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당·사포당·영남 자민련…쓴소리 쏟아진 국힘 총선 토론회

박기호 기자 노선웅 기자 2024. 4. 25. 12:3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이미지 개선 노력해야 했는데 2년간 망했다"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총선 참패 토론회 개최
박명호 동국대 교수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틀'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4.2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노선웅 기자 = 국민의힘이 25일 22대 총선 참패 이후 처음으로 개최한 당 차원의 토론회에선 경기도를 포기한 정당(경포당), 40대를 포기한 정당(사포당), 영남 자민련 등 쓴소리가 거침없이 터져 나왔다. 지난 대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이미지가 추락했고 개선 노력도 없어서 선거가 힘들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문을 쓰기 위한 자리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경포당이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다"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도 경기도에선 연전연패하고 민주당은 (전·현직 경기지사인)이재명 대표와 김동연 지사는 대선 후보로 물망에 오르는데 국민의힘은 난감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60석이 걸린 경기도에서 6석을 얻는 데 그쳤다.

배 소장은 "40대도 포기한 정당"이라며 "직장 갑질, 체불 임금, 김남국 의원의 암호화폐 논란 당시 (40대를) 잡았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경기 고양병에서 낙선한 김종혁 조직부총장은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느낀 것은 조직이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속설"이라며 "바람, 심판론이 휩쓴 선거"라고 말했다. 그는 "고양시에 나선 민주당의 모든 후보들은 정권 심판이 구호였고 아무런 공약이 없었지만 다 (당선이) 됐다"고 전했다.

김 부총장은 경제 문제에 대한 정부·여당의 태도도 문제로 지적했다. 민생경제가 어려운데도 수출이 잘되고 있다는 식으로 대응하거나 용산 대통령실의 경제수석이나 경제 관료가 국민들의 부담이 상당한 사과값, 대파값에 대해 죄송하다고 한 것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PI(President Identity, 최고경영자의 이미지) 역시 잘못됐다고도 했다. 그는 "개선 노력을 많이 해야 했는데 지난 2년간 속된 말로 망했다. 하나도 없다"며 "대통령 부부의 이미지가 완전히 고착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통령실에서 누가 흘리는지 모르겠지만 툭하면 방송에 '대통령 격노'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격노해야 할 것은 국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 이미지가 이렇게 된 것은 2년 내내 누적된 것이 이종섭 논란, 김건희 여사 논란, 황상무 논란, 대파 논란, 의대 정원 논란 등과 결합되면서 터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은 우리의 얼굴인데 이미지 추락이 개선 안 되면 앞으로 선거는 어렵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재명 대표는 재판을 받고 있고 조국 대표의 부인은 구속됐는데 대통령 부부는 무엇이냐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더라"라며 "(투표에서) 내가 응징할래 라는 분위기가 많이 퍼져있었다"고도 했다.

당의 전략 실패라는 비판도 나왔다. 김 부총장은 "서울 편입론, 경기 북도 분도, 특례시 권한 강화는 모두 충돌하는데 당과 대통령실이 조율이 안 된 발표를 해서 유권자들은 진정성이 없다고 받아들이더라"라고 전했다.

김재섭 당선인(서울 도봉갑)은 "선거 중에 여의도연구원에서 단 하나도 (여론조사 등의) 내용을 받지 못했다"고 성토했다. 그는 "책임방기였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또한 "저는 당이 하는 것의 거의 반대로만 했다"며 "이조(이재명·조국)심판 이야기는 입 밖으로도 꺼내지 않았고 당에서 내려온 현수막을 단 한 번도 걸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지영 당선인(부산 동래)은 "비례대표 득표를 위해 이판사판(지역구는 2번 국민의힘, 비례대표는 4번 국민의미래)이라는 구호를 많이 했는데 바로 옆인 연제구에선 민주당 후보가 사퇴해서 (지역구 후보자는) 첫 번째 칸이었는데 중앙당은 이판사판을 지속해서 홍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제구 지지자들은 당의 홍보 카드뉴스가 돌 때마다 울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는 일시적으로 나타난 착시 현상에 불과했기에 보수의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박명호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해 프로야구 우승팀인 LG 트윈스가 5개년 계획을 세워서 우승했는데 국민의힘도 2~3개년 계획이 필요하다"며 "인위적인 처방보다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적한 내용 하나하나가 우리 당을 앞으로 혁신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만드는 데 좋은 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oodda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