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외국어의 수난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프랑스어는 오랫동안 국제 공용어였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에 열린 모든 국제회의, 그리고 그때까지 생겨난 국제기구 거의 대부분은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채택했다.
과거 한국에서 프랑스어와 독일어는 비록 영어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제2외국어로서 나름 인기를 누린 게 사실이다.
제2외국어로 일본어나 중국어를 배우려는 이는 있어도 프랑스어와 독일어 비중은 꾸준히 감소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거 프랑스어와 독일어의 영광이 어땠는지와 무관하게 지금은 영어의 시대다. 2019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결정으로 EU 27개 회원국 중에는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나라가 단 하나도 없게 되었다. 과거 영국 지배를 받은 아일랜드와 몰타는 지금도 영어가 광범위하게 쓰이지만 정작 EU에는 자국 고유어를 공용어로 등록해놓았다. 브렉시트 직후 ‘EU에 영어를 주로 사용하는 국가가 없다’는 점을 들어 영어 대신 프랑스어나 독일어가 새 공용어가 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EU 사무국은 부정적 반응을 내보였다. 룩셈부르크 총리를 지낸 장 클로드 융커 당시 EU 집행위원장은 “영어는 EU의 일상적인 실무 언어가 됐다”며 “브렉시트가 그걸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덕성여대가 2025학년도부터 불어불문학과와 독어독문학과에 신입생을 배정하지 않기로 했다. 두 학과의 폐지 수순에 돌입한 것이다. 과거 한국에서 프랑스어와 독일어는 비록 영어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제2외국어로서 나름 인기를 누린 게 사실이다. 그러나 2차대전 후 일본이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1990년대부터는 중국의 성장이 두드러지며 사정이 달라졌다. 제2외국어로 일본어나 중국어를 배우려는 이는 있어도 프랑스어와 독일어 비중은 꾸준히 감소했다. 일각에선 “영어만 잘해도 프랑스어권 및 독일어권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까지 한다. 1990년대 초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말이 유행했다. 이제 세상은 넓어도 배워야 할 외국어는 극소수, 그중에서도 영어뿐인 시대가 도래한 모양이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영재, 입장 삭제 ‘줄행랑’…“처형에 몹쓸짓, 부부끼리도 안 될 수준”
- "결혼식 장소가 호텔?… 축의금만 보내요"
- 박명수 “주는대로 받아! 빨리 꺼져”…치킨집 알바생 대학 가라고 밀어준 사연 감동
- 아이 보는데 내연남과 성관계한 母 ‘징역 8년’…같은 혐의 계부 ‘무죄’ 왜?
- “엄마 나 살고 싶어”…‘말없는 112신고’ 360여회, 알고보니
- 반지하서 샤워하던 여성, 창문 보고 화들짝…“3번이나 훔쳐봤다”
- "발가락 휜 여자, 매력 떨어져“ 40대男…서장훈 “누굴 깔 만한 외모는 아냐” 지적
- 여친 성폭행 막던 남친 ‘11살 지능’ 영구장애…가해男 “징역 50년 과해”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