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남양주시, ‘일상 속 기부문화’ 조성 앞장 [인사이드 경기]

유창재 기자 2024. 4. 2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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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를 바라지 않고 내놓는 행위를 ‘기부’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주로 연말에 활성화된다. 구세군의 종소리, TV에서 나오는 기부자 명단이 특히 그렇다. 연간 모금액의 70%가 연말연시에 집중될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기부는 한 해를 마무리할 때만 이뤄지는 관행과도 같다.

이런 가운데 남양주시는 ‘상상 더 이상의 복지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일상 속 기부문화 조성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있다. 시민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방식으로 언제든 기부할 수 있도록 ‘나눔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남양주시청 1청사 로비에 설치된 기부 키오스크 및 기부의 창. 남양주시 제공

■ 전국 최초 ‘디지털 기부자 명예의 전당’ 설치…타 지자체 벤치마킹 잇따라

시는 지난해 6월 시청 1청사 로비에 전국 최초로 ‘디지털 기부자 명예의 전당’을 설치했다. 디지털 명예의 전당은 가로 11m, 세로 3m 규모의 대형 전광판 형태의 벽으로 구성됐다. 이 벽은 기부자들의 헌액판과 사진, 기부 철학, 기부 내역, 포토존 등 다양한 기능을 담고 있다.

디지털 기부자 명예의 전당은 키오스크를 활용, 복잡한 절차 없이 손쉽게 1천원부터 원하는 금액을 카드나 모바일 페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부할 수 있다.

기부 후에는 금액에 상관없이 기부한 본인의 이름을 직접 등록하고, 즉석에서 인증 사진을 찍어 키오스크 옆 커다란 LED 화면에서 이름과 찍은 사진을 확인하는 재미 요소도 더했다.

이달까지 시민 735명이 기부에 참여해 사진으로 기록을 남겼으며, 시청 직원 중에는 88회나 기부를 실천한 기부자도 있다.

디지털 기부자 명예의 전당은 남양주 시민은 물론 타 지자체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후 서울특별시 노원구·광진구, 광주광역시 서구청,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경기도 용인특례시·안산시, 충북 괴산군 등 전국 지자체에서 벤치마킹 요청이 쇄도했다. 이 중 안산시는 지난해 12월 기부 키오스크를, 원주시는 지난 2월 기부자 명예의 전당을 제막했다.

지난 2월 벤치마킹을 다녀간 광주광역시 서구청은 남양주시 기부자 명예의 전당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설치 예정이다.

행정안전부 자치분권국, 대전광역시 복지국, 세종특별시 자치행정국, 경기도 양주시는 온라인으로 남양주시 기부자 명예의 전당 우수시책 자료 공유를 요청하는 등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문의가 쇄도했다.

지난해 8월 주광덕 남양주시장(가운데)이 ‘삼삼오오 기부릴레이’ 두 번째 주자로 참여한 남양주시새마을회 회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양주시 제공

■ “소중한 날, 의미 있게 기념하자”…특별한 기부(+) 캠페인 추진

시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의 특별하고 소중한 날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기념하는 ‘특별한 기부(+)’ 캠페인을 추진한다.

‘특별한 기부(+)’는 남양주시, 남양주시복지재단, 남양주시 사회복지관 희망케어센터 등 민관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태어난 김~~에 기부하기 ‘생애 첫 기부’ ▲첫돌, 생일, 고희연 등 가족의 ‘특별한 Day애(愛) 기부’ ▲전지적 착한 가정 시점 ‘전·착·시’ ▲우리가 함께 좋은 일을 시작한 날 ‘기부1004 프로젝트’ 등이다.

‘태어난 김~~에 기부하기’는 자녀의 출생을 축하하며 자녀의 이름으로 생애 첫 기부를 통해 의미를 더(+)하는 기부 프로그램이다. 백일, 첫돌, 결혼, 생일, 입학, 졸업, 고희연 등 가족에게 특별하고 소중한 날을 기념하는 기부 프로그램으로는 ‘특별한 Day애(愛) 기부’가 있다.

시는 소액기부 활성화를 위해 ‘기부1004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1천4명의 소액·정기기부자들을 발굴, 나눔 문화를 활성화하는 후원 프로그램으로 월 1만원 이상 후원 약정한 기부자에게 기부1004 번호, 이름 각인 키링, 에코백, 감사 카드 등 웰컴키트를 제공하며, 찾아가는 포토존 서비스 또한 운영하고 있다.

시는 ‘특별한 기부(+)’ 사업 추진에 앞서 시민과 함께,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기부자 명예의 전당 포토존의 인증샷 기능을 개선 중이다.

기능 개선에 따라 외부에서 찍은 사진을 기부자 명예의 전당 인증샷 ‘특별한 기부(+)’에 전송하고, 키오스크 간편 기부 후 인증 사진을 기부증서 형태로 개인 휴대폰으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오늘부터 나눔시장' 프로그램에 참여한 호평동 시립하임어린이집 원생 및 교사 30여명이 나눔 교육 및 기부 체험을 실시했다. 남양주시 제공

■ 발걸음 기부, 커뮤니티서 복지 공유까지…디지털 나눔문화 확산

지난해 시는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과 시민이 걷기 운동을 통해 기부할 수 있는 스마트 앱 도입을 위한 ‘시민 발걸음 기부, 상상 더 이상의 가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시민 누구나 스마트폰 걷기 앱을 활용해 운동하며 기부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1천 걸음당 10원이 기부금으로 전환, 원하는 읍면동 취약계층에게 기부할 수 있다.

현재 시민 5천20명의 걸음이 328만원의 기부금으로 전환돼 관내 취약계층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는 지난 3월 시민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남양주의 복지와 나눔에 대한 정보를 공유 및 소통하고자 지역 생활 커뮤니티 ‘당근’ 앱에 공공프로필 계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공공프로필이란 ‘당근’에서 지역성을 가진 공공기관이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계정으로, 시민들은 ‘동네생활’의 공공소식과 ‘내근처’의 우리동네 공공기관 소식에서 ‘남양주시 복지’ 소식을 확인할 수 있다.

시는 향후 다양한 복지 소식과 함께 각종 동호회와 연계해 봉사, 재능기부 등 지역별 맞춤형 복지정보를 전달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남양주시는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과 지역사회 내 나눔문화 활성화를 위해 ‘시민 발걸음 기부, 상상 더 이상의 가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남양주시 제공

■ 남양주 ‘명물’ 기부 키오스크 확대 설치로 시민 접근성↑…다양한 활용까지

최근 기부 트렌드에 발맞춰 시는 기부 키오스크를 활용, 투명하고 간편하게 디지털 기부문화를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먼저 시는 지난 22일 읍면동 최초로 와부조안행정복지센터 1층 로비에 기부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기존의 키오스크에서 ▲기부증서 휴대폰 전송 ▲기부 릴레이 친구 추천 ▲기부금액의 자유로운 선택 ▲인증샷 꾸미기 등으로 개선, 키오스크의 기능을 한층 더 강화했다.

아울러 기부 키오스크의 시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5월에는 다산동 현대아웃렛에, 하반기에는 관내 지하철, 도서관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기부자 명예의 전당을 ‘삼삼오오 기부 릴레이’, 어린이 나눔교육 ‘오늘부터 나눔시장’, 시정 홍보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삼삼오오 기부릴레이’는 시청 각 부서 또는 관내 지역사회단체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매월 3일과 13일에 5천원을 기부해 행복한 오늘을 만들자”라는 기부 캠페인이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 초까지 총 28개 단체 517명이 약 810만원을 기부했다.

‘오늘부터 나눔시장’은 관내 어린이집 및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 나눔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어린이집과 유치원 15개소에서 552명이 참여해 약 570만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시는 올해 초·중·고등학교까지 방문교육을 확대해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할 계획이다.

기부자 명예의 전당을 설치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10개월간 기부 키오스크 인증샷, 삼삼오오 기부릴레이, 오늘부터 나눔시장 등을 통해 총 1천804명의 시민이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광덕 남양주시장이 청사 1층에 설치된 기부키오스크를 활용해 간편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남양주시 제공

■ 주광덕 시장 “행복하고 따뜻한 복지도시 남양주 구현 위해 온 힘”

“모든 시작은 위대합니다.”

주광덕 시장은 정약용 선생의 말씀을 강조하며 “어려운 시기에도 상대방의 처지에 공감하고 온정을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진정한 나눔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주 시장은 “힘든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어린이, 청소년, 청년들에게 희망의 사다리가 될 수 있도록 일상 속 기부문화가 정착되길 희망한다”며 “시에서도 지역사회 내 기부문화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 시장은 “시민이 일상생활 속 걷기로 나눔을 할 수 있는 기부문화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됐다”며 “작지만 소중한 나눔의 손길이 ‘상상더이상’의 나눔으로 확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cjyoo@kyeonggi.com
이대현 기자 li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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