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부 싫다더라” “당과 반대로 하니 당선”…뼈아픈 與 ‘셀프 디스’

구민주 기자 2024. 4. 2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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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총선 분석 토론회…참패 보름만
김종혁 “이‧조보다 尹 부부 싫다는 정서 많아…경제 추락에도 딴 얘기”
김재섭 “당에서 내려온 현수막 한 번도 안 걸어”…수도권 민심 괴리 지적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25일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에서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을 주제로 여의도연구원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4‧10 총선 참패 보름 만인 25일 패인을 분석하기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22대 총선에 출마했던 일부 후보들이 자리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과 당을 향해 가감 없는 쓴 소리를 쏟아내면서 토론회는 내내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경기 고양병에서 낙선한 김종혁 조직부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 참석해 "'조직이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속설을 절감했다"며 "바람과 심판론이 휩쓴 선거였다"고 이번 총선을 총평했다.

그는 "사람의 마음을 좌우하는 건 콘텐츠나 정책이 아닌 스타일과 태도"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보다 윤 대통령 부부가 싫다는 정서가 굉장히 많았다. 이를 뼈저리게 느꼈다"고 털어놨다. 정권 심판론에 맞서 당이 내세웠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 전략은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분석이다.

또 김 부총장은 윤 대통령의 이미지가 고착화돼버린 점도 패인으로 지적했다. 그는 "왜 걸핏하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표현이 언론에 나오나"라며 "대통령이 격노한다고 하면 그걸 보는 국민들은 좋겠나. 그리고 격노해야 할 사람이 대통령인가. 국민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우리 당의 얼굴인데, 실추된 이미지를 개선하지 못하면 앞으로 있을 선거도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부총장은 "경제가 힘들다고 국민들은 아우성인데, 용산 대통령실 경제수석이나 관료들은 '우리 정부가 잘못한 게 아니다', '수출은 잘 되고 있다'라고만 했다. 사과·대파·양파값이 올라 국민들이 어렵게 돼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제 추락에도 (윤석열 정부) 사람들은 딴 얘기만 하고 있었다"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집권당과 정부에 국민들은 절망했고, 그게 총선 참패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텃밭이던 서울 도봉갑에서 극적 승리를 이룬 김재섭 당선인도 자리에 참석해 "강북에서 어떻게 당선됐냐고 하는데, 솔직히 우리 당이 하는 것과 반대로 했다"고 밝혔다. 당의 전반적인 인식과 수도권 민심 간의 괴리를 직격한 것이다.

그는 "이‧조심판 얘기는 입 밖으로도 꺼내지 않았고, 당에서 내려온 현수막은 단언컨대 4년간 한 번도 걸지 않았다"면서 "부끄럽지만 당에서도 알아주셔야 한다. 당에서 (현수막을) 걸어야 공천 받는다고 하던데 공천 받아도 떨어질 것 같아서 못 걸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민심과 전혀 다른 얘기들이 중앙당에서 계속 내려오는 상황에서, 후보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이라는 게 너무 협소해진다"며 "수도권 중심으로 당이 개편되고 수도권에서 낙선한 분들의 목소리가 절대적으로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당을 향해 "21대 총선에서 100석 남짓 표를 받았을 때 당이 무너지는 것처럼 대성통곡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도 거의 다르지 않은 결과를 받았는데 안일하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2년 후) '지방선거를 잘 치르면 되지 않을까' 하며 희망 회로가 돌아간다는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당직자 출신의 서지영 부산 동래 당선인도 "보수 정치세력에 대한 경고를 넘어 기대가 없다는 걸 표현한 선거"라며 "실력이 없어 보이는 정당에 젊은 층이 표를 줄 수 있겠느냐. 처절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지적한 내용 하나하나가 우리 당을 앞으로 혁신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만드는 데 좋은 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토론회에는 윤재옥 대행을 비롯해,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행 등 지도부와 조정훈 국민의힘 총선 백서 태스크포스(TF) 위원장 등도 자리했다. 그 밖에 현역 의원과 당선인 등 14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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