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최대폭 오른 1분기 GDP… “올해 2%대 중반 성장 가능할수도”

최온정 기자 2024. 4. 2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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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질 GDP, 전기비 1.3%·전년비 3.4% 상승
내수 0.7%p·순수출 0.6%p 기여… “회복세 본격화”
정부 “2분기 0%, 3 ·4분기 0.5% 달성시 年 2.6% 성장”
한은 “경기 개선 흐름 지속될 것… 부동산PF 등은 변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고 1%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4분기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그간 부진했던 민간소비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체 성장률을 견인했다.

한국은행과 정부는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성장률이 2%대 중반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소비가 바닥을 지나 회복세로 접어들었으며, 최근 가파르게 올랐던 환율과 국제유가도 안정을 되찾아 향후 경제 여건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 1분기 GDP, 전기비 1.3% 성장… 2021년 4분기 이후 최대폭 상승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국민소득(속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1.3% 성장했다. 2021년 4분기 GDP가 전기비 1.4% 성장한 이후 2년 3개월만에 최고치다. 전년동기비 성장률은 3.4%로, 이 또한 2021년 4분기(4.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1분기 GDP의 ‘깜짝’ 성장에는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1분기 정부소비는 0.7%, 민간소비는 0.8% 증가했다. 전분기에는 각각 0.5%, 0.2% 늘었는데, 한 분기 만에 증가폭이 대폭 확대됐다. 정부소비와 민간소비는 작년 3분기(정부소비 0.2%·민간소비 0.3%)부터 나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순수출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1분기 수출은 전자통신(IT) 품목을 중심으로 0.9% 증가했으며, 수입은 전기장비를 중심으로 0.7% 감소했다. 다만 전 분기(수출 3.5%, 수입 1.4% 증가)와 비교하면 수출 증가 폭은 작아졌고, 수입은 감소로 전환됐다.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수입이 줄어들면서 순수출 증가세가 유지됐다.

작년 4분기 4.5% 감소했던 건설투자도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면서 2.7% 증가했다. 작년 4분기에 큰 폭으로 감소했던 기저효과로 인해 건설투자가 증가세를 보였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줄어들면서 0.8% 감소했다. 전 분기 0.7% 줄었던 지식재산생산물 투자는 1.9% 늘었다.

소비가 성장하면서 경제 성장률에 대한 내수의 기여도도 커졌다. 1분기 성장률 1.3% 중 내수는 0.7%포인트(p)를 차지했다. 순수출 기여도(0.6%p)를 뛰어넘은 것이다. 작년 4분기에는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0.4%p를 기록했는데, 한 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은 1.3%p, 정부는 0.0%p를 기여했다. 작년 4분기(민간 0.2%p·정부 0.4%p 기여)보다 민간의 기여도가 높아졌다.

◇ ‘2% 후반 성장’ 청신호 켜졌다… 정부 “경제 회복세 본격화”

1분기 GDP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한은이 다음 달 발표하는 수정경제 전망에서도 연간 GDP 성장률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은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을 2.1%로 제시하면서, 상·하반기 성장률이 각각 2.2%, 2.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1분기 GDP가 전년 동기 대비 3% 넘게 성장하면서 상반기 성장률 전망을 뛰어넘었다. 2분기에도 성장률이 높은 수준을 기록한다면 전망 조정이 불가피하다.

정부도 성장률 전망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2024년 1분기 GDP 평가 및 특징’ 관련 브리핑을 열고,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정부가 전망했던 연간 2%대 초반에서 2% 초·중반대로 올라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는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올해 2분기 0%, 3·4분기 성장률이 잠재수준인 0.5%를 각각 기록할 경우 올해 성장률이 2.6%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인대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우리 경제가 2022년 4분기~2023년 1분기에 (바닥을 다지는) 과도기였는데, 이후 지난해 2·3·4분기 각각 0.6% 성장률을 기록한 것만으로는 본격적인 회복이라고 보긴 어려웠다”면서 “이번 1분기 성적을 확인하는 순간 ‘회복세 본격화’를 확인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민간에서도 올해 성장률이 상향조정될 수 있으리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1분기 GDP가 발표된 후 보고서를 내고 “2022년 하반기 이후 0.6%를 넘지 못했던 분기 성장률이 1% 이상 반등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2.1%에서 2%중반 내외까지도 상향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승철(왼쪽 두번째) 한국은행 경제통제국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관련해 세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부동산PF·수출 증가세 둔화는 변수… “개선 흐름은 지속될 듯”

그러나 2%대 중반 성장률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내수를 구성하는 축 중 하나인 소비는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모습이지만, 또 다른 축인 건설투자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해 부진한 흐름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미 상당히 증가한 수출도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 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1% 증가한 56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좋은 실적이었다. 그러나 증가율은 한 달 전(4.8%)보다 작아졌다. 최근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자동차 수출 증가율이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고, 작년 하반기 대폭 증가한 반도체 수출도 기저효과로 인해 증가율이 작아지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불확실했던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안정세로 접어든 점은 희소식이다. 이달 초 이스라엘-이란 분쟁이 격화되면서 환율은 1400원, 유가(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 수준까지 치솟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중동 긴장이 소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환율은 1370원대로 낮아졌고, 유가도 88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성장 경로가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수정될지는 현재로서는 예단하기가 힘들다”면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최근에 불확실한 요인으로 봤던 환율이나 금리 등 여건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어 하반기에도 개선 흐름은 일단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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