸담고 라니티닌 성분의 위장약인 알비스, 항궤양제 액시드 등의 소화기 전문의약품 제품들을 주로 담당한 진 팀장은 대웅제약 내에서 소화기 의약품 마케팅 달인으로 통한다. 2022년 7월 3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가 출시되며 제품을 알리고 판매망을 키우는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펙수클루는 HK이노엔의 '케이캡'과 경쟁하는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기존에 주로 쓰인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 제제의 단점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안정적으로 위산 분비를 억제해 기존 약물보다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이 빠르고, 식전 식후에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시장 1위는 HK이노엔의 케이캡으로, 2019년 출시 후 5500억원이 넘는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펙수클루는 이를 따라가는 입장으로, 올해 1분기 처방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7% 성장한 170억원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지난 3월 기준 누적 처방액은 833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HK이노엔과 케이캡 판매에 손잡았던 종근당이 대웅제약과 계약을 맺으면서 펙수클루는 성장의 모멘텀을 확보했다.

진 팀장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의 패러다임이 P-CAB 계열 중심으로 바뀌면서 실적이 꾸준히 우상향 중"이라며 "대부분의 대학병원에서 약사위원회를 통과해 도입이 되었고, 해외 진출도 속도를 높이며, 도입기를 지나 성장의 길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종근당과 손잡은 대웅제약은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국내 시장 1위에 오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진 팀장은 펙수클루의 장점에 대해 "반감기(체내에서 성질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가 9시간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중 가장 길고, 약효가 오래 지속돼 야간 속쓰림 증상이 적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약값도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는 "매월 50억원 넘는 처방이 이뤄지고 매월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50% 이상 처방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흐름을 봤을 때 올해 매출 1000억원 달성도 예측되고, 1000억 달성 이후 지향할 더 큰 목표를 내부적으로 수립했다고 귀띔했다.

특히 지난해까지 주요 대학병원에서 도입이 마무리된 만큼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달부터는 종근당과의 공동판매가 시작되는 만큼 본격적인 시너지가 예상된다. 종근당은 펙수클루보다 먼저 나온 P-CAB 계열 신약인 HK이노엔의 '케이캡'을 연매출 1000억원대 블록버스터로 함께 만든 주역이다. 진 팀장은 "종근당은 P-CAB 제품을 마케팅하고 성장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시장과 제품 이해도가 높다"며 "영업 판매망이 강하고, 마케팅과 영업 노하우가 쌓인 만큼 펙수클루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위염 적응증 급여 확대 등을 통해 2030년 매출액 3000억원을 달성해 국내 위장약 시장 1위로 올라서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선 현재 시장 1위인 케이캡을 따라잡는 게 관건이다. 그러나 진 팀장은 케이캡에 대해 경쟁자가 아니라 위식도역류질환의 시장 패러다임을 P-CAB으로 바꾸는 동반자로 보고 있다. 그는 "케이캡과 37호 국산신약인 제일약품의 신약 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정'까지 출시를 앞두고 있어 3개 제품이 경쟁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위식도역류질환 등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2세대 치료제 PPI(프로톤 펌프 저해제)를 어떻게 하면 P-CAB 약물로 대체하며 성장할 수 있을지 힘을 합치는 동맹관계"라고 설명했다.

진 팀장은 "위장약 시장에서 P-CAB이 대세로 떠오른 상황에서 펙수클루는 올 하반기 위염 적응증 급여 확대와 해외 진출 가속화에 힘입어 더 탄탄한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펙수클루는 지금까지 글로벌 24개국에 진출해 있다. 연내에는 멕시코, 에콰도르, 칠레까지 품목허가를 얻어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진 팀장은 "펙수클루를 성장시키기 위해 영업본부와 다양한 유관부서의 수많은 직원들이 힘을 합쳐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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