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은 이미 최정의 후계자가 될 준비를 마쳤다, 2009 MVP까지도 소환 [MK초점]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4. 4. 2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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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장사’ 최정(37, SSG)이 개인 통산 468호 홈런으로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썼다. 그리고 그 홈런볼을 잡은 KIA 타이거즈 팬 강성구 씨는 김도영(20)이 잘 성장해 최정과 같이 홈런을 많이 때리는 선수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런데 올해 모습만 보면 이미 김도영은 리그 최고의 거포 3루수가 될 채비를 모두 마친 것 같다. 돋보였던 2년 차 시즌을 지나 3번째 시즌인 올해 최정의 뒤를 바짝 쫓는 경쟁자로, 리그 타자 가운데서도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대로면 후계자가 될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봐도 결코 과언은 아닐 정도다. 나아가 KIA 레전드 타자가 떠오르는 올 시즌 김도영의 시즌 초반 모습이다. 2009년 KIA의 통합우승을 이끌고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한 김상현(44)의 그때 당시 성적이 연상될 정도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이제 만 나이 20세 타자가 시즌 초반 이토록 빛났던 시기를 떠올려 보면 좀처럼 비교 대상을 찾기 쉽지 않다.

바로 KBO리그 각종 지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도영의 이야기다. 김도영은 25일 경기 전 현재 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0/35안타/24득점/9홈런/22타점/11도루/69 총루타/출루율 0.381/장타율 0.651/OPS(출루율+장타율) 1.032의 눈부신 성적을 기록 중이다.

김도영이 기록 중인 9홈런은 리그 1위 한유섬(SSG, 11개)과 2개 차 공동 3위 기록이고, 22타점은 최정(SSG)과 같은 리그 공동 4위다. 타자 누적 지표의 꽃이라고 부를 수 있는 OPS는 1.032로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거기다 리그 공동 5위에 해당하는 35안타를 기록, 리그 2위 24득점을 올렸다. 팔방미인급 활약이다.

KIA가 중심 타자 나성범이 장기 부상으로 아직 1군 출전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막강 타선을 뽐내며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은 3년차 시즌에 훌쩍 타선의 리더로 성장한 김도영 활약의 기여도가 매우 크다. 김도영은 타격 생산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wRC(스탯티즈 기준) 또한 25.1로 리그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특히 기사 서두에 언급했듯이 김도영은 올해 최정의 바로 뒤를 바짝 쫓는 리그 최고의 슬러거 가운데 한 명이 됐다. 장타율은 0.651로 리그 1위 최정(0.714)에 이은 2위에 해당한다. 좌측 홈런 3방, 좌중간 홈런 4방, 센터 방면 홈런 2방 등 가운데를 기준으로 좌측부터 가운데까지 많은 홈런 분포를 보여주고 있는 것도 최정(L 6개, LC 2개, C 2개)과 같은 거포 슬러거와 유사한 모습이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또한 김도영은 ‘호타’에 더해 ‘준족’이라는 장점도 있다. 올 시즌 11차례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키며 벌써 두 자릿수 도루를 넘어섰다. 리그 공동 3위 기록. 빠른 발을 바탕으로 2루타 3방, 3루타 2방도 기록하면서 총루타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김도영은 큰 타구를 날릴 경우 발로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슬러거로서 흔치 않은 장점도 갖고 있다.

거기다 더해 김도영은 2024년 4월 리그 최초의 월간 10홈런-10도루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는 것은 물론, 에릭 테임즈(전 NC)가 갖고 있는 아시아 유일 40홈런-40도루가 충분히 가능한 페이스(26경기 9홈런-11도루)를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초반 KBO리그는 완연한 타고투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김도영이 계속 4월의 페이스를 이어갈 수 있을 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김도영. 사진=김영구 기자
그런 점을 감안해도 특히 만 20세 이하 타자가 이렇듯 시즌 초반부터 리그 홈런 레이스를 주도한 것은 1997년 고졸 3년차 시즌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 정도가 몇 안되는 사례다.

이승엽은 당시 126경기서 타율 0.329/32홈런/114타점을 기록하며 홈런, 타점, 최다안타 부문에서 모두 1위(타율은 2위)에 올랐다. 바로 우리가 기억하는 라이언킹의 전설이 탄생한 시즌이다.

신인부터 시작해 KBO리그에서 가장 정교한 타자로 거듭난 이후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이정후도 홈런 부문 5위 이내로 올라서기까진 6시즌(2022년)이 걸렸다.

실업선수들이 활약했던 KBO리그 초창기나 대졸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던 1990년대와 2000년대 등에도 젊은 슬러거들이 있었다. 하지만 만 20세, 21세 이하의 나이에 이런 임팩트를 보여준 사례를 찾기는 결코 쉽지 않다.

김도영.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입단 당시부터 최고의 슬러거 재능으로 꼽힌 노시환(한화)도 지난해 홈런왕에 오르기까지 5시즌이 걸렸고, 고교시절 100년의 재능으로 불렸던 강백호(KT)는 아직 홈런 TOP10에 한 차례도 든 적이 없다. 그만큼 어린 재능이 KBO리그에 입단한 이후 빠른 시일내에 리그를 대표하는 슬러거 경쟁을 펼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런데 나아가 현재 김도영의 페이스대로라면 소환되는 KIA 출신 타자 1명의 기록이 있다. 바로 2009년 김상현이다. 해태 2차 6라운드 42순위를 받고 LG를 거쳐 KIA로 돌아온 김상현은 2009년 121경기서 타율 0.315/36홈런/127타점을 기록하며 홈런-타점왕에 올랐다. 또한 해당 시즌 맹활약으로 KIA의 통합우승을 견인했고, 2009년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다.

김상현의 활약은 이후 꾸준하게 이어지진 못했지만 현재 김도영의 페이스가 마치 2009년 그의 성적을 연상케 하는 수준이다. 만약 지금 흐름을 계속 이어갈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김상현. 사진=MK스포츠 DB
KIA에는 역대 좋은 타자와 슬러거들이 많았다. 최형우와 나성범도 KIA 유니폼을 입은 이후 당대 팀을 대표하는 중심타자로 맹활약했고, 지금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우타거포로 한정한다면 사실 이범호 현 KIA 감독 이후로 그 대가 끊긴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김도영이 올 시즌 자신의 가장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을 최정과 함께 시즌 초반 눈부신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타이거즈 레전드 타자들을 줄줄이 소환하고 있다.

김도영은 이미 최정의 후계자가 될 준비를 마친 것은 물론, KIA의 연고지 광주에서 자란 로컬보이가 KBO리그에서도 가장 무서운 타자가 될 채비를 마친 것 같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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